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한국이 연장 혈투 끝에 호주를 꺾고 아시안컵 4강에 진출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한국시각)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호주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16강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 이어 8강 호주전에서도 연장 혈투 끝에 승리를 거둔 한국은 극적으로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이 아시안컵 4강에 진출한 것은 지난 2015년 대회(준우승) 이후 9년 만이다.

9년 전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호주에게 당했던 패배도 되갚았다. 당시 한국은 호주와 결승전에서 만났지만, 연장전까지 가는 승부 끝에 1-2로 석패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설욕에 성공했다.

4강에 진출한 한국은 오는 7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준결승전을 치른다. 한국과 요르단은 지난달 20일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맞붙었으며, 당시에는 2-2로 비긴 바 있다.

반면 호주는 승리를 눈앞에 두고도 후반전 추가시간과 연장전에 연달아 실점하며 패배의 쓴맛을 봤다.

이날 한국은 조규성을 최전방에, 손흥민과 이강인, 황희찬을 2선에 배치했다. 황인범과 박용우가 중원에 자리했고, 설영우와 김영권, 김민재, 김태환이 포백을 이뤘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호주는 미첼 듀크와 크레이그 굿윈, 마틴 보일이 공격진에 자리했다. 키아누 배커스와 코너 멧커프, 잭슨 어빈이 미드필드진에 포진했고, 아지즈 베히치, 해리 수타, 카이 롤스, 너새니얼 앳킨슨이 수비 라인을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매튜 라이언이 꼈다.

먼저 기회를 잡은 팀은 호주였다. 전반 18분 박용우의 실수를 틈타 굿윈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슈팅을 시도했다. 다행히 한국은 조현우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한숨을 돌린 한국은 전반 20분 김영권의 환상적인 스루패스가 황희찬에게 연결됐지만 호주의 육탄수비에 막혀 아쉬움을 삼켰다. 31분에는 이강인의 패스 이후 설영우가 중앙으로 연결한 공을 황희찬이 득점으로 연결했지만, 앞선 상황에서 설영우의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아쉬움을 삼켰다.

기회를 살리지 못하자 다시 위기가 왔다. 한국은 전반 42분 우리 진영에서 황인범의 패스미스로 위기를 맞았다. 기회를 잡은 호주는 앳킨슨의 크로스를 굿윈이 슈팅으로 연결하며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전은 한국이 호주에 0-1로 뒤진 채 종료됐다..

동점골이 필요한 한국은 후반전 들어 더욱 거센 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호주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오히려 호주의 반격에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한국은 조현우의 선방과 호주의 골 결정력 부족으로 힘겹게 위기를 넘겼다.

한국은 후반 24분 조규성을 빼고 이재성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31분에는 황인범 대신 홍현석 카드를 꺼냈다. 그럼에도 점수가 나오지 않자 39분에는 수비수 김태환 대신 양현준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한국의 노력은 후반 추가시간 빛을 발했다. 추가시간 6분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유도했다. 키커로 나선 황희찬이 골망을 흔들면서 스코어는 1-1이 됐다. 결국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기세를 탄 한국은 연장전에도 공세를 이어갔다. 연장 전반 14분 황희찬이 유도한 프리킥을 손흥민이 득점으로 연결하며 2-1 역전에 성공했다. 호주는 설상가상으로 황희찬에게 거친 태클을 한 에이든 오닐이 비디오 판독(VAR) 끝에 퇴장을 당하며 수적 열세에 처했다.

한국은 연장 후반 들어 박용우 대신 박진섭, 황희찬 대신 오현규를 투입하며 그라운드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남은 시간 1골차 리드를 지킨 한국은 2-1 짜릿한 역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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