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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나믹 듀오 "韓 힙합에 지분 살짝 있어, 강퇴되기 전까지 달릴 것" [인터뷰]
작성 : 2024년 04월 01일(월) 12:00

다이나믹 듀오 / 사진=아메바컬쳐 제공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한국 힙합에 저희의 지분이 있냐고요? 힙합을 친숙하게 하고 시장의 파이를 키운 데에는 어느 정도 역할이 있지 않았나 합니다. 타이틀곡 정할 때 '우리 엄마도 좋아할 것 같다' 그렇게 정하거든요."(다이나믹 듀오)

초등학교 친구로 만나 2004년 데뷔한 다이나믹 듀오(개코, 최자)가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6월 Part.1과 8월 Part.2를 차례로 내놓은 이들은 자신들의 일대기를 돌아보며 최근 Part.3 격인 정규 10집 '투 키즈 온 더 블럭(2 Kids On The Block)'의 본편을 발매했다.

드라마 제작 PD와 '다이나믹 듀오의 이야기를 드라마로 만들어보자' 얘기 나눈 것이 이번 앨범의 콘셉트가 됐다. 개코는 "PD분이 저희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이 많다면서 '우리의 얘기를 들려줄 수 없냐'고 하더라. 자주 자리를 가지던 와중에 '우리 얘기를 앨범으로 만들면 재밌겠다' 해서 제작을 시작했다. 결국 드라마는 무산됐고 OST만 남았다"고 웃었다.

그 덕분에 다이나믹 듀오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곱씹을 기회를 갖게 됐다. 최자는 "가끔 술 마시면서 '옛날에 재밌었지' 하긴 했지만 그런 건 둘다 서로 아는 거고 자세히는 안 하는데 제 3자가 있으니까 그때 어떻게 입었고, 그 당시에는 어디가 맛있었고, 그렇게 자세하게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6학년 때부터 힙합을 엄청 찾아들었거든요. 그땐 한국에 힙합 음악이 없었다고 하는 게 맞아요. 유학생들이 가져오는 CD들, 보따리 장사가 들고오는 앨범 같은 게 비싸니까 두 장 살 돈이 없어서 한 장씩 사서 돌려 들었어요. 또 그때는 장기자랑하면 다 춤을 췄거든요. 저희는 랩 외워서 하다가 선생님들한테 혼나기도 했어요. 까먹고 있던 얘기들이 뭉게뭉게 살아나더라고요. 지금까지 다이나믹 듀오의 역사를 되돌아본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최자)

다이나믹 듀오 / 사진=아메바컬쳐 제공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깨닫는 바도 적지 않았다. 최자는 "저희가 오래 살았고 여러 가지를 겪지 않았나. 좋은 일도 있었고, 너무 슬픈 일도 있었고, 왔다갔다 하면서 기쁨과 슬픔에 되게 크게 동요하진 않는 것 같다. 좀 더 단단해졌다고 하나. 다 견뎌낼 수 있다기보다 충격을 부드럽게 받아낼 수 있게 된 정도가 됐다. 같은 충격이어도 맞고 기절하는 게 아니라 맞고 물러나는 정도다. 우리 마음대로 모든 게 되는 게 아니니까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개코는 "예전엔 에어백 없는 차를 탄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안전 장치가 있는 느낌이다. 더 큰 일이 와도 세상이 무너진 것 같진 않는 것 같다. 그때 되면 그때대로 살아야지 한다"고 덧붙였다.

타이틀곡은 현재의 감정과 가장 가까운, 미래를 생각한 곡으로 정했다. 타이틀로 낙점된 '피타파'는 해외 진출을 향한 포부를 풀어낸 곡으로, '햄버거, 피자, 타코, 파스타'를 활용한 가사와 비트에 맞아떨어지는 훅이 쾌감과 중독성을 선사한다.

최자는 '피타파'에 대해 "회고만 하다 보면 아무래도 추억팔이일 수밖에 없지 않나. 그래서 '앞으로 이렇게 될 거야' 어제보다 내일을 바라보는 트랙"이라고 했고, 개코는 "음악 분위기나 공연하기도 되게 좋은 음악이다. '이거 공연하면 재밌겠다' 해서 이 곡을 타이틀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음식명을 제목으로 내세운 것도 재미 포인트였다. 개코는 "저희가 음식과 연관되면 작업이 잘 나온다. '맵고짜고단거 (Feat. 페노메코)'도 그랬다"며 "가사가 제일 빨리 나오지 않았나 싶다. 반나절 만에 나왔다"고 밝혔다.

