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뉴진스 부심'이 쏘아 올린 '민의 난(亂)'이 점입가경 사태를 맞았다.
하이브는 25일 자회사 어도어의 경영권 탈취 시도 여부 감사에 대한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하이브는 어도어 대표이사 주도로 경영권 탈취 계획이 수립됐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 물증도 확보했다. 감사대상자 중 한 명은 조사 과정에서 경영권 탈취 계획, 외부 투자자 접촉 사실이 담긴 정보자산을 증거로 제출하고 이를 위해 하이브 공격용 문건을 작성한 사실을 인정했다.
대면 조사와 제출된 정보자산 속 대화록 등에 따르면 어도어 대표이사는 경영진들에게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이브를 압박할 방법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를 통해 아티스트와의 전속 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방법, 어도어 대표이사와 하이브 간 계약을 무효화하는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 또한 '글로벌 자금을 당겨와서 하이브랑 딜하자', '하이브가 하는 모든 것에 대해 크리티컬 하게 어필하라', '하이브를 괴롭힐 방법을 생각하라'는 대화도 오갔다.
현재 하이브는 해당 자료들을 근거로 관련자들에 대해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25일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 22일 어도어 경영진 민희진 대표와 임원 A 씨 등이 대외비인 계약서를 유출하고, 하이브가 보유하고 있는 어도어 주식을 팔도록 유도했다는 정황을 포착해 내부 감사에 나섰다.
그러나 민희진 대표는 "빌리프랩의 아일릿이 뉴진스를 카피"하면서 갈등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도어가 카피 사태를 포함해 일련의 행태에 관해 공식적인 문제 제기를 하자 시간을 끌더니 갑자기 해임 절차를 밟는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사태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채널A 보도에 따르면 하이브는 감사 과정에서 이른바 '프로젝트 1945'라는 제목의 문건을 확보했다. 이는 어도어 부사장 이메일에서 확보된 내용으로, 고소고발, 민사소송, 여론전 등의 소제목으로 민희진 대표의 계획이 세분화돼 있다. 다만 어도어 측은 "실현 가능성 없는 개인의 낙서 같은 걸 감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 유출된 정보"라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어도어는 지난 24일 하이브가 감사질의서 답변을 제출했다. 해당 질의서에는 △경영권 탈취 모의 내용 △사업상 비밀 유출 △인사청탁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하이브의 질의서를 비롯해 민희진 대표가 해명해야 할 부분들은 여전히 많다. 해당 사태가 공론화된 이후 민 대표를 둘러싼 수많은 의혹들이 제기된 탓이다.
더불어 민희진 대표가 자부한 '뉴진스만의 오리지널리티' 역시 흔들리고 있다. 뉴진스 멤버들이 하이브 산하 레이블 쏘스뮤직 연습생 출신이며, 이후 민희진 대표가 하이브에 이적하며 이들을 어도어로 이관시켰기 때문이다.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지금의 뉴진스를 만들었다고 주장하기엔 결국 '하이브 자본'의 도움을 받았음을 부인할 순 없다.
'뉴진스 맘'으로 켜켜이 쌓아 올렸던 민희진 대표의 이미지는 결국 역풍을 맞았다. 과연 민 대표와 어도어가 이번 사태로 어떤 결말로 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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