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3, 4라운드도 한 샷 한 샷 열심히 치겠다"
복귀전의 반환점을 돈 윤이나가 남은 라운드의 각오를 전했다.
윤이나는 5일 제주도 서귀포시의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파72/6685야드)에서 열린 2024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두산건설 We’ ve 챔피언십(총상금 12억 원, 우승상금 2억1600만 원) 2라운드에서 버디 5개를 낚았지만, 더블 보기 2개와 보기 1개로 이븐파 72타를 쳤다.
중간합계 2언더파 142타를 기록한 윤이나는 오후조 경기가 진행 중인 오후 3시 현재, 공동 32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컷 통과가 유력하다.
윤이나는 지난 2022년 오구 플레이와 뒤늦은 신고로 물의를 빚었고, 대한골프협회와 KLPGA로부터 출전 정지 3년 징계를 받아 KLPGA 투어를 떠나 있어야 했다. 하지만 대한골프협회와 KLPGA가 차례로 징계를 감경하면서 지난달 20일 징계가 만료됐고, 이번 대회를 통해 KLPGA 투어에 복귀했다.
윤이나의 복귀는 2024시즌 초반 KLPGA 투어의 가장 큰 화제가 됐다. 달라진 모습을 약속한 윤이나는 전날 많은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복귀전을 가졌다. 1라운드 종료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며 참회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2라운드 경기에 나선 윤이나는 전날보다 부담을 던 듯한 모습이었다. 이날 10번 홀에서 출발한 윤이나는 10번 홀과 11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최상의 출발을 했다.
순항하던 윤이나는 14번 홀에서 더블 보기를 범하며 급격히 흔들렸다. 이어진 15번 홀에서도 또 다시 더블 보기에 그치며 타수를 잃었다.
하지만 윤이나는 16번 홀 버디로 안정을 찾았다. 4번 홀에서는 페어웨이 바깥을 향하던 티샷이 공교롭게도 카트 위에 떨어졌고, 위기를 기회를 살려 버디로 연결했다. 6번 홀에서 보기가 나왔지만, 마지막 8번 홀에서 버디를 보태며 2라운드를 마무리 지었다.
윤이나는 2라운드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아쉬운 부분이 굉장히 많았다. 그래도 경기를 하고 있음에 감사했고, 또 잘 마무리해서 감사한 하루"라면서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마음이 편했다. 계속 걸으며 경기를 하니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윤이나는 또 "더블 보기를 하고 좋은 기분은 아니었지만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지 생각하고, 남은 홀이 많으니 차분히 다시 해보자는 마음으로 플레이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에서 윤이나는 방신실, 황유민과 함께 1, 2라운드 동반 플레이를 했다. 세 선수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함께 실력을 키워왔던 선수들이고,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들이기도 하다. 윤이나는 "어렸을 때부터 같이 경기하면서 자라온 친구들이다. 어떻게 지냈는지, 또 잘 친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남은 라운드에 대한 각오도 전했다. 윤이나는 "확실히 너무 오랜만에 경기를 하다 보니까 사실 어색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팬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경기 감각이 내가 원하는 만큼 올라오진 않은 것 같아서, 남은 이틀도 어제 오늘과 같이 한 샷 한 샷 열심히 치는 것이 목표"라면서 "그러다 보면 점차 적응을 해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윤이나는 다시 한 번 달라진 모습을 약속했다. 윤이나는 "지난 실수로 더 성장해서 정직한 선수, 그리고 좀 더 믿을 수 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골프 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내가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 준다면 골프에 대해 더 좋게 생각하는 분들이 늘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사회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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