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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책임한 대한축구협회·침묵하는 이강인, 이제는 상처 치료할 때 [ST스페셜]
작성 : 2024년 02월 20일(화) 14:22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됐지만, 한국 축구가 아시안컵에서 겪은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상처는 '이강인 논란'이다. 한국 축구의 미래인 이강인과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이 요르단과의 준결승전 전날 충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이와 관련된 논란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누구도 상처를 치료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사태를 수습해야 할 대한축구협회는 이강인과 손흥민의 충돌 사실을 섣불리 인정하며 오히려 상처를 덧나게 하더니, 이후에는 이번 사건에 대한 언급을 피하는 모습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지난 16일 임원회의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두 선수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럴 때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두 선수는 협회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협회 차원에서는 소집을 하지 않는 징계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감독이 선임되면 논의할 부분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젊은 선수들이 더 탄탄한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답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간이 흘러 논란이 가라앉기를 기다리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시간이 약'이길 바라는 것 만으로는 현재의 사태가 수습될 것 같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오히려 두 선수의 충돌 상황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면서 어떤 것이 진실인지를 두고 논란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대로 라면 당장 다음달 재개되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예선전까지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새로 지휘봉을 잡게 될 신임 감독의 부담도 커지게 된다.

이럴 바엔 차라리 협회 차원에서 사태의 진상을 분명히 밝혀 논란의 소지를 없애고, 진상을 바탕으로 적절한 대응을 하는 것이 낫다. 그래야 신임 감독도 부담을 덜고 대표팀의 분위기를 수습할 수 있다.

이강인의 결자해지도 필요하다. 이강인은 충돌 사실이 알려진 뒤 자신의 SNS를 통해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하는데 축구 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죄송스러울 뿐"이라며 "실망하셨을 많은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이번 사건에 대한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고, 이로 인해 추측성 보도가 계속 이어졌다. 이강인은 하루 뒤에야 대리인을 통해 "주먹을 날렸다는 기사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이강인이 탁구를 칠 당시에는 고참급 선수들도 함께 있었고, 탁구는 그날 이전에도 항상 쳐 오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그 외 나머지 내용에 대해서는 다시 입장을 정리해 밝히겠다"고 했지만, 이후 후속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더 이상 논란이 계속되는 것은 한국 축구에도, 이강인에게도 손해일 뿐이다. 현재의 상처를 건드리는 것이 쓰라리겠지만, 그렇더라도 치료를 해야 새살이 돋는다. 대한축구협회도, 이강인도 보다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 줄 때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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