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돌아온 윤이나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 우승상금 1억8000만 원) 첫날 공동 선두에 올랐다.
윤이나는 11일 인천 중구의 클럽72 하늘코스(파72/예선 6648야드, 본선 6685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낚았다.
9언더파 63타를 기록한 윤이나는 김서윤2과 함께 공동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윤이나는 2024시즌 KLPGA 투어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선수다. 지난 2022년 정규투어에 데뷔한 윤이나는 시원한 장타로 주목을 받았고, 그해 7월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에서 생애 첫 승을 수확하며 차세대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그러나 윤이나는 6월 한국여자오픈에서 오구플레이를 하고도, 이를 한 달이나 늦게 신고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대한골프협회와 KLPGA는 윤이나에게 3년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고, 윤이나는 한동안 KLPGA 투어 무대를 떠나 있어야 했다.
하지만 대한골프협회와 KLPGA가 윤이나의 징계 기간을 1년 6개월로 감면하면서, 윤이나에게 복귀의 길이 열렸다. 지난달 20일 징계가 만료된 윤이나는 지난주 2024시즌 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두산건설 We' ve 챔피언십에서 복귀전을 가졌고, 최종합계 2언더파 286타로 공동 34위를 기록했다.
윤이나는 복귀전에서 심적인 부담이 큰 듯 매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1-4라운드 내내 티오프 전 갤러리를 향해 허리 숙여 인사했고, 1라운드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는 복귀의 기쁨과 팬, 동료 선수들에 대한 미안함을 담은 눈물을 흘렸다.
그렇지만 복귀 후 두 번째 출전인 이번 대회에서는 어느 정도 긴장감을 털어낸 모습이다. 프리퍼드 라이가 적용돼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지는 않지만, 이날 윤이나가 기록한 9언더파 63타는 지난 2015년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조윤지가 작성한 코스레코드와 타이 기록이다.
개인 베스트 타이 기록이기도 하다. 윤이나는 지난 2021년 9월 KLPGA 톨비스트·휘닉스CC 드림투어 11차전 3라운드와 KLPGA 2021 호반 드림투어 5차전 1라운드에서 9언더파 63타를 기록한 바 있다. 정규투어에서의 개인 베스트 스코어는 2022년 6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1라운드에서 기록한 8언더파 64타였는데, 오늘 1타를 더 줄였다.
이날 10번 홀에서 출발한 윤이나는 10번 홀과 11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산뜻한 출발을 했다. 기세를 몰아 13번 홀과 18번 홀에서도 버디를 보태며 전반에만 4타를 줄였다.
윤이나의 상승세는 후반에도 이어졌다. 3번 홀부터 5번 홀까지 3개 홀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이어 8번 홀과 9번 홀에서 다시 연속 버디를 성공시키며 리더보드 최상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린 채 1라운드를 마무리 지었다.
윤이나는 "잔디를 밟으며 경기를 할 수 있어 기쁜데, 스코어까지 잘 나와서 너무 기쁘다"면서 "전반적으로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위기 상황이 몇 번 있었는데 잘 해결됐다. (가장 좋았던 점이 있다면) 숏퍼팅이 잘 떨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승 도전에 대한 질문에는 "목표를 우승으로 두고 경기를 하지 않는다. 사실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에 대한 기대나 이야기는 하지 않고 있다"며 "매 샷,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가 온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윤이나는 "오늘은 좋은 날씨에서 경기를 해서 좋은 스코어가 나온 것 같다. 내일은 많은 바람이 불 것 같은데, 그래서 바람에서 좀 더 공을 낮게 치는 연습을 할 것"이라며 "좀 더 차분한 마음으로 경기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2라운드의 각오를 다졌다.
김서윤2도 보기 없이 버디 9개를 낚으며 9언더파 63타를 기록, 윤이나와 공동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김서윤2은 지난 2022년 드림투어에서 우승 3회, 준우승 2회를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드림투어 상금왕을 거머쥐며 2023년 정규투어에 입성했다. 그러나 정규투어의 벽은 높았다. 김서윤2은 2023시즌 29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단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10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공동 12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상금 랭킹 74위에 그친 김서윤2은 시드순위전으로 밀렸지만, 19위를 기록하며 정규투어 시드를 지킬 수 있었다.
정규투어에서 2년차 시즌을 맞이하는 김서윤2은 이번 대회를 공동 선두로 시작하며 생애 첫 승 도전의 기회를 잡았다.
조아연과 배소현은 나란히 8언더파 64타로 공동 3위 그룹을 형성했다. 마다솜이 7언더파 65타로 그 뒤를 이었다.
방신실과 박지영은 5언더파 67타로 공동 10위, 김재희와 이다연, 박결은 3언더파 69타로 공동 25위, 박현경과 박주영, 김민별, 이가영은 2언더파 70타로 공동 34위에 이름을 올렸다.
황유민과 이예원은 1언더파 71타로 공동 54위, 생애 첫 타이틀 방어전에 나선 '디펜딩 챔피언' 이주미는 이븐파 72타로 공동 69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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