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형' 허웅(부산 KCC)이 '아우' 허훈(수원 KT)을 제압했다.
KCC는 5일 수원 KT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5차전 KT와의 경기에서 88-70으로 승리했다.
두 팀의 맞대결은 KBL 최초의 형제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부터 둘은 불꽃 튀는 신경전을 펼쳤다. 전창진 감독은 "(허웅이) 밥을 사달라고 해서 나와봤더니 허훈과 같이 있더라. 우리 (허)웅이는 불고기를 먹고 허훈은 등심을 먹었다. 착한 웅이는 못된 훈이한테 늘 양보하고…"라며 '착한 허웅'과 '못된 허훈'으로 둘은 언급했다.
이에 허훈은 "모함이다. 내가 등심을 먹은 것과 형이 불고기를 먹은 건 사실"이라면서 "형 허웅은 전창진 감독님과 식사 자리를 빨리 끝내고 싶다며 빨리 먹을 수 있는 불고기를 시킨 것"이라고 해명했다
허웅은 "나는 감독님을 생각해서 등심보다 3배 저렴한 불고기를 먹은 거다. (허)훈이는 감독님이 사주시는 기회가 많이 없다며 이때다 싶어 등심 5인분을 주문하고 많이 먹었다"고 응수했다.
본격적인 경기에서 둘은 양보 없는 맞대결을 펼쳤다. 1차전 3쿼터 후반 허웅은 동생 허훈의 공을 스틸하고 속공 득점을 올리며 KT의 기세를 꺾었다. 얻어낸 자유투까지 성공하며 3점 플레이를 완성한 뒤 허웅은 포효하며 승리를 확신했다.
동생 허훈도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았다. 2차전에서 허훈은 22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달성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다만 허훈의 활약에도 KT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허훈은 3차전 37점 6어시스트, 4차전 3점슛 5방 포함 33점을 올렸지만, 팀은 연달아 패했다. 허훈은 국내 선수 최초로 챔피언결정전 2경기 연속 30점이라는 대기록을 썼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5차전에서도 양 선수는 치열하게 맞붙었다. 형 허웅은 21득점을, 동생 허훈은 29득점을 올렸다. 결국 KCC가 88-70으로 승리하며 허웅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프로의 세계에선 승리가 선이다. 전창진 감독의 말대로 허웅이 챔피언결정전을 승리로 이끌며 '착한'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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