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복덩어리다. 안 데려왔으면 큰일 날 뻔 했다"

김철홍이 대한항공의 복덩이로 등극했다.

대한항공은 27일 오후 2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NH농협 2014-2015 V리그 남자부한국전력과의 맞대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25-22 22-25 23-25 25-20 15-9)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2연패에서 탈출한 대한항공은 10승8패(승점 31)로 3위를 지키는 동시에 선두권 추격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승리의 숨은 공신은 바로 김철홍이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새로 대한항공의 유니폼을 입은 김철홍은 오늘 경기에서 블로킹 6개를 포함해 12점을 올리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최근 김형우의 부상으로 센터진이 약해져 골머리를 앓고 있는 대한항공은 김철홍의 활약으로 위기를 극복해내고 있다.

김종민 감독 역시 "(김)철홍이는 복덩어리다. 안 데려왔으면 큰일 날 뻔 했다. 운동을 하는 스타일이 설렁설렁하는 스타일이라 나한테 많이 혼났는데, 말 잘 듣고 열심히 따라와줘 고맙다"라며 김철홍의 활약에 만족을 표시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철홍은 "이겨서 기분이 좋다. 승리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 같다"라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지금은 대한항공에서 자기 몫을 톡톡히 하고 있는 김철홍이지만, 불과 몇 개월전만 해도 김철홍은 양쪽 무릎 연골 문제로 LIG손해보험에서 웨이버 공시돼 한동안 코트를 떠나 있어야 했다.

은퇴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김철홍의 손을 잡아 준 사람은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이었다.

김철홍은 "6월11일에 웨이버 공시가 됐는데, 그 다음날 연락이 왔다. 그날 나도 다른 일자리를 결정해야 할 때였는데, 시기가 맞게 감독님한테 연락이 왔다. 아직 미련이 많이 남아있어서 '한 번 해보겠다'고 말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김철홍은 또 "부상이 있다 보니 악화되지 않게 잘 보강해서 끌고 가는 중이다. 더 나빠지면 그만둬야 하는데, 지금 이 상태로 충분히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은 시즌에서도 오늘과 같은 활약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6개월 만에 팀의 복덩이로 등극한 김철홍이 남은 시즌에서도 활약을 이어가며 대한항공의 상승세를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필 기자 sp907@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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