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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클롭' 리버풀, 벌써 차기 감독 후보 거론…팀 레전드 올까
작성 : 2024년 01월 27일(토) 10:58

사비 알론소 / 사진 = Gettyimages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위르겐 클롭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과의 동행을 마친다. 이를 두고 벌써 리버풀의 차기 감독 후보가 거론되고 있다.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27일(한국시각) "리버풀 팬들은 언젠가 그날(클롭이 떠나는 날)이 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클롭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과 결별하는 가운데 그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라며 두 명의 후보를 언급했다.

리버풀은 26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2023-2024시즌을 끝으로 클롭 감독이 사임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클롭 감독은 구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제 소식에 많은 분들이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적어도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제가 에너지가 이제 다 떨어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독직을 오래 이어나가기는 힘든 법이다. 저는 제 결정을 이미 지난해 11월 구단 측에 알렸다"며 "이상적으로 시즌이 끝난 후 이별을 고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지만, 현실에서 이런 비밀은 지켜지기 힘들다. 지금까지도 비밀이 유지된 게 꽤 놀랍다. 구단에게는 시간이 필요하다. 제 결정이 어려운 것이지만, 옳은 결정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만약 10년 전의 제가 리버풀로부터 제안을 받았다면 벽을 뚫고서라도 달려왔을 것이다. 하지만 제 에너지는 무한하지 않았다. 이런 부분을 과소평가해왔던 것 같다. 우리는 리버풀이다. 이보다 더 어려운 시기도 겪었었다. 남은 기간 모든 것을 짜내고 웃으며 과거를 돌아보고 싶다"고 인사를 남겼다.

충격적인 선택이다. 클롭 감독은 리버풀에 있어 최고의 감독이다. 2015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떠나 휴식기를 가지던 도중 당시 새로운 감독을 물색하던 리버풀이 손을 내밀었고, 클롭은 이를 받아들이며 프리미어리그로 향했다.

강한 전방 압박과 빠른 속도의 공격 전개를 앞세운 '게겐 프레싱'으로 점차적으로 프리미어리그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초반만 하더라도 암흑기였던 리버풀에 활기를 불어넣더니 점차적으로 순위를 끌어올리며 상위권 경쟁을 이어갔다.

그리고 2018-2019시즌부터는 공격에는 사디오 마네, 호베르투 피르미누, 모하메드 살라로 이어지는 '마누라 라인'과 수비에는 세계 최고 센터백 페어질 반다이크, 최고 풀백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 앤드류 로버트슨이 팀에 자리를 잡으며 유럽 최정상 구단으로 발돋움했다.

당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프리미어리그, 리그컵, FA컵, 커뮤니티 실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등 모든 대회의 트로피를 쓸어담으며 명장 중 명장 반열에 올랐다.

지난 시즌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주춤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도미닉 소보슬라이, 알레시스 맥알리스터, 엔도 와타루 등 새로운 선수들이 합류해 중원이 개편됐고, 지난 시즌 합류한 다윈 누녜스, 코디 학포 등 팀에 더욱 녹아들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클롭 감독은 사임을 결정했다. 그 동안 벤치에서 엄청난 열정을 쏟아부었던 그는 에너지가 고갈됐다는 것이 이유였다.

최근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은 막대한 수익을 앞세워 잦은 감독 교체를 이어가는 추세인데, 클롭 감독은 리버풀을 9년 동안 이끌며 장기 집권을 한 몇 안되는 감독이라 더욱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이 가운데 '디 애슬레틱'은 클롭 감독의 후임을 예측했다. 매체는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리버풀이 선임할 수 있는 감독 후보 옵션을 살펴봤다. 첫 번째는 사비 알론소(바이어 레버쿠젠), 두 번째는 로베르토 데제르비(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이다"고 내다봤다.

두 감독 모두 지도력을 주목받고 있는 감독들이다. 알론소 감독은 현역 시절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으로 2017년 은퇴 후 코치로 지도자의 길을 준비하다 2022년 레버쿠젠의 감독으로 첫 1군 무대를 밟았다.

당시 분데스리가에서 다소 주춤하며 6위로 마쳤으나 유로파리그에서는 준결승까지 오르는 저력을 보여주며 감독으로서 잠재력을 보였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는 훨훨 날아오르고 있다. '독일 거함' 바이에른 뮌헨을 제치고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더욱이 리그 18경기 무패를 달리며 벌써부터 리그 우승에 대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더욱이 현역 시절 리버풀에서도 뛴 경험이 있어 팀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매체는 "알론소 감독은 점유율 중심적이며, 강렬한 축구 스타일을 갖고 있다. 비록 클롬 감독의 '헤비 메탈' 정도는 아니지만, 승리하고자 하는 투지는 다르지 않다. 그는 감독으로서도 그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로베르토 데제르비 / 사진 = Gettyimages 제공


데제르비 감독은 현역 시절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선수였다. AC밀란, AC몬차, 나폴리 등 뛴 구단만 무려 14팀이다. 1998년 프로 데뷔 후 2013년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간 뒤 곧바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지도자로서도 여러 팀을 이끌었다. 다르포 보아리오에서 시작해 포자 칼초, US팔레르모, 베네벤토 칼초에 몸담았다.

그리고 2018년 사수올로의 사령탑으로 부임하며 지도력을 인정받기 시작했고, 샤흐타르 도네츠크로 향했다. 우크라이나 무대에서도 순탄한 길을 걷던 그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가 되며 상호 합의 하에 팀을 떠나게 됐고, 2022-2023시즌 도중 그레이엄 포터 감독이 떠난 브라이튼의 지휘봉을 잡았다.

첫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도전한 데제르비는 단 번에 주목받는 감독으로 떠올랐다. 강팀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은 경기력과 함께 구단 최다 승점 기록을 갈아치우며 리그 6위로 유로파리그 티켓을 따냈다.

이번 시즌 현재 7위에 위치해 있으나, 브라이튼을 강팀들이 상대하기 껄끄러운 팀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있어 크게 일조했다.

매체는 데제르비 감독에 대해 "브라이튼을 리그에서 매력적인 팀으로 만든 혁신적인 감독"이라며 "그는 전술적으로 유연하고, 경기에 전반에 걸쳐 자신이 설정해 놓은 접근 방식을 기꺼이 바꿀 수도 있다. 브라이튼 보다 더 좋은 자원들이 포진한 리버풀을 데제르비 감독이 이끄는 것은 흥미로울 것이다"고 평가했다.

리버풀에게는 여전히 시간이 있다. 리그 종료까지 아직 5개월 가량이 남았다. 그 사이 리버풀은 팀을 최고 위치로 올려놓은 감독의 뒤를 이을 인물을 찾을 수 있다. 우선 이번 시즌에는 클롭 감독과 마지막까지 함께한 뒤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후임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디 애슬레틱'은 알론소, 데제르비 감독 외에도 미셀(지로나), 시모네 인자기(인터밀란), 우나이 에메리(아스톤 빌라), 토마스 프랭크(브렌트포드), 율리안 나겔스만(독일), 엔제 포스테코글루(토트넘) 등을 꼽았다.

[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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