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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맨', 사라진 바지 사장·남은 건 또 정치싸움 [무비뷰]
작성 : 2024년 02월 07일(수) 08:44

데드맨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바지 사장'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앞세운 '데드맨'이지만, 그저 그런 정치판 이야기로 흘러갈 뿐인 '데드맨'이다.

영화 '데드맨'(연출 하준원·제작 팔레트픽처스)은 이름값으로 돈을 버는 일명 바지사장계의 에이스 이만재(조진웅)가 1천억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 후, 이름 하나로 얽힌 사람들과 빼앗긴 인생을 되찾기 위해 추적에 나서는 이야기다. 7일 개봉한다.

작품은 '바지 사장'이 직업인 이만재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돈을 받고 자신의 '이름'을 판 이만재는 '스포텍'이라는 스포츠벤처기업의 바지 사장이 된다.

다만 이만재는 곧 태어날 자신의 아이를 위해 '스포텍'을 마지막으로 바지 사장계를 떠날 준비를 한다.

그러나 '스포텍'을 향해 세무조사가 들어오고, 이만재는 잠시 중국으로 몸을 숨긴다. 그러던 사이 한국에서 이만재는 1000억원을 횡령했다는 누명을 쓰게 되고, 중국 사설 감옥에 갇힌다.

이미 사회적으로 죽은 사람이 된 이만재는 정치 컨설턴트 심여사(김희애)의 도움으로 다시 한국에 돌아오게 되고, 자신을 매장한 배후를 찾아 복수를 결심한다.

데드맨


'데드맨'은 '바지사장'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앞세웠다. 이름을 빌려주고 돈을 받는다는 바지사장 세계에서 에이스로 꼽히는 이만재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는 중국 사설 감옥 등이 등장하며 살벌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그러나 이는 초반부까지다. 심여사가 등장한 뒤 '포스텍'을 둘러싼 정치 싸움과 엮이게 되며 이야기는 급 속도로 힘을 잃는다. 호기롭게 출발한 바지 사장 소재는 어느새 여 타 정치물과 다를 바 없이 그려진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만재는 '포스텍'으로 인해 아버지를 잃은 공희주(이수경)와 함께 복수에 나서지만, 정치판과 엮이기 시작하며 긴장감이 식어버린다. 모두가 아는 정치 뒷돈 싸움, 부패 권력, 숨겨진 실세 등의 소재가 착실하게 등장한다.

심지어 짜릿한 복수극이나 '숨멎' 추적극이라기엔, 인물들의 대사를 통해 상황들이 나열되며 내용을 쫓아가기 다급해진다. 상황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닌, 대사를 통해 전해지는 사건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집중력을 잃게 만든다. 고전 문학과 음란물을 비교하거나 유명인들의 명언을 빌린 대사 역시 그다지 와닿지 않는다.

이로 인해 내로라하는 배우 라인업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잘 나가던 바지 사장계 에이스에서 사망한 횡령범이 된 이만재를 연기한 조진웅과 비밀을 지닌 정치 컨설턴트 심여사 역의 김희애는 작품에 충실하지만, 캐릭터와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해 아쉽다. 러닝타임 108분, 15세 관람가.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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