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호기심 배구' 전도사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통합 4연패의 기쁨을 숨기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 OK금융그룹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27-25 16-25 25-21 25-20 15-13)로 승리했다.
이번 경기로 대한항공은 챔피언결정전 3연승을 달리며 전무후무한 통합 4연패를 기록했다. 앞선 2경기를 3-1(22-25 25-22 25-20 25-18)과 3-0(25-21 25-21 29-27)로 제압한 대한항공은 적지 안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마무리에 성공했다.
삼성화재도 해내지 못한 대기록이다. 삼성화재는 2011-2012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통합 3연패를 달성했지만, 2014-2015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OK저축은행(현 OK금융그룹)에 패했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진 토미 감독은 "OK금융그룹 홈이고 강하게 나올 것이라 예상했다. 많이 흔들리고 힘들었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버텼고, 교체로 들어와서도 매우 잘해줘 기분이 좋다. 이번 시즌 내내 돌아봤을 때 20명의 선수가 왔다 갔다 하며 득점을 만들어냈다. 오늘 경기가 좋은 예시다. 많은 선수층으로 역사를 만들어내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통합 5연패에 대해선 "저희는 다음 시즌 경기를 질 생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제 계산에 따르면 계속 (우승을) 유지할 것"이라 답했다.
이제 토종 에이스 임동혁이 상무에 입대한다. 임동혁의 빈자리를 어떻게 채울 것이냐고 묻자 "너무 힘든 질문이다. (우승을) 즐길 시간을 달라"고 답해 모두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이 질문은 다른 식으로 답변하겠다"면서 "그 부분에 대해선 다른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번 시즌에 제일 긍정적인 부분은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 많았지만 젊은 선수들이 성장한 것"이라며 두터운 선수층으로 임동혁의 빈자리를 메꾸겠다고 전했다.
통합 4연패를 결정짓는 마지막 점수는 토미 감독이 주장하는 '호기심 배구'의 정수였다. 교체로 들어간 미들블로커 조재영이 세트를 올렸고, 김민재의 속공으로 경기가 끝났다. 토미 감독은 "매치 포인트는 정말 어메이징했다"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조재영은 입단 당시 세터였다가 미들블로커로 전향했다. 모든 것을 감안한 교체였냐고 묻자 "고려했다. (세터) 포지션에 대한 백그라운드도 있고 토스 연습도 했다"면서 "꼭 조재영뿐만 아니라 6명의 세터가 코트 안에 있다. 누구든지 다 플레이할 수 있다. 단 조재영은 더욱 스페셜한 케이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개인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 팀적으로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오늘 정지석 이야기는 할 수 있다. 지석이가 올해 부상으로 힘든 시즌을 보냈다. 본인도 괴로워하고 힘들어했다. 챔프전 올라오며 몸도 올라오고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며 챔프전 MVP까지 올라왔다. 매우 행복하고 기쁘다"며 정지석에 대한 찬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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