다이나믹 듀오 / 사진=아메바컬쳐 제공


지난해 다이나믹 듀오는 2014년작 'AEAO'로 글로벌 음악 차트 역주행을 달성하고,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2'의 미션 음원 '스모크(Smoke)'로 국내 각종 음원 차트를 석권하며 국내외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스모크' 덕분에 해외 공연 문의도 많아졌다고. 최자는 "저희가 적극적으로 '미국에서 반년 살면서 소극장 공연할 거에요' 그건 아니다. 한국에서도 공연이 충분히 있고 한국에서도 바쁜 달이 있으니까 안 바쁜 달에 외국 나가서 공연해보려고 한다. 공연이 많이 들어오는데 비용 문제가 있어서 다 갈 수는 없다. 우리가 스스로 메이크업을 해서라도 최대한 비용을 맞춰보자 하고 있다"고 웃었다.

개코는 "해외 공연을 하니까 신인으로 돌아간 느낌이 든다. 기분이 새롭고 리프레시도 되면서 영감도 생기더라"라고 말했다.

다이나믹 듀오는 어마어마한 인기보다는 다이나믹 듀오스러운 음악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개코는 "예전엔 대중성을 잡는 로직 같은 게 있었다. 실제 낼 때마다 그런 반응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공식이 없는 시대인 것 같다. 이제는 노림수를 갖고 만들지 말고 잘할 수 있는 걸 내자는 마음이다. 다이나믹 듀오스러운 음악, 다이나믹 듀오에게 자연스러운 음악을 내보자는 생각"이라고 했다.

'다이나믹 듀오스러운' 음악에 대해선 "저희 캐릭터라는 게 있지 않나, 성격이라든지, 시각적인 이미지라든지, 여러 가지 저희를 구성하는 게 있는데 그게 떠오르는 음악이 저희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인위적이지 않고, 스타일을 억지로 만들지 않고 '이게 다이나믹 듀오 음악 같아' 느끼는 자연스러운 음악을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최자는 "여러 스타일의 음악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건 일상적이고, 음악이 세련된 것도 있지만 가사가 잘 들린다는 생각을 많이 하신다. 누가 들어도 '얘네가 무슨 얘기하는 진 알겠어' 그게 강점 같다"면서 "전체적으로 저희는 되게 많이 변화를 준다고 생각하는데 크게 안 변한 것 같다. 저희는 그대로였는데 알게 모르게 트렌드에 맞춰가지 않았나 싶다"고 덧댔다.

다이나믹 듀오 / 사진=아메바컬쳐 제공


요즘 다이나믹 듀오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신곡을 재밌게 들려줄 수 있을까' 고민한다. 최자는 "저희가 낸 신곡도 그렇지만 요즘 사람들이 새 아티스트의 신곡도 잘 안 듣는 것 같다. 노래가 너무 많으니까. 기존에 잘 된 노래를 듣고 보수적으로 듣고, 또 추천 음악을 자주 듣지 않나. 신곡이 사람들한테 들려질 기회조차 없다"고 했고, 개코는 "노래 타이틀은 저희가 정해서 내지만 사람들이 듣고 고른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타이틀 뱃지가 의미가 있나 싶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어떻게 하면 신곡을 발표하고 사람들한테까지 도달하게 만들 수 있나 고민하다가도 신경 쓰지 말고 내다보면 얻어걸리겠지 한다"며 그를 위해 열심히 곡이라는 씨앗을 만들어 뿌리겠다고 강조했다.

"군대 갔다오고 나서 7집 앨범이 되게 잘됐는데 그러면서도 '내년에 다음 앨범을 낼 수 있을까' 고민했거든요. 이쪽 일은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나올 수 있잖아요. 너무 인기가 없고 앨범이 안 팔려나가면 생계 유지도 안 될 테니까. 강퇴라는 게 있으니까 마음 한 켠에 불안함은 있지만 강퇴 되기 전에 은퇴하지 말자. 할 수 있을 만큼은 해보자는 마음입니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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