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정의철(서한GP)이 2024시즌 첫 샴페인을 터뜨렸다.
정의철은 20일 경기도 용인의 에버랜드 스피드웨이(4.346km)에서 펼쳐진 2024 오네(O-NE)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슈퍼 6000 클래스 1라운드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폴 포지션(예선 1위)은 황진우(준피티드 레이싱)가 잡았다. 오전부터 많은 비가 내린 탓에 방효벽에 레이싱 차량이 충돌하는 등 많은 드라이버가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다. 황진우는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가장 빠르게 달렸다. 유독 수중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던 그가 이번에도 강세를 보이며 최선두 그리드에 안착했다.
하지만 결승 시작과 함께 대혼전에 빠졌다. 첫 번째 랩부터 황진우가 삐끗한 틈을 타 김중군(서한GP)이 선두로 뛰어올랐다. 선두 자리는 10번째 랩에서 한 차례 더 뒤바뀌었다. 2위로 달리던 정의철이 소속팀 동료 김중군을 추월했다. 이후 매 랩 조금씩 조금씩 격차를 벌여나갔다.
하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로터 통추아(AMC 모터스포츠)의 차량이 방호벽에 부딪히면서 SC(Safety Car)가 발동된 것이다. 2위와의 간격이 좁혀지는 정의철에게는 최악의 순간이었다. 이 상황에 대해 정의철은 "하늘이 무너지는 거 같았다"며 "사실 이때 황진우 선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황진우 선수가 붙을 거로 생각했는데, 팀 동료인 김중군 선수가 붙어있어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고 회상했다.
이후 정의철은 침착함을 잃지 않고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는 주인공이 되는 것은 물론 결승에서 가장 빠른 랩 타임을 기록한 선수에게 수상하는 CJ대한통운 패스티스트 랩 어워드(Fastest Lap Award)까지 챙기면서 드라이버 포인트 1점을 추가 획득했다.
경기 후 정의철은 "개막전 우승은 드라이버라면 누구나 꿈꾸는 계획이다. '기쁘다'라는 표현 이외에 생각나는 표현이 없다"며 "보통 스타트할 때 안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 바깥쪽 선택한 게 좋은 포인트였다. 노면에 오일이 뿌려지면서 페이스가 떨어졌는데, 조금 더 침착하게 탔던 게 주효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로써 정의철은 슈퍼 6000 통산 6승을 챙기게 됐다. 개막전부터 시즌 챔피언 후보다운 모습을 발휘하면서 시즌 초반 우승 경쟁에 불을 붙였다. 약 10년 만에 친정팀에 복귀한 그는 팀에게도 좋은 선물을 안겼다.
이번 개막전은 더블 라운드 형식으로 펼쳐진다. 2라운드가 곧바로 이어진다. 21일 같은 장소인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다시 한번 서킷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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