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손준호를 잊지 않았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한국시각)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4차전에서 태국을 3-0으로 완파했다.
적지에서 대승을 거둔 한국은 3승1무(승점 10)를 기록, 조 선두를 지켰다. 또한 최종예선 진출을 눈앞에 뒀다.
한국은 지난 21일 태국과의 홈경기에서 예상 밖의 고전을 하며 1-1 무승부에 그쳤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달랐다. 전반 19분 조규성(미트윌란)의 슈팅이 상대 수비수에 막히자 이재성(마인츠)이 공을 가볍게 밀어 넣으며 1-0 리드를 잡았다.
이어 후반 9분에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추가골을 터뜨렸고, 37분에는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헤더 패스를 박진섭(전북 현대)이 쐐기골로 연결하며 짜릿한 3골차 대승을 거뒀다.
득점 외에 인상적인 장면도 나왔다.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은 손흥민은 자신에게 좋은 패스를 전달해 준 이강인과 포옹을 나눴다. 지난 아시안컵 준결승전 전날 충돌했던 두 선수였지만, 이제는 완전히 앙금을 털어내고 다시 하나가 된 모습이었다.
또한 손흥민은 골 세리머니 후 대한축구협회(KFA) 인사이드캠 카메라를 발견한 뒤 달려가 "웰컴백 준호"라고 외쳤다. 최근 중국에서의 오랜 구금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손준호에게 전하는 메시지였다.
손준호는 중국 슈퍼리그 산둥 타이산 소속이었으며, 한국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돼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한국으로 귀국하려다 갑작스럽게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중국 현지에서는 손준호가 승부조작 혹은 뇌물에 연루돼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손준호는 명확한 혐의가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오랜 기간 구금 생활을 해야만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관계자를 현지에 파견하고, 외교부에서도 노력에 나섰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다행히 손준호는 최근에서야 석방돼 자유의 몸이 됐고, 지난 2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손흥민도 골 세리머니를 통해 돌아온 손준호에게 인사를 전했다.
한편 손준호는 27일 자신의 SNS를 통해 "무사히 돌아와 가족들과 편안한 시간을 보내며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며 "오랜 시간 잊지 않고, 관심 가져주시고, 걱정해주신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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