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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잠든 사이', 미스터리와 로맨스 모두 흘러넘칠 때 [무비뷰]
작성 : 2024년 03월 20일(수) 08:22

당신이 잠든 사이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장윤현 감독의 섬세한 감성이 돋보이는 '당신이 잠든 사이'다. 다만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감정들이 관객에게 흘러넘친다.

20일 개봉하는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연출 장윤현·제작 로그라인 스튜디오)는 교통사고로 선택적 기억 상실을 앓게 된 덕희(추자현)로 인해 행복했던 부부에게 불행이 닥치고, 남편 준석(이무생)의 알 수 없는 행적들이 발견되면서 진실을 추적해 가는 미스터리 로맨스다.

작품은 교통사고 이후 악몽과 선택적 기억 상실을 겪고 있는 덕희로 시작된다. 그런 덕희의 곁을 지키는 준석은 한없이 다정한 남편이다.

덕희는 기억이 돌아오지 않아 불안해하면서도, 자신의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준석이 있어 안심한다.

그러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덕희는 안갯속에 갇힌 기억에 괴로워하고, 자신이 모르는 준석의 면모를 발견할 때마다 흔들린다.

새벽에 몰래 외출하는 준석부터, 작품 집필을 위해 지방으로 간 준석까지. 덕희는 준석의 의미심장한 행동들에 의문을 품는다.

과연 덕희는 기억을 되찾을 수 있을까. 남편 준석의 알 수 없는 행적들은 대체 무엇 때문일까.

당신이 잠든 사이


'당신이 잠든 사이'는 1997년 영화 '접속'을 선보였던 장윤현 감독의 신작이다. 특유의 섬세한 감성을 선보였던 장윤현 감독은 자신의 장기를 '당신이 잠든 사이'에 녹여냈다.

당초 '미스터리 로맨스'를 앞세운 '당신이 잠든 사이'는 추자현과 이무생을 만나 빛을 발한다. 두 사람은 부부 '케미'는 물론, 애틋함과 애절함이 가미된 로맨스 연기를 보여준다.

여기에 미스터리 요소들도 더해졌다. 아내를 사랑하는 모습부터 알 수 없는 행적을 보이는 준석을 연기한 이무생은 스크린 안에서 여러 얼굴을 오간다.

다만 미스터리가 한 꺼풀씩 벗겨지며 드러나는 반전 요소들이 잦은 탓에 오히려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반전의 고점과 저점이 번갈아 이어지지만, 계속된 반전은 오히려 피로감을 안겨준다.

개연성 역시 마찬가지다. 후반부 준석의 행적들에 대한 사연이 드러나지만, 일부 장면들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오히려 덕희가 이를 통해 그려내는 애절한 감정을 이해하는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

또한 극 초반엔 교통사고 이후 선택적 기억 상실로 인해 자신의 삶과 진석과의 첫 만남을 되짚는 덕희가 그려졌다면, 중반부엔 의미심장한 진석이 담긴다. 이어 후반부엔 진석의 행적을 추적하는 덕희의 모습들로 채워지지만, 느린 전개와 반복되는 반전들이 힘을 싣지 못한다.

'당신이 잠든 사이'는 미스터리함 속 숨겨진 멜로의 따뜻함이 있다. 그러나 주인공들의 쏟아지는 감정들은 관객에겐 때론 공감을 얻기 힘들다.

◆ 기자 한줄평 : 롤러코스터도 오래 타면 멀미 나요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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