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2인조로 재결성한 락카펠라 그룹 투로맨스(김병수, 보이킴)가 17년의 가수 생활을 돌아봤다.
투 로맨스는 27일 신곡 '진달래꽃' 발매를 앞두고 스포츠투데이 사옥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2007년 데뷔한 투 로맨스는 '눈물 고이면' '그대는 그대만은' 등의 곡으로 사랑받았으나, 멤버들이 군에 입대하며 개인 활동에 집중해왔다.
그동안 김병수는 JTBC '히든싱어' 김종국 편에 출연해 준우승을 차지하며 '히든싱어' 콘서트 무대에 섰고, 그룹 트리니티로도 활동했다. 보이킴은 솔로 앨범 '신의 목소리' '처음처럼' 등을 발매했고, 뮤지컬 '바람으로의 여행' '바람이 불어오는 곳' '우리들의 사랑' 등에서 주연으로 활약했다.
두 사람은 지독히도 고단했던 가수 인생을 돌아보며, 이제는 힘들었던 과거를 딛고 굳게 일어서겠다 다짐했다.
먼저 보이킴은 "그동안 앨범을 몇 개 냈나 세봤더니 100개가 넘더라. 히트곡은 없지만 자랑스럽다. 언제든 빛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17년 세월의 길이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갈 길도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항상 불안했다. 투로맨스할 때도, 솔로 활동할 때도 불안했다. 제가 가르쳤던 학생이 저보다 더 잘 되는 걸 여러 번 바라봤다. 17년 동안 그 사람들을 보게 한 건 저도 언젠간 그 길을 갈 수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한다. 다 때가 있다는 믿음이 있다. 그걸 위해서 보낸 17년이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김병수는 "저도 그 시간 동안 많은 시도를 해오면서 앨범도 내고 팀도 해보고 여러 가지 해봤는데 투 로맨스가 항상 마음 속에 있었다. 그 마음들이 모여서 컴백을 해서 잘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보이킴은 "늦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행히 주변에 잘 되신 분들이 옆에 있어서 자랑스럽다. 함께 고생했던 사람이 잘 되고 저희도 그 기운을 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그리는 가수 인생도 전했다. 보이킴은 "히트곡을 무조건 하나는 내서 공연할 때 항상 부르고 싶다. 오프라인 공연이 됐든 온라인이 됐든, 그건 죽을 때까지 이루고 싶은 꿈이다. 김연자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기억 난다. '한 방에 스타가 되셨는데'란 질문에 '이렇게 오느라 40년이 걸렸다'고 하셨다. 저도 그러고 싶다. 그 안에 수많은 노력이 있지 않나. 물론 우리가 어린 나이부터 이승철 선배님처럼 히트곡을 내긴 힘들지만 저도 그러고 싶다"고 바랐다.
김병수는 "요즘 세대, 어린 친구들까지도 저희 곡을 좋아해줄 수 있는 곡들을 많이 하고 싶다. 10대, 20대도 공감할 수 있는 콘서트를 하고 싶다"고 덧댔다.
가수 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기억도 토로했다. 보이킴은 "(같은 소속사였던) 모 아이돌의 콘서트 게스트로 브라질에 갔었다. 근데 다른 스태프들이 없었다. 제가 (아이돌의) 30개 넘는 캐리어를 옮기고, 2주일 동안 직접 아이돌 굿즈를 팔았다. 화장실에서 엄청 울었다. 몇 천만 원 어치를 팔았고 게스트로 무대에도 섰는데 단돈 만 원 한 장 안 받았다. 뼈저린 아픔을 겪고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나서 곡을 쓰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게 내 인생의 바닥이었다 생각했다. 수많은 힘든 일이 있었어도 자존감이라는 걸 지키고 살았는데 무너졌다. 그런 현실이 안타까웠다. 그 이후로 모든 일에 감사하다. 음악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병수 역시 큰 사기를 당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활동하고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모아놓은 돈 3500만 원을 가지고 아는 분을 통해서 김밥집을 했다. 근데 김밥(체인점) 대표가 도박을 해서 문제가 생겼고, 재료를 못 받았다. 재료가 없으니 장사가 안 되고 제 돈으로 메우다 보니까 결과적으로 보증금이랑 재료비도 다 못 받았다. 그때 너무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또 그는 "김밥 포장해서 드리면 '혹시 가수했던 분 아니세요?' 하실 때도 있었다. 그럴 때 한 번씩 현타가 오면서 알아봐주셔서 좋기도 했다. 그럴 때도 항상 노래를 꿈꾸고 있었다"고 덧댔다.
보이킴은 "주변에서 같이 하던 사람들이 잘됐을 때 축하는 하지만 '우리도 고생했는데' 그런 마음들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제는 때가 있다는 마음도 있고, 열심히 해왔으니까 꾸준히 가려고 하는 것 같다. 너무 기대에 부풀지도 않고 맡은 바 일을 열심히 하면 좋은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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