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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강정' 안재홍 "맛있게 즐겨주시길" [인터뷰]
작성 : 2024년 03월 27일(수) 11:15

닭강정 안재홍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닭강정'의 안재홍은 자칫 비호감 이미지로 낙인찍히지 않을까 전 국민의 걱정(?)을 사고말았다. 다만 안재홍은 우리가 평소에 먹던 것과 너무나도 달라 '괴식'에 가까워 보일지라도, 오히려 서슴지 않았다. 순수한 호기심과 도전 정신에서 출발한 '안재홍 장르'를 거침없이 대중 앞에 내놓을 줄 아는, 실험적인 셰프처럼.

넷플릭스 시리즈 '닭강정'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민아(김유정)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선만(류승룡)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백중(안재홍)의 신계(鷄)념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

안재홍은 극 중 '고백중' 역으로 분해 최민아를 구하기 위해 최선만 역의 류승룡과 고군분투하기를 그려냈다. 주변의 구박에도 항상 '옐로 팬츠'를 입고 남의 진~한 시선에도 노래와 춤을 즐기는, 굉장히 만화적이면서도 특색있는 캐릭터 '고백중'을 연기한다는 게 배우로선 (여러 의미에서) 굉장히 어렵고도 힘든 작업이 될 것이란 게 불 보듯 뻔해 보였다.

그럼에도 캐릭터와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안재홍은 "'닭강정'은 출연하는 모든 캐릭터가 굉장히 돋보이고 캐리커처처럼 느껴지는 작품이다"면서 "고백중이란 만화적인 캐릭터를 원작 웹툰에서 실사로 튀어나온 듯한 느낌을 구현하고 싶었다. 보통은 혹은 개인적으로 '자연스럽다'란 연기를 추구하는 편인데, 이 작품은 그 가치를 내려놓고 작품만의 화법을 찾아 그 안에서 캐릭터성을 갖추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안재홍은 '닭강정'의 모든 캐릭터가 어딘가 이상하지만 사랑스러운 느낌이라고 말했다. 만화적이면서도 연극적인 무드 속, 캐릭터들의 고유한 느낌을 살리고 싶었다고. 그는 "대사 같은 것도 입에 안 맞으면 조금씩 맞게 바꿔가거나 그럴 수 있는데 그대로, 대사가 주는 힘과 맛을 잘 살리고 싶었다. 충실하게 구현하고 싶었다. 반응이나 액션에 있어서도 연극처럼, 만화처럼 그려보고 싶었다. 이 작품은 그렇게 해야 이 작품의 매력이 두드러지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앞서 '마스크걸'에서도 '주오남'이란 파격적 캐릭터로 대중에게 이미 한 차례 충격(?)을 안기기도 했던 그였지만, 이번 '고백중' 역시 안재홍에게 있어 나름 도전이었다. "톤과 화법을 구축해서 연기하는 내가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야 '닭강정'의 세계관이 형성된다 믿었다. 그래야 시청자도 이 작품 속으로 들어와 본 적 없던 이 작품만이 가진 마성의 힘을 발현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했다.

의상이나 비주얼도 원작에서 그대로 튀어나 온 것만 같은 모습을 보여줬는데, 안재홍은 "웹툰을 안 보셔도 이 작품만 봤을 때도 시청자를 설득하고 납득시켜야 하지 않나. 의상도 굉장히 만화적이고 원색을 사용해 만화적 구성을 갖고 가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바로 직전에는 멜로 작품인 티빙 'LTNS'를 선보였던 안재홍. 'LTNS'에서는 마치 옆집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덜어내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러나 반대로 '닭강정'에서는 오히려 '나 연기한다' 하는 듯이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는 식으로 접근했다고. 그렇게 한 이유에 대해 "그래야 이 작품이 세계관이 구축된다 생각했다"면서 "특히 '홍차'(정호연)와 대면했을 때 서로가 빤히 처다보면서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이 작품이 다르구나'란 느낌을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고백중'의 범상치 않은 걸음걸이와 시선처리 등이 곧 '닭강정'이었다.


이병헌 감독 작품은 대사가 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닭강정'에서도 닭강정의 유래를 읊어주는 긴 대사가 있는데, 촬영이 이미 끝났음에도 안재홍은 인터뷰 현장에서도 줄줄줄 욀 정도였다. 그런데도 현장에서 한 번에 촬영 성공했다고 이야기했다.

안재홍은 "왜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웃음) 몽타주가 흘러나오는 와중에 제 대사가 내레이션처럼 나오는데, 한 번에 찍었다. 다 외워서 하는데. 한 번에 오케이가 나왔다. 실제로 작품에 삽입된 대사도 재녹음한 게 아니라 한 번에 녹화한 것이었다"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원테이크로 한 번에 가능했던 이유로 "제가 생각할 때 '멜로가 체질' 때 트레이닝이 된 게 아닐까 생각했다.(웃음) '손범수'의 대사량이 아주 많았다. 압도적으로 많은 대사량을 소화하며 스스로 트레이닝 되지 않았을까. 현장에서도 감독님과 '이번에 어떻게 외웠어?' 할 정도로 대화를 나눴던 게 기억난다"라고 추측했다.

그렇게나 긴 대사였지만 안재홍은 "병헌 감독님 작품에는 대사가 많은데 의미 없는 게 없다. 의미가 없는 척 의도적으로 삽입된 대사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이어 "말이 안 되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낼 수 있다는 게 이병헌 감독께서 가진 큰 힘인 거 같다. 의심하게 되면 누군가 물어보게 되지 않나. 그런 황당무계함을 대사로 재미있게 흘러가게 한다는 점이 대단하다 생각했다. 배우로서도 그 대사를 할 때 대사가 가진 힘을 리듬감 있게 생생하게 표현하고 싶었다"라며 감탄했다.


'닭강정'은 B급 코미디라고 불릴 정도로 다소 난해한 소재와 코미디라는 평가를 들었다. 의도적인 만화적인 연출과 연기 역시 '호불호'가 나뉠 정도였기에, 이를 이미 예상한 출연한 배우들에게도 걱정이자 고민거리였다.

이러한 반응에 대해 안재홍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는 "저희 작품이 새로운 시도와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그런 마음이 컸다. 굉장히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와 새로움에 대한 순수함이 커서 ('닭강정'이) 새롭고 맛있는 것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저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런 부분에서 다양함에 한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해 그런 반응도 감사하다"고 답했다.

"그렇기에 맛있게 즐겨주시길."

글로벌 OTT 플랫폼을 통해 공개된 '닭강정'은 국내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반응을 얻었다. 넷플릭스는 다양한 자막 및 더빙을 지원하는데, 이와 관련해 안재홍은 "많은 국가의 성우들께서 '주오남'에 이어 '고백중'까지 연기해주셨다고 하더라. 저의 톤을 너무 잘 살려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신기했다. 특히 미국 성우께서는 '닭강정' 고백중 의상과 똑같은 코스튬을 입고 인증샷까지 올려주셨다.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뵙고 싶을 정도다. 참 재미있었다"라고 비화를 전했다.

마치 우리나라에서도 외화를 더빙 작업 시, 배우 저마다의 특색을 살린 전담 성우들이 있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또 '안재홍 장르가 생겼다'란 이야기와도 연결됐다. 이러한 평가에 안재홍은 "영광스러운 극찬이시다. 앞으로도 더 다양한 캐릭터와 연기를 하고 싶다란 생각이 선명해지는 거 같다"면서 의욕을 드러냈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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