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황야' 마동석의 선택과 집중은 옳았다. 넷플릭스 1위를 기록하며 K-액션을 전파 중이다. "더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 그의 큰 크림이 기대되는 이유다.
넷플릭스 영화 '황야'(감독 허명행·제작 클라이맥스 스튜디오)는 폐허가 된 세상, 오직 힘이 지배하는 무법천지 속에서 살아가는 자들이 생존을 위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마동석은 극 중 사냥꾼 남산 역을 맡았다. 지진으로 폐허가 된 세상에서 짐승을 사냥하며 생존하는 인물로, 모든 무기를 능수능란 다루는 모습을 열연했다.
특히 작품은 아포칼립스 세계관 속 생체실험으로 변이 된 인간, 마동석표 액션과 유머코드가 어우러져 넷플릭스 글로벌 톱 10 비영어 영화 부문 1위를 기록했다. 공개된 지 하루 만에 이룬 성과다.
마동석은 우선 1위를 한 것에 대해 "운이 좋고 감사하다. 하지만 이렇게 빠르게 1위를 한 이유는 전혀 모르겠다. 이런류의 오락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어진 예산이 있고, 거기 안에서 이런 기획이 있을 때 어떻게 충실하게 재밌게 만들어낼까 고민한다. 타깃층을 노려놓고 만들다기보다는 이런 액션 영화를 좋아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순식간에 1위를 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전화는 많이 받았다. 한국뿐만 아니라 여러 스튜디오 감독들, 배우들 모두 이메일도 많이 오고 축하한다는 반응이 있더라"고 웃었다.
마동석은 "'황야'는 스토리 위주라기보다 액션을 보여주기 위한 엔터테이닝 요소가 강조된 게임 같은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액션만 나오는 영화보다 스토리가 들어있는 영화를 좋아하지만 이런 영화도 엔터테이너로서 의미가 있다 생각해 제작사와 의논했다"고 밝혔다.
'황야'의 스토리 단계를 설명하기 시작한 마동석은 "원래 각 인물들의 과거, 드라마, 연결 고리들 등 디테일한 내용이 있었다. 하지만 액션을 넣고 보니까 영화가 3시간이 넘을 것 같더라. 불친절하더라도 액션으로 달려 나가기 위해 많이 쳐냈고, 액션 위주로 디자인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역시 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울이란 세계관을 공유한 바다. '황야'를 본 시청자들은 기시감이 든다는 평이 나오기도. 마동석은 "서울이 배경인데, 같이 남산타워가 나온다로 생각하면 좋겠다. 황야가 먼저 개봉했으면 어땠을까 싶더라"고 웃었다. 이어 "지질학적 세계관은 같을 수 있다. 인간, 도덕적, 가치관 세계관이 있을 수 있는데 꼭지점에서 기획을 같이 시작한 거다. 저희는 오락적 액션물을 만들어 보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에선 호불호 반응이 있는 건 사실이다. 마동석은 이런 반응을 인정하며 "개인 취향이지 않나.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 분명 마동석은 액션을 해야 하는데 저건 재미가 없다 할 수도 있다. 서사를 진득하게 넣었는데 클리셰 하다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황야를 만들면서 모든 걸 가져가려고 했으면 마이너스 요소가 컸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솔직히 전했다.
마동석은 '황야' 각색에 참여했다고 한다. 그는 "싸이파이 액션물에 랩틸리언(파충류 인간)들이 나오는 원안이 있었다. 그걸 작가한테 주고 시나리오를 쓰고 다시 받아 제가 고친 거다. 중간 대본에는 이준영, 이희준가 마은 캐릭터의 생성기, 남산의 딸 이야기 등이 시나리오에 있었는데 액션까지 넣으면 3시간이 넘더라. 오락 액션물로 가기 위해 다 빼게 됐다. 만약에 드라마였다면 이런 이야기를 담았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황야' 속 액션은 빠르고 강렬했다. 마동석 특유의 맨손 액션 총, 마체테까지 화려한 액션 시퀀스는 감탄을 안기기도. 마동석과 오랜 시간 함께한 무술감독 허명행의 연출감을 확인할 수 있던 대목이다.
허명행 감독은 자신의 첫 연출작 '황야'에 출연한 마동석에 대해 "드웨인 존스 능가하는 액션스타다. 세계에 알리고 싶었다"고 두터운 신뢰를 드러낸 바 있다. 마동석은 이러한 칭찬을 듣자 "고맙다. 부끄럽진 않다는 소리이니 고맙게 생각한다"고 못내 쑥스러워했다.
마동석도 역시 허명행 감독에 대한 무한 신뢰를 표현했다. 마동석은 "연출을 해도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했다. 액션동작 하나에 드라마 서사를 담을 수 있는 감독이다. 개인적으로 큰 믿음이 있다. 또 이게 시작이지 않냐. 나중에 전 세계 사람들이 더 열광할 만한 아주 좋은 영화를 만들거라 믿는다. 저랑은 거의 오랜 시간 동안 전쟁을 마치 10번 같이 갔다 온 동생이다. 허명행 감독은 태권도 선수 출신이고 저는 복싱 선수 출신이라 종목이 달라 시너지가 있어 재밌다"고 전했다.
허명행 감독이 말하는 마동석 액션의 세계화에 대해서도 높은 가능성을 확신했다. 마동석은 " CG 등 자본투입에 따른 장면 매력이 큰 판타지 액션은 외국이 훨씬 잘하지만, 맨손 액션 부분에선 홍콩이나 한국 액션팀이 오히려 경험이나 노하우가 있다"고 봤다.
극 중 하이라이트 마체테 액션을 꼽으며 "굉장히 복잡했다. 좁은 공간에서 와이어와 카메라가 엉킨 틈에서 액션을 해야 했다. 통액션을 2일 안에 다 찍었는데 할리우드에서 놀라더라. 4주 정도 예상한 거다. 카메라 동선을 맞추고 하는 부분 등 기술적인 부분에서 한국 쪽이 훨씬 뛰어난 거다. 할리우드 쪽에서 의뢰가 많이 들어오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액션에 대한 마동석의 애정은 남다르다.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겼어도 재활을 하며 꾸준히 자신을 연마한다. 그의 인생은 연기, 액션, 복싱으로 흘러가고 있단다. 마동석은 "새로운 것들을 구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조금 더 큰 예산으로 '황야'를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 '황야'의 세계관으로 말이다. 나이 먹기 전에 더 해보고 싶은 액션은 많이 있다. 크게 한 번 보여주고 싶다. 한국 말고 외국에서 사이즈 큰 액션으로 계약된 게 있다"고 귀띔했다.
마동석은 "지속적으로 한국 액션을 보여주고 싶다. 한국도 좋은 것을 많이 만드는데 아직도 본거지는 할리우드라고 생각하지 않나. 우리나라도 메이저리그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액션은 본거지처럼 만들 수 있다. 그런 날이 좀 와서 할리우드 배우들도 우리나라 와서 액션 영화를 찍을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올해 '범죄도시4' 개봉을 앞두고 있는 마동석이다. "뼈를 갈아 넣어 만든 거고 베를린 출품작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블라인드 시사 점수는 그간 '범죄도시' 시리즈보다 높게 나왔다. 4월쯤에 개봉하려고 하는데 관객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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