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방신실이 이틀 연속 노보기 플레이를 펼치며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방신실은 26일 경기도 양주의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6554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크리스에프앤씨 제46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3억 원, 우승상금 2억3400만 원)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낚았다.
전날 1라운드에서도 버디만 5개를 잡았던 방신실은 중간합계 12언더파 132타를 기록했다. 오후조 선수들의 경기가 진행 중인 오후 2시 현재, 방신실은 단독 선두에 자리하고 있다. 2위 최민경(11언더파 133타)과는 1타 차.
방신실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정규투어에 출전해 엄청난 장타를 과시하며 골프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고, 마지막 날 주춤했지만 공동 4위의 좋은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KLPGA 챔피언십은 방신실에게 터닝 포인트가 됐다. 기세를 탄 방신실은 지난해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수확했고, 이어 10월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하며 2023시즌 루키 중 유일하게 다승을 달성했다.
방신실은 올해 KLPGA 챔피언십도 새로운 터닝 포인트로 만들 기세다. 이틀 연속 노보기 플레이로 리더보드 최상단의 자신의 이름을 올리며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방신실은 2라운드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오늘도 체력적으로 쉽지 않았는데, 최대한 집중력을 잃지 않고 한 샷, 한 샷 최선을 다해 쳤다"면서 "잘 버틴 것 같아 만족스럽고, 후반에 쇼트 퍼트가 잘 안 떨어져서 그 부분이 아쉽다"고 소감을 전했다.
방신실은 지난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셰브론 챔피언십에 출전한 뒤, 대회 이틀 전인 23일 저녁에서야 한국에 돌아왔다. 강행군을 소화하다 보니 체력 관리, 시차 적응 등에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
방신실은 "(1라운드보다) 오늘이 더 힘들었다. 다리도 떨렸다"면서도 "처음 해보지만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힘들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스코어가) 잘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에) 갔을 때는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다시 한국에 오니까 체력적으로 더 힘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가장 어려운 부분은 집중력 저하다. 방신실은 "(샷의) 거리가 덜 나가는 것은 없고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집중력이 떨어진다. 몸이 힘들다 보니 어지럽기도 하고, 특히 퍼팅 할 때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신실은 마음을 비우는 플레이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 그는 "오히려 좋은 점은 마음을 내려놓고 무아지경으로 치게 된다. 단순하게 치다 보니 (스코어가) 더 잘 나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의 코스도 방신실에게는 힘이 되고 있다. 방신실인 비교적 다른 코스보다 전장이 짧고, 장애물 등 위험 요소도 적어 방신실의 장타가 빛을 발하는 모습이다.
방신실은 "지난해 좋은 기억도 있고, 티샷 미스가 나와도 페어웨이가 좁지 않고 위험요소가 없어서 자신 있게, 편안하게 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파5 홀에서 거의 다 2온 시도를 할 수 있다. 2온 시도를 해도 그린 주변에 장애물이 있으면 불편한데, 여기는 그렇게 큰 위험이 없다"면서 "마음 놓고 칠 수 있어서 장타자에게 유리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승 경쟁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우승 경쟁을 펼친 경험이 있는 방신실은 "챔피언조에서 여러 번 플레이 했지만, 우승 경쟁할 때 욕심이 과도하게 들어가고 경기에 집중이 안 되는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내려놓고 한 샷, 한 샷 하다 보면 결과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방신실은 "아마 3, 4라운드는 더 힘들 것 같다. 컨디션 조절을 잘해서 최대한 버티는 방법 밖에 없다"면서 "지금은 우승 생각보다는 그냥 최선을 다하자라는 생각 밖에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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