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이강인이 다시 한번 경기장을 뜨겁게 만들 수 있을까.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펴팀은 2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3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태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중국과 한 조에 속해 1,2차전 모두 승리하며 조 1위에 위치해 있다. 이번 A매치 태국과 2연전 모두 승리해 3차 예선행을 확정하겠다는 의지다.
무엇보다도 이날 가장 뜨거운 관심사는 이강인의 선발 출전 여부다. 선발이 아니더라도 출전 여부 자체에 많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강인은 그간 2023 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 선수단 내부 갈등 논란의 중심이었다. 요르단과 4강전을 앞두고 주장 손흥민과의 충돌 사실이 밝혀졌다.
거세진 비판 속 이강인은 잉글랜드로 날아가 손흥민을 직접 찾아가 사과와 용서를 구했고 손흥민은 그를 맞이하며 끌어안았다. 손흥민은 SNS를 통해 팬들의 용서와 응원을 부탁했고, 이강인 또한 더 나은 축구선수를 넘어 사람으로서의 성장을 약속했다.
황선홍 감독 또한 이를 주시했고, 지난 11일 A매치 소집 명단에 이강인을 포함했다. 황선홍 감독은 "이번에 부르지 않는다면 위기는 넘기겠지만, 다음에 부른다도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두 선수와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 이강인은 직접 사과하고 용서받길 원하고, 손흥민은 그런 이강인을 끌어안고 가야 팀이 화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적으로 감독인 제가 내린 걸정이다"고 발탁 이유를 전했다.
이후 국내 복귀한 이강인은 경기를 하루 앞둔 20일(어제) 훈련에 앞서 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진정으로 사과했다. 그는 "아시안컵 기간 동안 너무 많은 사랑과 관심, 응원을 해주셨는데 그만큼 보답해드리지 못했다. 실망시켜드려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며 “많은 것을 배운 기간이었다. 모든 분들의 쓴소리가 앞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반성을 하게 되는 기간이었다. 앞으로 좋은 축구선수 뿐만 아니라 팀에 더 도움이 되고 모범적인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 대한민국 축구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아시안컵 이후 화두에 올랐던 대표팀 내부 갈등은 봉합됐다. 이제 태국전을 앞둔 황선홍 감독의 선택에 시선이 모아진다. 이강인을 선발로 내세워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단과, 홈팬들 앞에서 진정으로 열심히 축구에 임할 기회를 줄 수 있을지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이강인의 몸상태가 따라줘야 한다. 경기력 자체는 최근 상승세다. 직전 몽페리에전 환상적인 왼발 슈팅을 보여주며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에서의 입지를 더욱 굳혔다.
그러나 가장 마지막까지 뛰며 하루 늦게 대표팀에 합류했다. 파리와 몽페리에전은 한국시각으로 지난 18일 오전 4시 45분 열렸다. 태국전은 그로부터 약 3일 13시간 만에 치러진다. 여기에 장거리 비행으로 쌓인 피로까지 누적된 점을 고려하면 강행군이다.
그럼에도 홈 팬들 앞에서 진정으로 뛰고싶을 이강인이다. 황선홍 감독이 그의 기용을 선택할지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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