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황선홍호의 첫 훈련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8일 오후 경기도 고양의 한 호텔에서 소집돼, 오후 4시부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이날 훈련에 참가한 선수는 전체 소집선수 23명 가운데, 17명이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은 이날 훈련 뒤 대표팀에 합류하며,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조규성(미트윌란), 홍현석(헨트)는 19일 대표팀에 가세할 예정이다.
오랜만에 이뤄진 대표팀 소집이고, 주민규(울산 HD), 정호연(광주FC) 등 새로운 얼굴들이 합류했지만, 훈련장의 분위기는 차분했다. 평소 소집일 첫날은 오랜만에 대표팀에서 만난 선수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며 다소 들뜬 분위기이지만, 이날은 웃음끼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아시안컵에서 졸전 끝에 결승 진출에 실패한 한국 축구는 엄청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거센 비판 여론 속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됐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 대한 사퇴 요구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아시안컵 도중 주장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이 벌어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다른 논란이 일었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이강인이 직접 런던으로 찾아가 손흥민에게 용서를 구했지만 여전히 대표팀을 둘러싼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이러한 분위기가 대표팀 첫 훈련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고민이 가장 큰 사람은 팀을 수습해야 하는 황선홍 임시 감독이다. 이날 황선홍 감독은 대표팀 훈련을 15분만 공개했다. 19일에는 아예 비공개로 훈련을 진행할 생각이다. 대표팀이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안정을 찾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평소 대표팀 소집 때 진행되던 하이파이브 이벤트나, 오픈 트레이닝 등도 이번 소집 때는 진행하지 않는다.
황 감독은 "우리가 실망시켜드린 부분을 만회하기 위해서 정말 최선을 다해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과 이야기 해봤을 때 굉장히 부담스러워하고 심적으로 어려워하고 있다"면서 "여기 있는 분들이나 축구팬 여러분들이 우리 선수들이 좀 더 집중해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와 우리 선수들 모두 한마음으로 보답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한편 한국은 3월 A매치 기간 동안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3, 4차전을 치른다. 3차전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4차전은 26일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중국과 태국, 싱가포르와 함께 C조에 편성됐는데, 지난해 11월 중국과 싱가포르를 연파하며 2승(승점 6)으로 조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3, 4차전에서도 모두 승리한다면 조기에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 지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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