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애증의 투수 한화 이글스 한승혁이 이번 시즌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한승혁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이번 경기에서 한승혁은 1이닝 1탈삼진 퍼펙트 피칭으로 홀드를 기록, 류현진의 승리투수 요건을 지켜냈다.
제구력도 완벽했다. 한승혁은 프로 입단 이래로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9일 두산전에서도 0.1이닝 동안 2개의 볼넷을 내주며 2실점 했다. 하지만 이날은 총 15개의 공을 던져 10개를 스트라이크 존에 꽂아 넣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유의 빠른 구속이 돋보이는 경기였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날 한승혁의 평균 구속은 151.5km에 달했다. 시즌 평균 구속은 150.3km로 5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가장 빠르다.(2위 키움 헤이수스 149.5km)
특히 157km까지 찍히는 강속구로 뛰어난 구위를 선보였다. 8회 1사 주자 없는 상황, 한승혁은 2-2 카운트에서 김대한에게 5구째 포심 패스트볼을 구사했다. 공은 높은 볼이 됐지만, 구장 스피드건에는 157km의 구속이 찍혔다. 이 공은 이번 경기에서 나온 공 중 가장 빠른 구속을 자랑했다. 다만 KBO리그 공식 경기기록정보 앱인 'KBO STATS'에는 155km가 기록됐다.
한승혁은 6구 역시 포심 패스트볼을 기록해 김대한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도산초-강남중-덕수고를 졸업한 한승혁은 2011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8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빠른 구속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고질적인 제구 난조로 1군과 2군을 오갔다.
2022시즌 종료 후 장지수와 함께 변우혁을 상대로 트레이드, 한화로 적을 옮겼다. 둥지를 바꾸며 부활을 꿈꿨지만 무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6.44로 부진했다.
절치부심한 한승혁은 2024년 시범경기에서 4경기 무실점으로 이번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정규시즌에 들어와서 3월 5경기 무실점으로 한화 필승조의 한 축을 담당했다. 4월 들어 2패를 당하며 주춤했지만, 11일 1이닝 무실점으로 기세를 끌어올렸다.
최원호 감독은 원포인트 등판부터 멀티 이닝까지 한승혁을 전천후 투수로 등판시키고 있다. 선발투수부터 스윙맨까지 보직을 두루 경험해 본 한승혁은 팀의 빛과 소금 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보통 투수들의 구속은 날이 더워질수록 빨라진다. 한승혁이 이번 여름 마의 160km를 넘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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