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NCT U, NCT 127, NCT 도재정, 모두 '도영'을 수식하는 말이다. 스스로는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평범한 목소리"라 정의했지만, 도영은 맑으면서도 허스키한 자신만의 묘한 목소리로 NCT의 다양한 활동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이토록 노력을 거듭하며 열심을 다해 살아온 도영이 커리어 처음으로 솔로 앨범을 냈다. 오랜만에 붙는 '첫' 수식어에 긴장과 설렘을 드러내며 행복해하는 도영은 푸른 봄, 청춘(靑春)처럼 푸르렀다.
2016년 데뷔 후, 8년 만의 첫 솔로. 도영은 '스스로 납득이 되는 앨범'을 내는 것에 중점을 뒀다. 완벽히 이해가 된 노래와 가사들을 부르고 싶었기에 '지금의 나는 무얼까'란 질문을 했고, '지금의 내가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은 '청춘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나'가 아닐까'란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
그렇게 청춘이라는 파도 속에 겪는 다양한 감정을 담은 도영의 첫 솔로 앨범 '청춘의 포말(YOUTH)'이 탄생했다. 물이 물이나 다른 물체에 부딪혔을 때 생기는 거품이란 뜻의 '포말'을 차용해, 청춘의 시절 속에서 크고 작게 일어나는 사건들과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아름다운 결과물을 첫 앨범에 담아냈다.
도영은 "지금 낸 형태의 앨범을 늘 꿈꿔왔다. 지금 하지 않으면 푸릇한 색채의 앨범과 노래를 소화할 수 없는 상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청춘이라는 조금은 상용화된 키워드들에 좀 더 나의 색깔을 붙여보자 생각해서 나온 게 '청춘의 포말'이라는 단어였다"고 설명했다.
NCT 도영 인터뷰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타이틀곡은 '반딧불 (Little Light)'이다. 나의 작은 빛이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는 한 줄기 빛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은, 밴드 사운드 곡이다.
도영은 '내가 가진 작지만 가장 밝은 빛을 온 힘을 다해 쏟아내면 이 밤 하늘을 빛으로 채울 수 있다'는 가사를 언급하면서 "모두가 각자의 인생에서는 주인공이긴 하지만, 특히나 내 인생에서 가장 주인공이고 싶을 때가 있지 않나. 내 인생에서 가장 반짝이고 싶은 순간, '그 시기를 직접 정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접근이 있었고, 청춘에 있어서도 그런 반짝이는 시기를 본인이 정할 수 있다는 것만큼 행복하고 설레는 일이 없을 것 같아서 타이틀로서도 너무 좋은 곡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도영은 자신이 가장 반짝이는 순간을 '반딧불'과 연관 지었다. "앨범 안에 짧은 글귀가 적혀 있는데 '반딧불'에는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때는 내가 정한다. 지금이 바로 그때'라고 적어놨다"면서 도영은 "'반딧불'을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그 찰나의 순간에는 제가 가장 반짝반짝 빛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했다.
도영은 이번 앨범을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곡 작업에 참여했다. 수록곡 '새봄의 노래'의 작곡 및 단독 작사를 했고, '나의 바다에게 (From Little Wave)'로는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사로 써내려갔다.
도영은 "좋은 경험"이었고, 앞으로도 꾸준히 작업해 보고 싶지만 "작업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별로라는 점들도 많이 발견했다"고 말했다. 굳이 별로였던 점이 무엇이었냐 묻자 도영은 난처한 표정으로 "남들한테 말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별로면 어떻게 해요?" 되묻더니 "제가 가사를 쓰고 나면 제 기준에서 촌스러워지더라. 그런 것들을 마주하다 보니까 싫었던 것 같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반대로, 작업하며 찾아낸 좋았던 점을 물으니 "없다"는 다소 단호한 답이 돌아왔다. "'어느 구절을 잘 썼다' 그런 건 존재하는데 객관적으로 다른 작사가 님들보다 '이건 너무 잘해'는 없는 것 같다. 솔직히 그건 말이 안 되는 것 같다"는 이유였다.
그럼에도 그는 작업물에 대해 높은 만족도를 표했다. 특히 '새봄의 노래'는 "10점 만점에 10점"이라며 "너무 잘하는 작곡가 친구랑 하다 보니까 저의 못난 점들을 포장해 주기도 했고, 가사가 주는 투박함도 있지만 처음 수록하다 보니까 그런 것마저도 처음이기 때문에 나오는 거라고 스스로 생각을 해서 저는 그 노래를 굉장히 좋아한다"고 전했다.
NCT 도영 인터뷰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인터뷰 내내 이어진 객관적인 대답에 "언제부터 객관적이었나"는 질문이 날아들었고, 도영은 "어머니한테 물어봐야 할 것 같다"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학교 다닐 때부터 객관적이었던 것 같다. 제가 잘하는 걸 정확히 알고, 못하는 걸 정확히 알았다. 그래서 전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안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객관성을 잃지 않던 도영은 "객관적으로 기대하는 성적은?"이란 말에 "이 순간만큼은 객관적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천운이 따라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웃었다. 그는 "모든 분들이 저의 취향과 저의 마음가짐과 같을 순 없지 않나. 들어주시는 분들이 판단하시고 그에 대한 것들을 기다려야겠지만 저 스스로는 정말 만족하는 앨범"이라고 했다.
도영에게 천운은 어느 정도일까. 주위에서 "빌보드"라고 입 모으자 도영은 "제 입으로 말한 거 아니다"라고 손사래 치며 "누구나 듣고 아는 노래가 됐으면 좋겠다. 순위적으로 1등을 해도 모를 수 있고 98등을 해도 모를 수 있지 않나.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취향 저격을 확실히 해서 '이 노래 그 노래네' 알 수 있는 노래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보컬리스트는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듣는 분들이 그대로 전달받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슬픈 감정을 느꼈으면 하는데 들으시는 분들은 감정보다 스킬에 치우칠 수도 있잖아요. 테크닉은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걸 더 원활하게 전달하는 도구일 뿐이라고 생각해서,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게 그대로 전달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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