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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민, 거리측정기 떨어뜨려 벌타 받을 뻔 "행운이 따른 것 같아요"
작성 : 2024년 04월 06일(토) 17:18

황유민 / 사진=KLPGA 제공

[서귀포=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행운이 따른 것 같아요"

거리측정기를 떨어뜨리는 실수로 벌타를 받을 뻔한 황유민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황유민은 6일 제주도 서귀포시의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파72/6685야드)에서 열린 2024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두산건설 We’ ve 챔피언십(총상금 12억 원, 우승상금 2억1600만 원)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낚았다.

이번 대회 1-3라운드 내내 노보기 플레이를 이어 간 황유민은 중간합계 13언더파 203타를 기록, 선두를 유지했다. 공동 2위 박혜준과 강지선, 문정민(이상 11언더파 205타)과의 차이는 2타가 됐다.

스코어보드만 보면 노보기 플레이의 평온한 라운드로 보였지만, 황유민에게는 우여곡절이 많았던 라운드였다. 4번 홀에서는 티샷이 우측으로 치우쳤지만, 나무를 맞고 페어웨이 안으로 들어오는 행운으로 버디까지 연결시켰다. 6번 홀에서는 티샷이 물에 빠졌지만, 극적으로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노보기 행진을 이어갔다.

가장 큰 위기는 18번 홀이었다. 1타 차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황유민은 티샷을 페어웨이로 보냈고, 세컨샷을 준비하기 위해 거리측정기를 사용했다. 그런데 캐디에게 건네려던 거리측정기가 바로 땅에 떨어졌고, 공에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했다. 만약 공이 움직였다면 벌타가 주어지는 상황이었다. 벌타를 받게 된다면 선두 자리도, 노보기 행진도 위험해 질 수 있었다.

다행히 경기위원의 증언과 비디오 판독 등을 통해 공이 움직이지 않았다는 판정이 나오면서 벌타는 주어지지 않았다. 안도의 한숨을 쉰 황유민은 세컨샷을 핀 가까이 붙이며 버디 찬스를 만들었고, 18번 홀을 버디로 마무리 하며 2위 그룹과의 차이를 2타로 벌렸다. 노보기 행진도 이어갔다.

황유민은 거리측정기를 떨어뜨린 상황에 대해 "(이전에도) 떨어뜨린 적은 있지만 이렇게 공과 닿은 적은 처음이었다. 좀 미끄러웠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긴장도 많이 됐고, 벌타를 안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나의 실수로 인해 나온 일이라고 생각했고, 그냥 받아들이자는 생각으로 기다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황유민은 또 "(3라운드는) 전체적으로 1, 2라운드에 비해 샷도 흔들리고, 퍼트도 아쉬운 게 많았다. 그래도 18번 홀에서 벌타를 안 받는 행운도 따르고, 보기가 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 세이브도 했다. 잘 마무리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위기를 넘긴 황유민은 마지막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에 도전한다. 2타의 리드가 있는 만큼 유리한 위치지만, 방심할 수는 없다.

황유민은 "오늘 샷감이 괜찮으면 최대한 많이 도망가려고 공격적으로 치려고 했는데, 샷이 흔들려서 그렇게 하지 못했다. 내일은 샷 미스한 것을 연습하고, 퍼트도 좀 더 체크를 잘해서 최선의 라운드를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황유민은 "수비적으로 치려고 하면 잘 안 풀리는 경향이 있다. 내일 컨디션을 보고 잘 맞는다면 공격적으로 계속 쭉쭉 치고 나갈 생각이다. 그렇지 않다면 오늘처럼 찬스가 올 때 최대한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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