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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피꽃' 왼손잡이 이종원이 오른손잡이가 될 때 [인터뷰]
작성 : 2024년 02월 22일(목) 14:50

밤에 피는 꽃 이종원 인터뷰 / 사진=더블랙레이블 제공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왼손잡이'인 배우 이종원은 '밤에 피는 꽃'에 임하며 '오른손잡이'가 되려 노력했다. 오른손을 사용하는 것은 일종의 연기 스위치가 됐다. 그리고 이종원 자신도 몰랐던 내면의 매력을 찾는 과정이 됐다.

MBC '밤에 피는 꽃'은 밤이 되면 담을 넘는 십오 년 차 수절과부 '여화'와 사대문 안 모두가 탐내는 갓벽남 종사관 '수호'의 담 넘고 선 넘는 아슬아슬 코믹 액션 사극. 이종원은 극 중 능력 이기적인 외모에 능력까지 출중한 'FM' 금위영 종사관 '박수호' 역으로 분했다.

작품은 마지막 회에서 시청률 18.4%로 자체 최고를 경신하며 막을 내렸다.(전국가구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10%도 넘기기 힘든 요즘, 두 자릿수를 넘기며 큰 사랑받았는데 이종원은 "지금도 실감이 안 난다. 이런 시청률을 처음 느껴보기도 하고 사랑을 이렇게나 많이 받은 것도 처음이라..."라며 여전히 떨리면서도 기쁜, 복합적인 감정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높은 시청률 성적표를 받게 된 만큼, 주변 반응도 뜨거웠다. 처음엔 실감을 못했다던 이종원은 "설날에 부모님, 할머니 등 가족 지인들로부터 '잘 보고 있다'며 사진과 연락을 많이 받았다. '너 완전 팬이래'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그때 체감을 했다. 또 설날에 밥 먹으러 갔더니 연세가 조금 있으신 사장님이 절 알아봐주셨다. 그때 또 한 번 실감했다"면서 "새로운 팬층이 생긴 것 같아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종원의 첫 사극 도전이 된 '밤에 피는 꽃'. 현대극과 다르다 보니 워낙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특히 발성에 신경을 썼다는 이종원은 "캐릭터가 단단한 말투기도 하고 멀리까지 나아가는 목소리여야 했다. 감독님과 얘기도 많이 하면서 톤을 맞추기까지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목소리가 '박수호'라는 캐릭터의 성격을 보여주고, 캐릭터의 매력을 배가시킬 수 있는 중요 포인트라는 점 때문이었다.

다른 사극 작품도 많이 참고했다고. 이종원은 "다만 참고 정도고 '수호'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입장이니까, 정말 많은 연습을 했는데 그게 더 도움이 된 거 같다. 더욱이 감독님은 사극도 해보시고 많은 디렉팅 경험이 있으시기 때문에 코칭과 배움을 많이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의상에 대해서도 "'수호'의 정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드러나는 게 종사관복이었다. 다른 한복보다도 비중이 많기도 하고 단단한 친구인 만큼 옷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부단히 노력했다. 소매에 끈이 살짝 풀리기만 해도 끊고 다시 옷을 정돈할 정도였다. 모두가 신경 써서 만든 결과물이다"라고 설명했다.

촬영이 시작되기 3~4개월 전에는 액션스쿨도 다녔다. 이종원은 "생각보다 준비한 게 많았다. 서예, 승마 등도 배웠다. 다른 선배님들은 사극 경험이 있어 익숙하셨는데 저는 처음이다 보니 이런 걸 소홀히 하기엔 말이 안 된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밤에 피는 꽃'을 위해 주로 사용하는 손도 바꾸려 노력했다. 시대적 배경을 위한 디테일이었다. 그는 "원래 왼손잡이인데 활, 서예, 검술 모두 오른손으로 썼다. 과거엔 모두 오른손잡이였지 않나"면서 "오른손을 쓰면서 '수호'에게 이입이 된 거 같다. '수호'에게 진입하는 또 하나의 길이 됐다"고 말했다.

이종원은 극 중 '직진연하남'으로 상대역인 이하늬와 합을 맞췄다. 혹시 나이 차이가 부담스럽지 않았냐는 질문에 이종원은 "나이 차이 보다 '내가 하늬 선배님이랑?' 이런 마음이 더 컸다"면서 "애초에 나이를 생각하기 전에 잘해야겠다란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답했다. 이어 "(이하늬가) 정말 친구처럼 대해주신다. 동생이나 후배처럼이 아니라 먼저 다가와주셨다"면서 현장에서 만난 이하늬의 모습을 회상했다.

또한 "저는 드라마를 보면서 느낀 건데, 누군가는 나이 차이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하시지만 저는 오히려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화'와 '수호'의 모습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둘의 관계에서 오는 애절하고 간절한 감정을 연하남의 올망올망한 눈빛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종원은 처음부터 연기자를 꿈꾼 것은 아니었다. 과거 모델학원비를 내기 위해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면서 SNS를 통해서 모델일을 제안받았다는 그는 이를 시작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첫 시작은 가수 이승환의 '너만 들음 돼' 뮤직비디오(MV)였다.

"만약 하게 되면 바가지 머리에 교정기도 맞춰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전 그게 재미있었어요. 한 번 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촬영하게 됐는데, 바보 같은 모습으로 짝사랑하는 그런 연기더라고요. 뮤직비디오는 이미지컷 위주지만 거기에 대사를 하고 길어지면 연기 아니겠어요?"

당시 뮤직비디오 조감독의 제안으로 첫 회사와 미팅까지 갖게 되면서 본격적인 연기 생활이 시작됐다.

"배우 일을 시작해 지금까지 생각보다 많은 캐릭터를 해봤다고 생각해요. 수많은 캐릭터가 갑자기 생기는 게 아닐고 제 안에 있더라고요. 너무 작아서 못 보는 것뿐, 그걸 찾아서 발견하는 재미가 있어요. 이번에 '수호'의 고집 센 면모도 저에게서 잘 찾아보니 있었어요. '나한테 이런 모습이?' '내가 이런 것도 할 수 있네?'를 배우하면서 느꼈어요. 인간 이종원으로서도 성장하게 되고, 캐릭터에 대한 애착도 생기는 거 같아요."

연기를 통해 내면의 이종원을 만나고 있다는 그는 다음엔 장르물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등골이 서늘한 스릴러 등 보통의 저에게서 보여줄 수 없는 걸 꺼내보고 싶다. 드라마에 열정과 사랑이 생기면서 더 많은 걸 해보고 싶어졌다. 진한 뭔갈 해보고 싶다. 여러 방면에 욕심이 난다"면서 의욕을 드러냈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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