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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산' 류경수, 솔직하고 진실되게 [인터뷰]
작성 : 2024년 01월 30일(화) 08:00

선산 류경수 /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거짓말' 없이 솔직하기에 진실되다. 어느 때보다 강렬한 캐릭터였지만, 오롯이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어낸 '선산' 류경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선산'(극본 연상호·연출 민홍남)은 교수 임용을 앞둔 윤서하(김현주)가 존재조차 잊고 지내던 작은아버지의 죽음 후 남겨진 선산을 상속받게 된 후 불길한 일들이 연속되고 관련된 비밀이 드러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류경수는 극 중 윤서하의 이복동생 김영호 역을 맡았다. 윤서하 주변을 맴돌며 선산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그를 두렵게 만드는 인물이었다.

선산 류경수 / 사진=넷플릭스 제공


"상대에게 두려운 존재가 되려면 어떻게 표현하는 게 효과적일까 고민했다. 시청자들이 어떻게 볼지 긴장된다"고 운을 뗀 류경수다. 그가 보여준 김영호의 모습은 예민하고, 어둡고, 처연했다.

류경수는 "제가 했던 캐릭터들 중 고난도였다"며 "피부로 와닿는 것들이 없어 너무 어려웠다. 고민하다가 이 인물이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부분들이 있어 '무리에서 탈락된 야생동물'의 느낌을 주면 어떨까 싶었다. 경계도 심하고, 외로움도 많을 것 같았다.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 사회나 일상에 속해있지 못하고, 오랜 기간 고립된 최소한의 삶만 영위하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뒤틀린 치아, 덥수룩한 수염과 머리 등 강렬한 비주얼은 고민의 결과였다. 류경수는 "분장 시간은 2시간 가까이 걸렸다. 선산을 자기 것이라 주장하는 것뿐인데, 윤서하는 무서워서 도망간다. 무조건 도망가는 건 윤서하가 이상해지는 지점이 되지 않나. '말 시키지 마세요'라는 비주얼로 보여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청자 입장에서 '이상하다. 김영호가 어떻게 뭘 할지를 모르겠다'는 예측불가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혼자서 넓은 공터에서 제사를 지내는 장면이 있다. '쟤 저기서 왜 저러는 거지?' '허공에 두고 누구한테 얘기를 하는 거지?'라는 등의 느낌을 주고 싶었다"며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느낌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런 표현들이 캐릭터로서 필요했다. 선량하게 다가간 건데 오해에 여지를 주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선산 류경수 / 사진=넷플릭스 제공


류경수는 인터뷰 내내 '선산' 속 김영호 캐릭터가 '고난도'였다는 점을 얘기했다. 그는 이뿐만 아니라 다수의 연상호 작품에서 유독 색채 짙은 역할을 소화한 바다. 쉽지 않은 길을 가는 배우라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류경수는 "김영호란 캐릭터를 할 때 나에게 가까운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좀 더 다를까가 중요했다. 전체를 봤을 때 김영호를 바라보는 주변 인물들의 리액션을 생각하고, 여러 번 꼬아보고 반대로 생각해보려고도 했다. 제 나이 또래에 쉽게 해 볼 수 없는 캐릭터를 경험하게 됐다는 건 좋은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렬한 역할만 한다는 말도 맞는 말이라 생각한다. 강렬한 역할을 했는데 좋았다, 별로였다는 평도 받아들인다. 개인의 취향이 다르지 않냐. 제가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면 된다"고 자신했다.

선산 류경수 / 사진=넷플릭스 제공


그간 '지옥' '구미호뎐1938' '글리치' '정이' 등 장르물에서 활약한 류경수다. 작품 선택 기준이 있을까. 류경수는 "단순하다. 제가 재밌어야 한다. 후에 일을 생각하는 것보다 재밌으면 한다. 작품으로 거짓말하면 안 되지 않냐"며 진심을 내보였다.

그의 진심은 시청자, 관객에게도 통했다. SNS, 커뮤니티 등에선 '선산' 속 배우들의 연기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류경수는 "연기할 때마다 너무 어려운 것 같다"고 한다. 그는 "선배들은 어떻게 어떤 마음으로 하실까 궁금하기도 하다. 항상 결과에 만족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누가 시키는 대로 하면 그건 내 연기가 아니다. 나이가 10년 더 많으면 경험이 많으니 잘할 수 있을까도 아닌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류경수는 "이걸 버텨야 된다는 확신이 없지 않나. 안 될 수도 있는데 어떡하지라는 생각도 있었는데, 칭찬이 중요한 것 같다. 잘한다 잘한다 소리를 해주니까. 파이팅처럼 느껴진다. 그 힘으로 버틸 수 있지 않나 싶다"고 차분히 말했다.

"긴장이 많이 됐어요.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저의 캐릭터 만들기 과정, 고민들이 제 인생에선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에는 별거 아닌 것일 수도 있지만. 평생 맡아볼 수 없는 역일 수도 있잖아요. 특히 제 나이대에 했다는 것, 끝까지 완주했다는 점이 제 자신한테 가치가 있어요"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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