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우리 후배들은 같은 일을 겪지 않았으며 좋겠습니다."
가수 김재중이 '사생 택시'를 공개적으로 저격하며 후배들에게 대물림되지 않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법적 대응까지 예고한 가운데, 스타의 사적 영역을 쫓는 것이 관광화되고 도로 위 사고 위험 요소까지 안은 사생택시 문제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22일 김재중은 개인 SNS에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사생택시를 꼬집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한 사람의 소중한 시간과 감정을 짓밟는 괴롭힘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당신들. 정말 프로다운 프로세스는 여전하더군요"라고 비꼬았다.
다만 "시대가 바뀌었다. 어제 차량 6대 전부 블랙박스 영상 포함, 촬영하여 앞으로도 더 수집할 예정이다. 사생활과 인간의 고통을 수집하는 당신들은 큰 처벌을 받길 바란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사생택시는 팬들에게 일정 금액을 받고 스타들을 쫓아다니는 택시들을 일컫는다. 문제는 공적인 스케줄이 아닌 사적인 스케줄이나 거주 공간 같은 사적 영역까지 쫓는다는 것이다. 김재중은 그룹 동방신기(TVXQ), JYJ 활동 시절부터 계속해 사생과 사생택시에 고통받아왔다.
사생택시는 외국어로 명함까지 만들어 여느 운송업·투어상품처럼 꾸며내고 있었다. 김재중이 공개한 한 사생택시의 명함에는 중국어와 일본어로 '아직도 좋아하는 스타를 TV로만 보고 있습니까? 당신도 직접 만나보세요. 드라마 그 외의 투어로'라고 적혀있다. 의도적으로 사생택시를 이용하는 사생만 아니라, 좋아하는 스타를 만날 수 있는 투어처럼 꾸며진 문구에 넘어간 일부 외국인 팬들이 주요 사용자가 되기도 했다. 김재중의 일거수일투족이 투어가 되어버린 것이다.
또한 사생택시는 아티스트의 안전까지 위협했다. 스타는 사생택시를 뿌리치기 위해 도망가고, 사생택시는 스타들이 탄 차량을 놓치지 않기 위해 다소 위협적인 운전을 하게 된다. 도망가는 스타와 이를 쫓는 사생택시의 '위험한 추격전'이 펼쳐질 수밖에 없다. 또 의도적으로 스타가 탄 차량과 접촉사고를 일으키기까지 해, 언제 사고가 날지 모른다는 잠재적 위험도 스타를 괴롭혔다. 과거 그룹 슈퍼주니어 김희철은 "교통사고 후유증이 아직도 남아 있는데 매번 목숨 걸고 도망가듯 운전하는 거 무섭다"면서 사생과 사생택시를 작심 비판하기도 했다. 김재중도 팬들에게 사생택시 이용 자제를 당부하며 "도로에서 죽기 싫으니 제발 부탁이니 따라오지 마세요"라고 공포를 토로하기도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2024년에 아직도 사생택시가 있다니" "아직도 저런다는 게 대단하다"라며 누리꾼의 맹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스타를 향한 집착과 폭력적인 관심에서 파생된 사생택시. 미성숙했던 한때의 팬문화, 성장통 정도로 인식됐지만 다시금 사생택시 문제가 고개를 들자 K팝 팬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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