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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수: 더 그레이', 덕질 끝판왕 된 연상호 감독 [ST종합]
작성 : 2024년 03월 26일(화) 12:22

기생수: 더 그레이 제작발표회 / 사진=팽현준 기자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원작의 '공존' 메시지를 담으면서도 한국만의 정서를 담아냈다. 여기에 연상호 감독과 류용재 작가의 상상력을 덧댄 '기생수: 더 그레이'다.

26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이하 '기생수'), 극본 류용재·연출 연상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배우 전소니, 구교환, 이정현, 권해효, 김인권 배우, 연상호 감독, 류용재 작가가 참석했다.

'기생수: 더 그레이'는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생물들이 등장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작전이 시작되고, 이 가운데 기생생물과 공생하게 된 인간 수인(전소니)의 이야기를 그린다.

특히 '기생수: 더 그레이'는 일본 전역을 강타한 인기 만화 '그레이'를 원작으로 한다. 연상호 감독은 작품 출발 시작점에 대해 "저는 애니메이션 감독을 했었다. 애니메이션을 공부하던 학생 사이에서 '기생수'는 유명했다. 저도 원작의 팬이었다. 만화를 좋아하다보면 깊게 빠져들게 되고, 만화의 세계에 빠지게 된다"며 "이 만화 외에 다른 세계는 어떨지에 대해 상상하게 됐다. 만화 '기생수'를 볼 때 일본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한국에선 어떤 일이 일어날까가 '기생수: 더 그레이'의 시작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아이디어를 가지고 '기생수' 작가에게 편지를 보냈다. 이런 아이디어로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니까 작가님이 그걸 재밌어하시더라. '마음대로 해보라'는 메시지를 받아서 거기서부터 기획, 개발을 시작했던거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제 '더 그레이'에 대해선 "류용재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신분을 드러내는 화이트 요원, 신분을 감추고 활동하는 블랙 요원을 합해 탄력적으로 활동한다는 의미에서 '그레이' 팀을 생각했다'며 "원작이 가진 '공존'이라는 주제를 같이 담고 있다. 인긴과 기생 생물 사이에 있는 수인이라는 인물이 회색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원작 '기생수'와 연상호 감독과 류용재 작가 손에서 태어난 이번 작품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을까. 연상호 감독은 "원작 '기생수'는 인간과 인간 외에 생물이 공존이 가능한지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가진다. 마찬가지로 '더 그레이'도 공존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며 "성격이 완전 다른 수인과 하일이라는 인물이 공존해나가는 이야기일 수도 있고, 인간이 공존을 위해 만들어낸, 공존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는 '조직'과 '개인'이 어떤 관계인지 보여주고 싶기도 했다. 작품에 경찰과 조폭, 종교 집단 등이 나온다. 한국 사회에서 여러 집단 속 개인과의 관계를 통해서 '공존'이 어떤 의미인지 전달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원작에선 일본 현지를 바탕으로 기생 생물이 등장한다면, '기생수: 더 그레이'는 대한민국을 바탕으로 한다. 류용재 작가는 "일본 원작을 보면 기생 생물들의 존재가 천천히 알려지면서 그들도 인간에 대해서 알아가는 시간이 걸린다. 근데 한국은 워낙 SNS가 발달돼 있어서 대중 앞에서 기생 생물이 출현하면서 시작한다면, '더 그레이' 같은 팀이 일찍 조직되고, 서로의 존재를 빨리 이해하고 대응할 것 같았다. 원작과는 다른 접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원작과의 차별점을 짚었다.

기생수: 더 그레이 제작발표회 / 사진=팽현준 기자


'기생수: 더 그레이'에서 기생 생물과 공존하게 되는 변종 수인 역을 맡은 배우 전소니는 "너무 익숙하게 알고 있던 제목의 작품이었다. 한국을 배경으로 어떻게 스토리가 이어져 나갈지 궁금했다. 관객의 입장에서 보고 싶었던 이야기이기도 했다"며 "'기생수'라는 기생 생물이 지구에 떨어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새로운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 흥미로웠다. 제가 기생 생물과 공존해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어려운 지점이 있음에도 욕심이 났다. 알 수 없이 흥분되기도 하더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수인과 기생 생물 하이디로 1인 2역 연기에 도전했다. 전소니는 인간 수인을 연기하면서, 동시에 하이디로 목소리 연기를 소화했다. 전소니는 "목소리 연기는 제가 촬영 들어가기 전에 제 나름 생각해본 나름 여러가지 버전들을 녹음해서 여쭤봤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처음엔 하이디에 집중해서 톤을 잡았다. 근데 작품 속에서 기생 생물이 저만 있는 것이 아니니까, 이들이 가진 공통점이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감독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서 조언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연상호 감독은 "수인과 하이디는 F와 T다. 하이디는 '극 T'다. '극 T'의 성향을 가진 인물이 낼 수 있는 목소리라고 생각했다. 수인은 감정도 있고, 인간이기도 하다. 수인과 굉장히 반대편에서 아주 감정이 메마른 하이디를 그렸다. 아주 극과 극의 인물이 한 몸에서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이 이 이야기다. 초월적 '극 T'는 어떤 목소리를 낼 지 궁금했다"고 설명했다.

기생수를 쫓는 설강우 역을 맡은 구교환은 "'기생수'는 좋아했던 작품의 세계관이었다. 그 세계관의 일원이 된다는 건 거절할 수 없다. 심지어 연상호 감독님과 함께 작업한다는 건 적당한 긴장과 즐거움이 있다. 그걸 잊지 못하고 다시 찾아왔다"고 말했다.

원작과 달리 새롭게 투입된 '더 그레이' 팀 요원 최준경 역을 맡은 이정현은 "원작이 워낙 유명하지 않냐. 거기에 감독님이 대한민국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셔서 굉장히 새로웠다. 새롭게 만들어낸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연상호 감독은 "넷플릭스라는 매체가 월드와이드하고, 글로벌하면서 동시에 좀 마니아틱한 부분도 있다. 제가 만화를 굉장히 좋아했던 마니아로서, 넷플릭스를 통해 '기생수: 더 그레이'를 선보일 수 있다는 건 저에게 제 덕질 끝판왕 같은 느낌이 있다"며 "어떻게 보면 작품을 하게 되는 계기는 어떤 작품을 좋아하고, 그것에 대해 빠져들고, 나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덕질의 완성 같다. 이번엔 '최애' 작품에 대한 덕질 끝판왕처럼, '성덕(성공한 덕후)'이 된 느낌이라 남다른 감회"라고 전했다.

'기생수: 더 그레이'는 4월 5일 공개된다. 총 6부작.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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