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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 6번째 MVP 김연경 "현역 연장은 팬들 덕분…한국 배구 모두가 고민해야"
작성 : 2024년 04월 08일(월) 18:42

김연경 / 사진=권광일 기자

[서초구=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흥국생명의 김연경이 한국 배구에 대한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김연경은 8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정규리그 MVP로 선정됐다.

여자부 MVP는 언론사 투표 100%로 뽑혔고, 김연경은 20표를 독식하며 1위에 올랐다. 2위는 5표를 받은 양효진(현대건설)이다.

이번 수상으로 김연경은 통산 6번째 정규리그 MVP에 등극했다. 김연경은 2005~2006, 2006~2007, 2007~2008시즌 3연속 MVP로 오르며 한국을 평정했다. 이후 해외에 진출한 김연경은 2020~2021시즌 한국에 복귀했고, 다시 MVP에 올랐다. 또한 2022~2023시즌에 이어 올해까지 백투백 MVP를 따내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시상식이 끝나고 취재진과 만난 김연경은 "시즌 중간부터 (현역 연장을) 어느 정도 결정했다"면서 "많은 팬분들이 응원해 주시는 것도 있고, 올해도 작년에 비해 개인 성적도 더 좋았기 때문에 현역 연장을 결정하게 됐다"고 답했다.

한편 한국 배구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김연경은 "선수들뿐만 아니라 주위의 모든 분들이 어떻게 하면 대표팀에 대한 성적을 (올릴지)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그게 우선순위가 되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V-리그도 발전이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대표팀이 잘 됐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음은 김연경과의 일문일답이다.

Q. 현역 연장을 결심한 계기는?

시즌 중간부터 (현역 연장을) 어느 정도 결정했다. 시즌 결과가 좋지 않게 됐지만 그것과 관계없이 시즌 중반부터 구단 관계자, 감독님, 가족, 지인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며 어떤 게 좋을까 생각했다. 많은 팬분들이 응원해 주시는 것도 있고, 올해도 작년에 비해 개인 성적도 더 좋았기도 했기 때문에 조금 더 현역 연장을 결정하게 됐다

작년에도 챔피언결정전에서 2등을 했고, 올해도 2등으로 마무리를 했다. 내년이 더 부담되는 시즌이 될 것이다. 그 부담을 이겨내고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주변 반응은?

만류도 많이 했고, 조금 더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다. 가장 큰 것은 팬분들의 응원이다. 아직까지 제 배구를 보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이 컸다. 내년 컨디션이 어떨
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최정상에 있는 모습을 한 번 더 보여드리겠다.

Q. 시상식 때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께 감사 인사 못하겠다고 했는데?

장난으로 말하긴 했다. 작년 FA 할 때 타 팀 (오퍼)도 있었고, 흥국생명도 있어서 조율하는 과정에서 감독님과 많은 미팅을 했다. (감독님은) 조금 더 편안한 배구, 우승할 수 있는 배구를 말했다. 잘 지켜졌는지는 모르겠다. 올해가 가장 힘들었다. 편하게 한다는 말 자체를 믿었던 제가 순진하지 않았나.

Q. 이번 FA 시즌에서 흥국생명에 와줬으면 하는 선수는?

사실 배구를 편하게 한다는 말 자체는 믿지 않았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내년에 편하든 편하지 않든 상관없다. 편하게 해달라는 말도 할 필요 없이 제가 솔선수범해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겠다. 불평불만 없이 준비하겠다. 지금 나름대로 구단에서도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분명히 선수 보강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주실 것이라 믿는다. 우리 팀에 오려고 하는 선수는 조금 더 배구에 열정을 가지고 우승에 갈망이 있고 함께 팀에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선수가 오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Q. 수상 소감에서 한국 배구에 대한 언급을 했는데?

V-리그는 매년 발전을 하려고 노력한다. 아시아 쿼터도 도입하고 수준 있는 리그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대표팀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 그렇다면 한국 배구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 V-리그에서 제가 쌓고 파이팅했던 모습들을 대표팀에서 다시 보여드려야 하지 않을까. 선수들 뿐만 아니라 주위의 모든 분들이 어떻게 하면 대표팀에 대한 성적을 (올릴지) 생각해야 한다. 그게 우선순위가 되야한다. 그래야 V-리그도 발전이 있다. 앞으로 대표팀이 잘 됐으면 한다.

Q. 야구 선수들처럼 은퇴 예고를 할 생각이 있나?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라면 은퇴를 미리 이야기하고 시즌을 치러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다들 맘의 준비는 같이 해야 하지 않을까. 만약에 하게 되면 말씀드리고 리그를 시작하겠다.

Q. 이번이 6번째 MVP 수상이다. 소감은?

6회나 받았는지 몰랐다. 어릴 때 받은 MVP와 이번 MVP 중 이번이 의미가 더 크다. 현역 선수로 적지 않은 나이에 최정상 있다는 게 감사하다. 함께 했던 동료들과 코치진,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내년에 7번째 도전할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

Q. 작년은 비시즌 대표팀 어드바이저로 활동했다. 올해 계획은?

올해는 대표팀과 함께 할 계획은 없다. 뒤에서 응원하도록 하겠다.

Q. 김연경에게 흥국생명이란?

흥국생명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지금도 흥국생명과 하고 있다. 인연이 깊다. 흥국생명과 시작이 좋았고, 중간 안 좋은 갈등도 있었고, 마지막에 성적도 좋지 않은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개인적으론 아쉽기도 하고, 분명 구단도 아쉬운 건 사실이다. 흥국생명과 함께 같이 가는 것이고 가야 한다. 우승으로 내년 시즌 같이했으면 좋겠다.

Q. 적지 않은 나이인데 경기력 차이는 없나?

기록적인 면에선 더 괜찮았으니 좋았다고 보여진다. 사실 이제와서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힘들었다. 그래도 저희 트레이너들이 각별히 저를 챙겨주셔서 그 덕에 몸 관리를 잘할 수 있었다. 계속 리그의 긴 여정을 이겨낼 수 있게끔 도와주셨다. 내년에도 많은 분들의 도움을 통해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Q. 은퇴 시점에 있는 선수가 MVP를 차지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다른 종목을 봐도 은퇴 시점에 있는 선수가 팀의 우승을 도전하고 개인 수상을 목표로 한다는 게 우스운 이야기인 것 같긴 하다. 내년에 더 많은 경쟁자들이 생겼으면 좋겠다. 특히 국내 선수들이. 저도 그것에 뒤쳐지지 않게 노력하다 보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항상 정상에 있을 때 은퇴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 드렸다. 그것과 비슷하고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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