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극장가 대목으로 불리는 명절 연휴 개봉작들이 주춤했다. 2024년 설 연휴 승기는 1월 개봉작 '웡카'와 '시민덕희'에게 돌아갔다.
1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설 연휴(9일~11일) 주말 박스오피스에선 '웡카'가 52만2183명의 선택을 받으며 누적 158만5134명으로 1위를 수성했다.
2위는 설 연휴 직전 역주행에 성공한 '시민덕희'였다. '시민덕희'는 35만3649명이 관람하며 누적 138만3465명을 기록했다.
이어 대체 공휴일이었던 설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12일 역시 '웡카'가 22만8311명의 선택으로 13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누적 관객수는 181만3445명이다. 2위는 '시민덕희'가 10만4974명의 선택으로 누적 148만8441명이 됐다.
그러나 정작 설 연휴 대목을 노리고 개봉한 영화 '도그데이즈' '데드맨' '소풍'의 성적표엔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주말 기준 설 연휴 개봉작 중 가장 최고의 성적을 낸 작품은 '도그데이즈'다. 다만 '도그데이즈'는 3일간 15만2856명의 관객을 모으며 누적 관객수 21만8377명에 그쳤다. 1위인 '웡카' 관객수의 절반도 안되는 수치다. 뒤를 이어 '데드맨'은 14만7963명을 모았으며, '소풍'은 9만8064명이다.
그동안 극장가에선 명절 연휴를 대목으로 꼽았다. 그러나 팬데믹의 영향 탓이었을까. 연휴 특수성을 노리고 개봉하던 대작들이 줄줄이 흥행 참패를 노리며 이젠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됐다.
특히 지난해 설 연휴 개봉한 영화 '교섭'과 '유령'은 각각 누적 관객수 172만명과 66만명을 기록하며 뼈아픈 성적표를 받았다. 추석 극장가 역시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1947 보스톤' '거미집' 등이 손익분기점을 넘는데 실패했다.
지난해 대작으로 기대받던 작품들이 연이어 흥행에 실패하며 올해 설 연휴엔 중소 규모의 작품들끼리 경쟁하게 됐으나, 이 또한 외화인 '웡카'의 강세로 아쉬움을 삼키게 됐다.
더불어 극장가는 연휴 정주행을 노리고 공개되는 OTT 작품들과도 경쟁하고 있다. 이번 설 연휴엔 디즈니+ '킬러들의 쇼핑몰' 넷플릭스 '살인자o난감'이 전 회차 공개되며 극장가와 승부를 벌였다.
이젠 명절 연휴 특수를 노린 개봉작들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역주행 작품에 더해 외화, OTT 공개작들과 경쟁하게 된 한국 영화들이 어떤 해답을 찾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