[잠실=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부상 악령이 다시 KT 위즈를 덮쳤다.
KT는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더블헤더 2경기를 내리 패했다. 1차전은 12-4로 패했고. 2차전은 8-4로 무릎을 꿇었다.
두산과 주말 삼연전 전까지 5연승을 달리던 KT는 스윕패를 당하며 기세가 한풀 꺾였다.
3연패보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더욱 뼈아팠다. 1차전 선발투수 웨스 벤자민이 2회에 팔꿈치 불편감을 호소하며 자진해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2차전에선 천성호가 수비 도중 왼쪽 발목 염좌 부상을 당하며 교체됐다.
벤자민은 이날 전까지 4연승을 질주하며 KT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었다. 3월에는 평균자책점 16.88로 부진했지만, 4월 들어 5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83으로 팀의 에이스로 맹활약했다.
천성호는 이번 시즌 KT 최고의 히트 상품이다. 지금까지 KT는 박경수의 후계자를 찾으려 부단히 노력했다. 오윤석과 이호연 등이 주전 2루수로 도전장을 냈지만, 박경수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상무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룬 천성호는 지난해 타율 0.350으로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타격왕을 차지하고 팀에 복귀, 주전 2루수 자리를 따냈다.
천성호 최고의 장점은 남다른 컨택 능력이다. 천성호는 개막 이후 7경기에서 타율 0.600의 맹타를 휘둘렀다. 리드오프 자리를 꿰찬 천성호는 4월까지 0.352의 고타율을 유지하며 KT의 득점을 책임졌다.
12일 경기를 앞두고 이강철 감독은 조심스레 6월 반격을 예고한 바 있다. 이강철 감독은 "이번 달은 최대한 버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강철 감독은 "지금 타격은 제가 볼 때도 나쁘지 않다. 항상 기대감이 있다. 2~3점으로 막아주면 승산이 있다"면서 "고영표가 들어오면 원상현과 육청명을 (불펜으로) 돌릴 수 있다. 그리고 또 한 달 있으면 소형준이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전까지만 버티고 있으면 80경기 정도 충분히 남는다. (중상위권과)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으니 아직까지는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투수는 물론 야수들도 속속 합류할 예정이다. 주전 중견수 배정대도 11일부터 퓨처스리그 경기를 뛰고 있다. 대퇴이두근 부상을 당한 김상수도 5월 말 합류 예정이다. 상무에서 병역 의무를 수행 중인 심우준과 권동진도 오는 7월 전역한다.
하지만 투타의 기둥인 벤자민과 천성호가 빠진다면 도루묵이 된다. 그나마 천성호의 부상은 아주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부상 당시 "선수 보호차원에서 교체했다. 현재 아이싱 중이며 상태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벤자민이다. 벤자민이 장기간 이탈한다면 가뜩이나 약해진 KT의 투수진은 더욱 헐거워진다.
이번 시즌에도 KT가 부상 악령에 시달리며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다. 작년 시즌처럼 부상 선수가 모두 복귀하는 하반기 대반격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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