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태국 원정에서 시원한 대승을 거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오늘(27일) 한국에 돌아왔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이날 귀국길에는 황선홍 감독과 코칭스태프, 주민규, 김영권, 설영우, 이명재, 조현우(이상 울산 HD), 송민규, 박진섭, 김진수(이상 전북 현대), 정호연(광주FC), 이창근(대전하나시티즌), 권경원(수원FC) 등 K리거 11명, 김문환(알두하일)이 함께 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조규성(미트윌란),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홍현석(헨트),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이재성(마인츠), 백승호(버밍엄), 조유민(샤르자), 송범근(쇼난 벨마레) 등 해외파 11명은 태국에서 각자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임시 지휘봉을 잡아 3월 A매치를 준비한 한국 축구대표팀은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3, 4차전을 치러, 1승1무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의 홈경기에서는 1-1로 무승부에 그쳤지만, 26일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원정경기에서는 3-0 대승을 거두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지난 11월 월드컵 예선 경기에서 중국과 싱가포르를 꺾었던 한국은 조별리그 전적 3승1무(승점 10)를 기록하며 조 선두를 지켰고, 최종예선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이번 대표팀 소집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 탈락 이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과 황선홍 임시 감독 선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 대한 사퇴 요구, 손흥민과 이강인 사이에서 벌어진 '하극상 논란' 이후 첫 소집이었다. 때문에 대표팀과 선수들에 대한 많은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황선홍 임시 감독은 이강인을 대표팀에 불러 들여, 다시 선수단에 녹아들게 했다. 또한 주민규, 정호연, 이명재 등 새로운 얼굴들을 발탁하며 가라앉았던 대표팀의 분위기를 다시 끌어 올렸다.
황선홍 임시 감독은 귀국 후 취재진과 만나 "짧은 시간이지만, 우리 선수들이 팬들을 실망시킨 것을 조금이나마 만회하고 싶어서 주장을 위시해 한 팀이 되기 위해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다"며 "평가는 팬 여러분이 해주실 것이다. 좋은 감독님이 오셔서 팀을 맡는다면 팀이 더 좋아지고 건강해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일각에서는 황선홍 감독을 정식 감독 후보군에 넣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황선홍 감독은 이를 일축하고, 올림픽 대표팀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황 감독은 "거기(정식 감독)까지는 생각해 본 적 없다. 당장 내일 올림픽 대표팀이 입국하고, 우리 코칭스태프와 1박2일로 회의를 해서 최종명단을 결정해야 한다"며 "시간적으로 촉박한 상황이라서 거기에 집중할 생각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황선홍 감독의 말처럼 올림픽 대표팀은 현재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당장 오는 4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서 3위 안에 들어야 2024 파리 올림픽행 티켓을 획득할 수 있다.
올림픽 대표팀은 A매치 기간 동안 황선홍 감독 없이 2024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에 출전해, 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호주를 연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다만 U-23 아시안컵에서는 더욱 강한 상대들과 치열한 승부를 펼쳐야 한다.
황 감독은 "아직 만족스러운 단계는 아니고 부족한 점이 있다. 축구라는 것이 완벽해 질 수 없는 것이고, 완벽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보완하고 부족한 점을 메워 나가면서 대회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어려운 대회가 될 것이고, 우리가 준비를 잘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같이 합심해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진섭과 포옹하는 황선홍 감독 / 사진=권광일 기자
태국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에 기여한 박진섭은 "골을 넣는 포지션은 아니지만 골을 넣는 상상은 항상 하고 있다. 그게 실현이 돼서 좀 놀라긴 했는데, 감사할 따름"이라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박진섭은 또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당연히 대표팀 소집에 불릴 수 있는 것이다. 소속팀에서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으면, 더 좋은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6월 A매치 기간 동안, 싱가포르, 중국과 2연전을 치른다. 대한축구협회가 새 정식 감독을 선임할 예정인 만큼, 6월 A매치는 신임 감독의 데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황선홍 감독은 올림픽 대표팀으로 돌아가 오는 4월 1일부터 3일까지 국내에서 소집훈련을 진행한다. 이후 2024 AFC U-23 아시안컵에 출전해 올림픽행 티켓 사냥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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