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시즌 개막전을 앞둔 가운데 팀에서 가장 큰 미지수로 선정됐다.
엠엘비닷컴(MLB.com)은 27일(이하 한국시각) 시즌 공식 개막전을 앞두고 30개 팀의 가장 큰 의문점을 짚었다.
샌프란시스코의 미지수는 바로 이정후다. 엠엘비닷컴은 "이정후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피칭을 한 순간도 놓치지 않았다"면서도 "더 큰 도전은 162경기 동안 그 생산성을 유지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여기에는 그가 경험했던 것보다 훨씬 더 혹독한 여행 일정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단순히 경기 수가 늘어난 것뿐만 아니라 살인적인 일정도 소화해야 한다. 이정후가 KBO리그에서 뛴 마지막 시즌, 키움의 이동 거리는 약 7700km 정도였다. 메이저리그(MLB)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2024시즌 샌프란시스코의 이동 거리는 약 45904마일(73875km)로, 작년 키움의 10배가 조금 안된다.
물론 메이저리그 팀들은 KBO와 달리 비행기를 이동 수단으로 사용한다. 그렇다고 부담이 덜해지는 것은 아니다. 이정후는 다른 문화권에 대한 적응과 함께 체력까지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엠엘비닷컴은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를 주전 중견수이자 선두타자로 기대하고 있으므로, 그는 올해 라인업에서 내구성과 일관성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시범경기 성적은 성공적이다. 이정후는 총 13경기에 출전해 12안타 1홈런 2도루 6득점 5타점 타율 0.343 출루율 0.425 장타율 0.486을 기록했다. 팀 내 최다 안타 1위에 올랐고, 35타석 동안 삼진 4개에 그치는 등 특유의 컨택 능력을 선보였다.
본격적인 시범경기에 앞서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는 이정후가 2024시즌 134경기에 출전해 151안타 11홈런 타율 0.291 출루율 0.354 장타율 0.431의 성적을 남길 것으로 예상했다. 삼진율은 9.1%로 지난해 내셔널리그(NL) 타격왕인 루이스 아라에즈(7.0%, 마이애미 말린스)에 버금가는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가장 큰 우려를 샀던 파워는 어느 정도 의혹을 일축했다. 이정후는 지난 1일 빅리그 첫 홈런을 터트렸다. 이 홈런의 타구 속도는 109.7마일(약 176.5km)에 달했고, MLB 30개 구장 중 29개 구장에서 모두 홈런으로 연결되는 큰 타구였다. 공교롭게도 홈 구장인 오라클 파크에선 홈런이 되지 못했다.
야후스포츠는 "이정후의 109.7마일의 홈런 타구 속도는 그가 최소한 MLB 평균 수준의 힘을 지니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면서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 댄스비 스완슨(시카고 컵스), 브라이슨 스톳(필라델피아 필리스)는 지난 시즌 176.5km 이상의 타구 속도를 만들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시즌 이정후의 가장 큰 어려움은 현지 적응일 수 있다. 지난 2월 28일 디 애슬레틱은 이정후가 팀원과 코치진에게 던진 질문을 소개했다. 이정후는 '팀 호텔에 가족을 데려올 수 있나요?', '편안한 매트리스를 구입하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등의 생활 전반과 관련된 질문을 던졌다. 현재 이종범을 비롯한 이정후의 가족은 미국에 체류하며 그의 생활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하성 역시 이정후의 적응을 돕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 이정후는 오는 29일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개막전에서 공식 데뷔전을 치른다.
샌디에이고의 선발투수는 다르빗슈 유다. 다르빗슈는 빅리그에서 통산 103승 85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한 베테랑 선발투수다.
김하성과 맞대결도 기대를 모은다. 김하성은 서울 시리즈에서 안타를 신고하진 못했지만, 시범경기서 타율 0.323 출루율 0.389 장타율 0.516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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