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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무후무 8관왕' 박지수 "해외 무대 나가고 싶다" (일문일답)
작성 : 2024년 04월 04일(목) 18:27

박지수 / 사진=팽현준 기자

[여의도=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KB스타즈의 박지수가 역대 최초의 8관왕의 영예와 더불어 그간 고민을 털어 놓았다.

박지수는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컨벤션센터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정규리그 MVP의 영예를 안았다. 기자단 투표 110표 중 110표를 받아 만장일치 수상이다.

또한 통계 부문 시상에서 득점, 리바운드, 블록, 2점야투율을 휩쓸었고, 맑은기술 윤덕주상(최고 공헌도, 통계상), 우수수비선수상, BEST 5(센터)까지 뽑히며 역대 최초의 8관왕이 됐다.

기존 최다 다관왕 역시 박지수의 차례였다. 박지수는 2020-2021, 2021-2022시즌 2회 연속 7관왕에 오른 바 있다 2018-2019시즌은 6관왕을 차지했다. 박지수 말고는 그 어느 선수도 6관왕 이상에 오르지 못했다.

시상식이 끝나고 취재진과 만난 박지수는 "이번 시즌을 치르며 심적으로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그동안 수고한 저에게 울컥해서 눈물이 나왔다"고 눈물의 이유를 밝혔다.

최초 8관왕에 오르며 WKBL 무대에서 더는 적수가 없는 상황. 박지수는 "WNBA가 아니더라도 해외 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이제는 나가고 싶다"고 해외 진출 의사를 밝혔다.

다음은 박지수와 일문일답이다.

Q. 이번 시즌 가장 힘들었을 때는?
일단 챔프전이 제일 힘들었다. 챔프전은 적은 경기를 하니까 정규리그가 더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이번만큼 챔프전이 힘들었던 적이 없었다. 체력적으로 힘든 것보다 지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4차전에 웜업을 하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승을 하지 못하더라도 내 자신에게 후회 없는 경기, 할 수 있는 최선을 하고 나오자고. 그 부분에선 더 이상 열심히 최선을 다하지 못할 정도로 스스로에게 떳떳했다. 힘들었지만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Q. 이후의 목표는?
많은 분들이 보기에 저는 이룰 것이 없다고 보실 수 있다. 이번 시즌이 끝나고 그 생각이 많이 들었다. 우승을 못 했지만 내가 더 이상 이 리그에서 무얼 더 얻어가고 이룰 수 있을까. 아직까지 그 답을 찾지 못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시즌을 후회 없이 끝낸 것에 대해 (스스로를) 칭찬해 주고 싶다 어떤 것을 목표로 하든 농구선수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Q. 챔피언결정전 4차전 끝나고 나윤정을 찾아간 이유는?
축하를 해주고 싶었다. 결과가 어떻든 우승은 축하받아 마땅한 성적이다. 저희도 분명 열심히 했지만 상대도 열심히 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존경의 의미를 담아 축하하고 싶었다. 나윤정에게만 다가갔지만 우리은행 감독님, 코치님, 팬분들까지도 축하한다고 전하고 싶었다.

Q. 해외 무대에 대한 고민은?
100% 확신이 있다면 말하겠지만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 챔프전이 끝나고 너무 힘들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쉬었다. 회복의 시간이 필요해서 그 외 생각은 못했지만, 문득 WNBA이나 미국 리그가 아니더라도 해외 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이제는 나가고 싶다. 내가 해외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성장한 부분이 있을까 냉정히 생각했을 때 없다. 선수로서 욕심으로는 나가야 한다. 좀 더 큰 선수가 돼서 여자농구(국가대표)에 더 좋은 성적을 가져다주려면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해외에 나가고 싶다.

Q. WBKL 외국인 선수 제도 폐지에 대한 생각은?
개인적으로 외국인 선수가 있어야 성장히니 제 포지션으로 데려왔으면 좋겠지만, WKBL 전체를 봤을 땐 없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클러치 상황에서는 무조건 외국인 선수를 밀어줄 수밖에 없다. 팬들이 보기에 뻔하다. 선수가 봤을 때 클러치 상황에서 자신감도 사라진다. 국내 선수로만 도입이 되고 클러치에서 해결하는 선수들의 능력이 좋아졌다. 자신감도 올라왔다. 저만 빼고 모든 WKBL을 봤을 때 용병이 들어오는 것보다 선수들 개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 지금이 좋아 보인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응원의 말은?
가장 힘이 됐던 말은 '농구선수 박지수가 좋아서 좋아한 건 맞지만 이제는 인간 박지수가 좋다'는 말이다. 굳이 농구가 아니더라도 인간 박지수를 응원하고 좋아하기 때문에 어떤 선택을 하든 응원할 것이란 말이 와닿았다. 그래서 그 말 덕분에 복귀할 수 있었다. 인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구나 싶어서 팬분들에게 감사하다.

Q. 공황장애는 많이 좋아졌는가?
완벽하게 다 나은 게 아니다. 이번 시즌 잘 모르시겠지만 힘든 부분이 많았다. 시합을 뛰면서도 증상이 나왔다. 정규리그 때도 1위 레이스가 끝까지 이어졌다. 막판까지 이어지는 바람에 (증상이) 왔을 때 경기를 놓치 못했다. 경기는 정신력으로 버텼고, 넉다운이 돼서 부모님 차를 타고 집에 가곤 했다. 핑계를 대고 싶지 않았다. 몸 상태가 어떻든 스포츠는 결과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결과로 말하고 싶었다.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되기 전이라 그것이 제일 중요했다. 제 몸보다는 성적이 욕심났다. 지금 완벽하게 나은 상태는 아니지만 무리 없다. 제가 잘 컨트롤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좋아졌다. 어떻게 하면 증상이 덜하고 빨리 이겨내고 좋아질 수 있는지 터득해서 많이 괜찮은 상태다.

Q. 다음 시즌 KB스타즈가 우승하기 위해서 나아갈 길은?
사실 제 탓을 많이 하게 됐다. 아예 처음부터 내가 없었다면 이런 결과가 있었을까. 나머지 선수들이 더 잘할 수 있는데 제가 양날의 검인 것 같다. 저로 인해 팀이 잘 되는 것도 있지만 저로 인해 안 되는 것도 있다. 우리 선수들이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앞으로도 만족하지 않고 개인 기량을 열심히 갈고닦아서 더 잘했으면 좋겠다. 스포트라이트를 본인들이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 제가 있어서 우승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 한명 한명이 모여서 우승해야 하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

Q. 김단비가 "때려서 미안하다"고 사과한 것 알고 있나?
알고 있다. 미안할 건 아닌 것 같다. (김단비) 언니의 자리에서 이기려고 최선을 다한 것이다. 언니도 저 막느라 고생했고, 아픈 것도 많았을 텐데 팀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며 대단하다고 느꼈다. 저도 언니처럼 고참에 속하는데, (여전히) 정상급 기량에 있다는 게 존경스럽다고 전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도 연락했지만 존경스러운 선배다. 이 선배님과 같이 리그를 뛰고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앞으로 남은 인생에 기억이 남을 것 같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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