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키움 히어로즈 출신 두 선수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첫 맞대결을 벌인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29일(이하 한국시각)부터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MLB 공식 개막 4연전을 치른다.
드디어 이정후가 빅리그 무대 데뷔전을 치른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1504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에 따르면 4년 뒤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이정후는 총 13경기에 출전해 12안타 1홈런 2도루 6득점 5타점 타율 0.343 출루율 0.425 장타율 0.486을 기록했다. 팀 내 최다안타 1위이며, 35타석 동안 삼진은 4개에 그쳤다.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는 이정후가 2024시즌 134경기에 출전해 151안타 11홈런 타율 0.291 출루율 0.354 장타율 0.431의 성적을 남길 것으로 예상했다.
파워가 가장 큰 우려를 샀지만 훌륭한 타구속도를 보이며 의혹을 어느 정도 일축했다. 이정후는 지난 1일 빅리그 첫 홈런을 터트렸다. 이 홈런의 타구 속도는 109.7마일(약 176.5km)에 달했고, MLB 30개 구장 중 29개 구장에서 모두 홈런으로 연결되는 큰 타구였다. 공교롭게도 홈구장인 오라클 파크에선 홈런이 되지 못했다.
당시 미국 매체 야후스포츠는 "이정후의 109.7마일의 홈런 타구 속도는 그가 최소한 MLB 평균 수준의 힘을 지니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김하성은 MLB 진출 이후 가장 중요한 시즌을 맞이한다. 2024시즌이 종료되면 김하성은 자유계약(FA) 자격을 얻는다.
지난해 김하성은 152경기에 출전해 140안타 17홈런 38도루 84득점 60타점 타율 0.260 출루율 0.351 장타율 0.398로 최고의 시즌을 만들었다. 약점으로 꼽히던 빠른 공 적응을 해내며 공수주에서 펄펄 날았다.
그 결과 2023 내셔널리그(NL)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부문 수상자가 됐다. 한국인을 넘어 아시아인 최초의 내야수 골드글러브 수상이다. MVP 투표 14위에 오르는 경사까지 맛봤다. NL 실버슬러거 유틸리티 부문 최종 후보까지 올랐으나 코디 벨린저(시카고 컵스)에게 밀리며 수상을 다음으로 미뤘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김하성을 안드레스 히메네스(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비교하며 4년 8000만 달러(약 1068억 원)의 계약을 맺을 수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
앞서 김하성은 서울 시리즈에서 안타를 신고하진 못했지만 시범경기 13경기에 출전해 10안타 1홈런 3도루 4득점 6타점 타율 0.323 출루율 0.389 장타율 0.516을 기록했다.
두 선수의 대결은 사상 처음이다. 9일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의 시범경기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장대비가 내려 우천 취소됐다.
엠엘비닷컴(MLB.com)은 28일 개막전 선발 라인업을 예상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중견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라몬테 웨이드 주니어(1루수)-호르헤 솔레어(지명타자)-마이클 콘포토(좌익수)-맷 채프먼(3루수)-마이크 야스트렘스키(우익수)-패트릭 배일리(포수)-마르코 루시아노(유격수)가 출전할 것으로 봤다.
샌디에이고의 예상 라인업은 잰더 보가츠(2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매니 마차도(지명타자)-김하성(유격수)-주릭슨 프로파(좌익수)-루이스 캄푸사노(포수)-타일러 웨이드(3루수)-잭슨 메릴(중견수)다.
샌프란시스코의 선발 투수는 로건 웹이다. 웹은 MLB 통산 42승 32패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했다. 2021년부터 3시즌 연속 10승을 올렸고, 지난 시즌 11승 13패 평균자책점 3.25로 블레이크 스넬에 이어 NL 사이영상 2위에 올랐다.
샌디에이고는 다르빗슈 유가 출격한다. 다르빗슈는 빅리그에서 통산 103승 85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한 베테랑 선발투수다. 지난 서울 시리즈 1차전 선발로 등판한 다르빗슈는 3.2이닝 2피안타 1실점 비자책의 성적을 남겼다.
이정후와 다르빗슈는 지난 2023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격돌한 적이 있다. 당시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일본과 B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렀다. 이정후는 다르빗슈 상태로 1회 초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3회 초 2사 2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터트렸다.
역사적인 첫 맞대결에서 이정후와 김하성이 어떤 경기력을 선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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