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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만치니 감독, 조현우 선방쇼에 라커룸으로 '칼퇴근'
작성 : 2024년 01월 31일(수) 04:39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 / 사진=Gettyimages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조현우의 선방쇼가 로베르토 만치니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 감독을 라커룸으로 들여보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연장전까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이날 한국은 후반전을 시작하자마자 사우디아라비아 공격수 압둘라 라디프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이후 후반전 45분이 지날 때까지 동점골을 만들어내지 못하며 패배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8분 조규성이 설영우의 헤더 패스를 받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이후 승부차기에서는 조현우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세 번재 키커 사미 알나헤이, 네 번째 키커 압둘라흐만 가리브의 슈팅을 연달아 막아내며 승리의 9부 능선을 넘었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만치니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 감독은 홀로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한국은 네 번째 키커로 나선 황희찬이 골망을 흔들며 아시안컵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만치니 감독은 과거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이탈리아 대표팀 등을 이끌었던 세계적인 지도자다. 이번 아시안컵에 참가한 사령탑 중에서도 가장 높은 명성과 몸값을 자랑한다.

다만 이날의 만치니 감독은 명성에 걸맞지 않은 모습이었다. 선제골을 넣고 앞선 상황에서 지나치게 1골을 지키는 것에만 집중하다가 오히려 경기의 흐름을 내줬고, 이는 추가시간 조규성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는 빌미가 됐다. 뒤늦게 다시 정상적인 흐름으로 경기를 펼치려 했지만 이미 그라운드의 분위기는 한국으로 넘어간 뒤였다.

무엇보다 아무리 패색이 짙은 상황이더라도 승부가 결정되지 않은 장면에서 혼자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것은 팀의 수장다운 모습이 아니었다. 16강 탈락이라는 결과에 대한 실망이 컸겠지만, 감독답지 않은 행동임이 분명했다.

다잡았던 아시안컵 8강행 티켓을 놓친 사우디아라비아는 만치니 감독의 돌발 행동까지 나오면서 상처 속에 이번 대회를 마감하게 됐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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