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시범경기에서 그간의 의혹을 불식시키고 있다.
이정후는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5경기에 출전해 6안타 1홈런 1도루 3득점 3타점 타율 0.462 출루율 0.533 장타율 0.769를 기록 중이다.
이전부터 호평을 받은 컨택 능력은 확실히 빅리그에 통하고 있다. 표본은 적지만 총 13타석 중 이정후가 당한 삼진은 1개뿐이다. 볼넷은 2개를 얻어냈다. 2스트라이크에 몰린 상황에서도 곧잘 안타를 뽑아내고 있다.
반면 파워는 MLB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예상이 많았다. 엠엘비닷컴(MLB.com)은 앞서 이정후의 빅리그행 소식을 전하며 "이정후의 툴에서는 파워가 빠져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파워 부족에 대한 회의감, 플래툰에 약한 왼손타자가 될 수 있다"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정후는 말 대신 행동으로 자신의 장타력을 선보였다. 지난 1일 이정후는 첫 타석 2루타로 시범경기 첫 장타를 선보인 데 이어 두 번째 타석 홈런포를 터트리며 맹활약했다.
이 홈런 타구의 속도는 시속 109.7마일(약 176.5km)로 127.4m를 비행해 담장을 넘어갔다. 이 타구는 MLB 30개 구장 중 29개 구장에서 모두 홈런으로 연결되는 큰 타구였다. 공교롭게도 홈 구장인 오라클 파크에선 홈런이 되지 못했다.
2루타 역시 99.7마일(160.5km)의 속도를 자랑했다.
엠엘비닷컴은 4일 눈에 띄는 기록 12개를 소개하며 이정후의 홈런과 2루타의 타구 속도를 언급했다. 엠엘비닷컴은 "이정후는 공을 야구장 밖으로 날려버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야후스포츠는 6일 시범경기 데이터를 분석하며 "이정후가 파워를 과시했다"고 밝혔다. 야후스포츠는 "이정후는 중견수에서 잠재적 골드글러브 수상자가 될 수 있고 다재다능하며 훌륭한 컨택 능력을 보유했다고 평가받는다"면서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정후가 MLB 투수 상대로 충분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정후의 109.7마일의 홈런 타구 속도는 그가 최소한 MLB 평균 수준의 힘을 지니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야후스포츠는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 댄스비 스완슨(시카고 컵스), 브라이슨 스톳(필라델피아 필리스)을 언급하며, 이 선수들은 지난 시즌 176.5km 이상의 타구 속도를 만들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정후의 홈런 타구가 그만큼 인상적이었다는 의미다.
야후스포츠는 "이정후는 여전히 자신이 지속적으로 세게 공을 칠 수 있고, 강한 타구를 공중으로 날려버릴 수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면서도 "109.7마일의 폭발은 리그에서 가장 매력적인 선수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선수에게 환상적인 시작"이라 호평했다.
이정후는 KBO리그에서도 중장거리 타자로 시작해 2022년 23홈런을 치며 완전체 타자로 거듭난 바 있다. 빅리그에서도 이정후가 장타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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