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야마모토와 상대해보고 싶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앞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미국으로 출국하며 각오를 밝혔다.
이정후는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출국했다.
이정후는 2023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의 문을 노크했고, 지난해 12월 15일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505억 원)의 계약을 체결하며 당당한 메이저리거가 됐다.
이정후의 계약은 지금까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에 진출한 한국 선수 가운데 최고 규모이다. 또한 2027시즌 종료 후 옵트아웃 계약도 포함돼 있어,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더 좋은 계약을 할 수 있는 문을 열어뒀다.
또한 이정후를 영입한 샌프란시스코는 김하성과 고우석이 소속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영입한 LA 다저스 등과 함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소속돼 있다. 이정후와 이들 간의 맞대결 역시 야구팬들에게 좋은 볼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난 이정후는 "이제 실감이 나는 것 같다. (이전에는) 항상 팀원들과 함께 (스프링캠프지로) 출국했는데, 오늘은 혼자 출국하게 됐다"고 빅리그 도전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스프링캠프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콧데일에서 2월 중순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정후는 그보다 먼저 미국에 들어가 새 시즌을 준비한다.
이정후는 "한국에서 할 수 있는 훈련들은 다 했다. 이제 밖에서 하는 기술 훈련만 남았는데 따뜻한 데 가서 빨리 하고 싶은 생각이 컸다"고 일찍 출국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구단에서 시설을 쓸 수 있게 해준 다고 한다. 내일부터 바로 구단 시설에서 훈련할 생각"이라면서 "마음가짐은 거의 실전에 가깝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야구만 하면 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초대형 계약을 하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하는 만큼 한국과 미국, 모두에서 이정후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하지만 이정후는 구체적인 목표를 잡기 보다는 적응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이정후는 "아직 팀원들을 못 만나봤고 훈련 시설도 잘 모른다. 가서 먼저 경험해보고 익히고 싶어서 일찍 출발하게 됐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응이라고 생각한다. 적응을 잘하는 것이 최우선이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정후는 또 "새로운 동료들과 야구를 해야 되는 상황이다. 내가 먼저 다가가서 친해지려고 노력을 해야 한다"며 "캠프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동료들을 만나고, 새로운 시설에서,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하고 연습을 하게 되면 더 와 닿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정후보다 먼저 미국으로 출국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빅리그에서 이정후와의 만남을 고대하며 "봐주지 않고 (타구를) 잡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정후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 경기 할 때는 사적인 감정을 빼고 선수로서 하는 것이기 문에 나 또한 형이 치는 것은 이빨로 라도 잡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도 "형이 좋은 성적을 거둘 일만 남았다. 중요한 (FA) 시즌을 앞두고 있는데 아프지 않고 잘해서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보냈다.
김하성에게 들은 조언도 소개했다. 이정후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공을 보게 될 것이니 느껴 보라고 조언을 해줬다"면서 "빨리 가서 느껴보고 싶다. 태어나는 처음 보는 공이라고 표현을 한 만큼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빅리그에서 상대해보고 싶은 투수로는 야마모토(LA 다저스)를 꼽았다. 야마마토도 이번 겨울 포스팅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의 라이벌인 LA 다저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가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속한 만큼, 두 선수의 맞대결도 성사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후는 "국가대표팀에서 상대해 봤지만, 리그에서 만났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일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이정후는 "또 다른 도전을 하게 됐다. 많이 기대해 주시는 만큼 그 기대에 보답해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한국에서 보였던 모습처럼 미국에 가서도 그런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