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재벌 3세를 사칭해 30억대 사기극을 벌인 전청조가 징역 15년형을 받았다.
전청조는 최후진술서 반성의 뜻을 밝히면서도 전 연인이자 전 국가대표 펜싱선수 남현희를 또 한 번 언급했다. 3차 대질조사에선 남현희를 향한 사랑을 호소하며 대성통곡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남현희는 사기 공모 의혹을 벗기 위해 철저히 외면하는 상반된 반응을 보여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달 31일 검찰은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김병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사기·공문서위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청조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전청조가 범행을 자백하고 있으나, 범행 목적이 억대의 피해금을 통한 호화 생활인 점, 피해 회복 가능성이 희박한 점, 경제적·정신적 피해 지속 가능성이 높은 점을 들며 "엄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청조는 최후 진술에서 자신을 향한 '희대의 사기꾼'이란 비난을 인정하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피해 회복을 하겠다. 약속드리겠다. 반성하고 또 반성한다"고 하며 울먹였다.
남현희도 언급했다. 전청조 변호인은 "범행으로 취득한 이익의 대부분이 남현희에게 귀속됐다"며 "남현희에게 상당한 재산을 돌려받는 것이 피해자들의 피해를 회복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여자인 전청조가 가슴 절제술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남현희를 향한 연모의 감정이 커져 자신의 가슴까지 도려낸 바보 같은 행위를 했을지언정 괴물은 절대 아니"라고 해명했다.
전청조는 당초 남현희의 재혼 상대였다. 특히 파라다이스호텔의 숨겨진 후계자이자 막대한 부를 가진 재벌3세로 소개돼 빠르게 주목받았다. 하지만 엄청난 관심은 비난으로 돌아섰다. 전청조가 신분을 속이고 투자 강연 등을 통해 약 30억원 편취했다는 사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부터다.
경호팀장 이 씨는 전청조와 공모해 사기 범죄 수익 약 21억 원을 송금받아 관리하고 이 중 약 2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함께 구속 기소된 이 씨에겐 징역 7년이 구형됐다.
남현희도 공범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는 수차례 관련 조사에서 통장 입출금, 선물 받은 고가의 명품, 외제차 등에 대해 "나는 (사기에 대해) 몰랐다"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남현희는 전청조와 선을 그으려 했지만, 전청조는 달랐다. 지난달 31일 채널A '강력한 4팀' 보도에 따르면 3차 대질조사에서는 두 사람의 사기 공모 여부 규명이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당시 전청조는 접견실에 들어오자마자 자신의 변호인과 하이파이브를 치거나, 남현희를 향해 "예뻐져서 몰라보겠다"고 말했다고. 남현희가 자신과 떨어져 앉자 "자리를 바꿔달라" 항의했다고 전해졌다. 남현희가 같이 앉기를 거절하자 전청조는 대질조사를 거부하기까지 했다.
다시 재개된 조사에선 전청조가 "아직 남현희를 사랑하는데 좋아하는데 이렇게 마주 앉아 조사를 받는 게 너무 힘들다. 사랑해서 미치겠다"며 돌연 대성통곡까지 했다고.
남현희가 공모로 고소된 사건은 총 3건으로 피해액은 약 10억 원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는 사건 발발부터 현재까지 무고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너무나 상반된 양 측의 반응이다. 남현희가 공모 혐의를 벗을 수 있을지 예의주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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