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위르겐 클리스만 감독은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요르단과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전반 8분 만에 손흥민의 페널티킥으로 이른 시간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거기까지였다. 요르단의 전방 압박에 계속해서 고전하더니 좀처럼 공격으로 나서지를 못했다.

이어지는 카타르의 흐름 속 전반 37분 박용우의 불운한 자책골로 동점골을 허용했고, 전반 추가시간 1분에는 역전골까지 허용하며 끌려가기 시작했다.

후반전 들어서는 김태환, 홍현석이 투입되고 분위기를 가져왔다. 오히려 요르단을 공격으로 올라오지 못하게 묶어둔 채 계속해서 공격을 이어갔다.

다만,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계속되는 흐름 속에서 기회를 엿봤지만 답답함을 보였다. 그러던 와중 후반 추가시간 1분 극적인 동점골이 터졌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황인범의 슈팅이 상대 수비 발맞고 골문 안으로 흘러들어갔다.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고, 2-2로 승점 1점 씩을 나눠 가졌다.

이로써 클린스만호는 E조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요르단과 함께 1승 1무(승점 4) 동률을 이뤘으나, 득실 차에서 밀려 1위 자리를 내줬다.

클린스만 감독은 1차전 바레인에 이어 요르단에게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대회 전부터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와는 상반되는 경기력이 이어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팀에 변화를 줘야할 것 같다. 지난 10월 A매치 당시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길게 가기 위해서는 팀의 연속성과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었다. 11월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까지만 하더라도 이를 보여주는 듯했다.

어쩌면 삐걱거리는 시점은 지난 6일 이라크와 평가전부터였을 수 있다. 당시 이라크를 상대로 이재성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지만, 경기력 자체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후 대회 본 무대에서까지 경기력이 온전치 않은 모습이 이어졌다.

클린스만 감독이 우승을 위해서라면 선발진에 대한 고민을 가져갈 필요가 있다. 김진수가 부상으로 뛰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기제가 선발로 나서고 있는데 부진 중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꾸준히 이기제를 향한 신뢰를 보이고 있으나, 이를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다른 한자리는 최전방 자리다. 조규성이 줄곧 선발로 나서고 있는데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 1,2차전 모두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분명 카타르 땅에서 스타덤에 오른 조규성이나 다소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이번 요르단전에서는 득점 찬스에서 결정력에 아쉬움을 보여주기도 했다.

두 포지션에 대한 대체자가 없는 것이 아니다. 좌측 수비수 자리에는 김진수가 부상으로 이탈해있지만 설영우가 자리를 옮겨 뛸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기제가 나가고 김태환이 우측, 설영우가 좌측에 배치되면서 경기력이 훨씬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우측의 김태환이 직전석으로 전진하며 이강인 또한 압박에서 다소 자유로워지기도 했다.

최전방 자리에는 많은 선수들이 있다. 벤치에는 오현규가 대기하고 있고, 손흥민을 올려쓰는 방법도 있다. 높이의 경쟁력과 연계에 능한 조규성을 대신해서 저돌적으로 상대와 맞붙는 오현규, 월드클래스 손흥민이 대기하고 있기에 충분히 써볼 수 있다. 특히 손흥민을 최전방으로 올릴 경우 2선의 선수를 한 명 더 배치시키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제 클린스만 감독 오는 25일 김판곤 감독의 말레이시아와 맞대결을 펼친다. 1승 1무로 사실상 16강행이 유력한 가운데 3차전에서는 변화를 가져갈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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