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전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이자 US여자오픈 챔피언을 지낸 유소연(34·타이틀리스트)이 필드를 떠난다.
유소연은 오는 4월 19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24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셰브런 챔피언십(The Chevron Championship)을 끝으로 공식 은퇴한다.
셰브런 챔피언십은 LPGA 투어 5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로 2011년 US여자오픈 우승자 유소연이 2017년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의 기쁨을 누린 대회다. 당시에는 ANA 인스퍼레이션이란 이름으로 열렸다. 유소연은 대회 전통에 따라 '포피스폰드(Poppie's Pond)'에 뛰어드는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던, 자신에게 뜻 깊은 추억으로 남아있는 대회를 은퇴 무대로 선택했다.
유소연은 프로 데뷔 후 16년간 LPGA 투어 6승(메이저 2승 포함),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10승(메이저 1승),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1승,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1승 등 통산 18승을 수확했다. 2017년 한국 여자 선수로는 신지애, 박인비에 이어 통산 3번째로 롤렉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올라 19주간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지키기도 했다.
2005년 15세이던 중학교 3학년 때 국가대표로 선발된 유소연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개인·단체 전 금메달을 석권하는 등 아마추어 시절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이어 2008년 KLPGA 투어에 입문해 그 해 스포츠서울-김영주골프 여자오픈에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2009년 두산 매치 플레이 챔피언십에서는 9홀 연장 끝에 우승을 차지하는 등 화려한 퍼포먼스와 수려한 외모로 골프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11년 초청 선수로 출전한 US여자오픈에서 깜짝 우승하며 신데렐라 스토리를 쓴 유소연은 LPGA 투어로 건너가 2012년 LPGA 신인상, 2017년 LPGA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는 등 미국 무대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2020년 6월 한국여자오픈에서 KLPGA 투어 통산 10승을 달성하며 한국선수로는 최초로 5개국(한국·미국·일본·중국·캐나다) 내셔널 타이틀을 석권하는 새 역사도 열었다. 한국여자오픈 우승상금 2억5000만 원을 전액 기부해 당시 코로나19로 힘들어하던 많은 이들에게 큰 위로와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철저한 자기 관리는 물론이고 평소 주변을 돌아보는 데에도 소홀하지 않았던 유소연은 2015년 LPGA 기자단이 선정한 '가장 우아한 선수상'과 2018년 LPGA 동료선수들의 투표로 투어에서 가장 모범적인 선수에게 주어지는 'Williams and Mousie Powell Award'을 수상하는 등 빼어난 실력과 함께 훌륭한 인성을 갖춘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타이틀리스트와 브랜드 엠버서더 3년 계약을 체결한 유소연은 자신의 은퇴 무대인 셰브런 챔피언십에 기존 클럽, 용품에 더해 의류, 모자까지 타이틀리스트를 착용해 나설 예정이다. 셰브런 챔피언십은 유소연에게 자신의 골프 인생을 마무리하는 대회이자 타이틀리스트 브랜드 앰버서더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제2 골프 인생을 시작하는 유소연과 또다른 인연을 이어가게 된 아쿠쉬네트 코리아 최인용 대표는 "유소연 선수와는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시절 때부터 함께해 왔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골프 선수로서의 '실력'은 물론 골프에 대한 '열정'과 '프로페셔널한 자세'는 항상 타의 모범이 되어왔다"며 "은퇴 이후에도 계속해서 한국의 골프발전에 힘쓸 유소연 선수의 제 2의 골프 여정을 타이틀리스트가 함께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유 선수와 함께 대한민국의 열정적인 골퍼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유소연은 "무수히도 많은 대회에 출전을 했는데 은퇴 경기를 앞두고 있다고 생각하니 만감이 교차한다. 은퇴 경기를 치르는 건 내가 사랑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질 수 있었다는 감사함, 그리고 내 꿈을 위해 많은 분들에게 받은 사랑과 응원에 대한 감사함을 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며 "셰브런 챔피언십을 통해 그동안 투어를 함께한 동료들과 팬들에게 감사함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유소연은 "은퇴 시점에 타이틀리스트와 함께 제 2의 골프 여정을 모색할 수 있어 너무 기쁘고 기대된다"며 "골프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운 만큼 앞으로 골프계에 다양한 방면에서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