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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로서 부족했다" 축구협회 전력강화위, 클린스만 감독 경질 건의
작성 : 2024년 02월 15일(목) 16:27

사진=권광일 기자

[종로=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회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의견을 모았다.

축구협회는 15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전력강화위원회를 열어 2023 아시안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대표팀 사령탑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 여부에 입을 열었다. 오후 4시 가까이 이어진 회의 결과 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건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게 건의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마이클 뮐러 위원장을 비롯해 정재권 위원(한양대 감독), 곽효범 위원(인하대 교수), 김현태 위원(대전하나시티즌 전력강화실장), 김영근 위원(경남FC 스카우터), 송주희 위원(경주한수원 감독)이 현장에서 참석했다. 지난 10일 자택이 있는 미국으로 돌아간 클린스만 감독은 화상을 참석했다. 이 외에도 박태하 위원(포항스틸러스 감독), 조성환 위원(인천유나이티드 감독), 최윤겸 감독(충북 청주FC 감독) 등 K리그 새로운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감독들이 화상으로 회의 자리에 함께했다.

대한축구협회 정관에 따르면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도자의 해임과 관련해 조언 및 자문을 하는 역할의 기구다. 전력강화위원회 차원에서 직접 감독 경질을 나설 수 없으나, 지난 13일 열렸던 경기인 출신 임원회의와 이번 회의 내용 등을 종합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등 집행부에 보고한 뒤 후속조치가 이뤄졌다.

뮐러 전력강화위원장을 대신해 브리핑에 나선 황보관 기술본부장은 "감독 거취와 관련한 보고다. 오늘 위원회에서는 감독 거취와 관련해서 클린스만 감독이 더 이상 대표팀 감독으로 리더십을 계속 발휘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었고,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전반적으로 모아졌다"고 발표했다.

이어 "클린스만 감독은 지도자로서 팀의 효율과 기준을 제시하는 것에 부족함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있었다. 국내 체류 기간이 적은 근무 태도와 관련해서도 국민들을 무시해왔다. 여러 약속을 지키지 않았으며, 국민들의 신뢰까지 잃었고, 퇴단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대표팀 감독은 내용과 결과가 이슈가 됐었는데 근무태도가 이슈가 되는 것 자체가 더이상 안된다는 비판이 있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예견된 수순이었다. 부임 후 잦은 외유와 유럽파 위주의 점검 및 K리그에 무관심한 태도 등 기존 감독들과 다른 행보를 보였던 클린스만 감독은 팬들의 이어지는 비판 속 자신의 기조를 이어갔다. 부임 후 5경기 만에 승리를 거둔 뒤 6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이어갔음에도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그리고 지난달 클린스만 감독은 카타르 아시안컵을 통해 본격적인 첫 시험대에 올랐다. 대회 전부터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유럽 무대에서 정상급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선수들이 대거 포함된 역대급 전력을 앞세웠다. 클린스만 감독은 계속해서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췄고, 모든 것은 결과를 본 후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처참한 결과만 낳은 채 대회를 마감했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이면서 기대를 모았지만 매경기 아쉬운 경기력만 보여줬다. 조별리그 1차전 바레인전 3-1 승리를 제외하면 4강까지 1승 4무 1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더불어 6경기 전경기 실점으로 흔들리는 수비력을 잡지 못했고, 손흥민, 이강인 등 주축 공격수들을 향한 상대 집중 견제를 풀어내지 못했다.

전술적으로 무능함을 보여준 클린스만 감독은 요르단전 후 사임 의사가 없다고 밝히며 한국으로 돌아와 아시안컵에 대한 후속 조치와 평가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선수단과 함께 돌아왔던 그였지만, 10일 자택이 있는 미국으로 돌아가 팬들의 분노를 키우기만 했다.

여기에 선수단 내 갈등 문제까지 터졌다. 영국 매체 '더 선'은 손흥민과 이강인이 대회 도중 다툼이 있었다고 보도, 대한축구협회가 이례적으로 이 사실을 빠르게 인정해 논란은 일파만파 커져갔다.

아시안컵 일정이 모든 끝난 가운데 그 여파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모든 권한을 갖고 있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게도 책임의 화살은 향하고 있다. 무능한 감독을 선임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맡았던 그는 카타르와 요르단의 아시안컵 결승전 참관 후 비밀리에 입국했고 아직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침묵 중인 그를 향한 원성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몽규 회장은 이날 전력강화위원회 회의 후 모든 내용을 보고 받은 뒤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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