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닥터슬럼프' 박형식, 박신혜가 학창시절 원수에서 서로를 이해하는 유일한 친구가 됐다.
28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닥터슬럼프'(극본 백선우·연출 오현종)에서는 주변에 마음의 병을 고백하며서 자신의 병을 인정한 남하늘(박신혜)의 모습이 그려졌다.
잘 나가던 성형외과 의사 여정우는 의료사고 이후 몰락해 옥탑방으로 이사하게 됐다. 그러나 그 집은 고등학교 시절, 전교 1등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남하늘의 집이었고 두 사람은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원수처럼 투닥거렸다.
여정우는 집을 나가고 싶었지만 100억대 손해배상 소송으로 인해 모든 걸 날린 상태였고, 결국 얌전히 옥탑방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다만 집안으로 들어가는 그의 뒤로 수상한 검은 남자 형체가 포착됐다. 여정우의 집을 배회하던 남자는 현관 앞 센서등이 켜지자 화들짝 놀라 도망쳤고, 이를 본 여정우는 나갔지만 남자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날이 밝고 여정우는 다른 집을 알아보려했지만 이미 얼굴이 유명해진 탓에 재판 중이란 사실 때문에 새로 집을 구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 와중에 의료사고 당시 수술방에 있었던 의사 중 한 명에게 수상한 정황이 발견됐다. 경찰 참고인 조사도 거부한 새로 들어온 마취과 의사 강진석(김재범)이었다.
한편 남하늘은 '사람들은 저마다 조금씩은 불행하게 살고 있다. 나만 그런 거 아니다. 그러니 다시 힘내서...'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계속해 남하늘을 옥죄고 있었다. 마취과 교수는 자신보다 능력있는 남하늘을 못살게 굴었고 쏟아지는 자료 요청 등에 가슴 통증을 느끼고 있었다.
남하늘은 정신적 우울감을 인지하지 못했지만, 신체적 증상은 점점 악화되고 있었다. 가장 필요한 것은 휴식이라는 진단이었지만 마취과 교수는 자신의 잘못까지 남하늘에게 덮어씌웠고 남하늘은 변명조차 하지 못하고 고개 숙여야 했다.
결국 폭발한 남하늘은 의사가운을 벗고 병원을 박차고 나왔다.
의사딸을 뒀다는 자신감 하나로 살던 공월선(장혜진)은 남하늘이 병원을 관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남하늘은 솔직하게 말했지만 공월선은 "세상에 욕 안 먹고사는 사람이 어디있나"라며 탓했다. 공월선이 딸의 우울증을 받아들이지 않자, 엄마마저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남하늘은 "난 아프지도 못하는 것이냐"면서 집을 박차고 나왔다.
그런 두 사람의 대화를 듣게 된 여정우는 남하늘을 지나치지 못했고, "나 오늘 울적해서 누군가랑 얘기 좀 하고 싶다"면서 소주를 권했다. 서로 투닥거리면서도 술 한잔 기울이자는 뜻이 맞아 한 고깃집에 들어갔다.
다만 그 고깃집은 고등학교 동창회 장소였다. 동창들은 여정우 험담을 늘어놓았고 술 한잔 먹지 못하고 두 사람은 가게를 나와야 했다. 모든 친구를 잃고 힘없이 걸어가는 여정우의 뒤를 묵묵히 따라간 것은 남하늘뿐이었다. 여정우는 "쪽팔린데 왜 자꾸 따라오냐"며 투정부렸지만, 남하늘은 "집이 같은 방향인 걸 어떡하냐"면서 계속해서 조용히 여정우의 뒤를 쫓았다.
울적한 표정의 두 사람은 소주를 마시며 학창시절처럼 공부가 아니라 술부심을 부리며 다시 투닥거렸다. 남하늘 만큼은 여정우가 누명 썼다는 걸 믿어줬다. 또한 우울증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술에 취한 남하늘은 자신이 우울증에 걸렸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한다면서 "모든 걸 내일로 미룬 채 일만 했다. 그런데 이게 뭐냐. 실컷 일하고 얻은 게 우울증이라니"라며 울적해했다.
그러나 '훌륭한 딸보다 안 아픈 딸이 더 좋다. 니가 무엇이든 엄마는 널 사랑하고 아낀다'라는 엄마의 문자를 보고 큰 소리를 내며 오열했다. 그런 남하늘을 보고 여정우도 "네가 우니까 나도 눈물 나려고 하지 않냐. 겨우 참고 있었는데. 나도 울고 싶잖아"라며 따라 울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껴안고 토닥이며 함께 큰 소리로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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