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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고 말해줘' 정우성 "소중한 선물" [인터뷰]
작성 : 2024년 01월 19일(금) 08:00

사랑한다고 말해줘 정우성 / 사진=스튜디오지니,스튜디오앤뉴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서울의 봄'으로 첫 천만 배우가 된 정우성이 13년 동안 간직해 온 멜로물을 선보였다. 잔잔하지만 따뜻한 여운 남긴 정우성표 멜로. 시청자에게도 그에게도 소중한 선물이 됐다.

지니TV 오리지널 '사랑한다고 말해줘'(극본 김민정·연출 김윤진)은 손으로 말하는 화가 차진우(정우성)와 마음으로 듣는 배우 정모은(신현빈)의 소리 없는 사랑을 다룬 클래식 멜로다. 일본 TV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각본 키타카와 에리코·제작 TBS 텔레비전)를 원작으로 두고 있다.

이번 작품은 정우성이 13년 전 판권을 구매해 보유하고 있던 것이자, 그가 11년 만에 선보이는 멜로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만큼 정우성에게 특별한 의미가 담긴 드라마다. 그는 "원작드라마를 우연히 봤는데, 2화 엔딩에서 남자주인공의 목소리가 내레이션으로 나오더라. 뒤통수를 깨어나게 하는 목소리였다. 저 사람에게도 내면의 소리가 있었지 싶어 충격을 받았다. 인상 깊게 각인되면서 이 드라마는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랑한다고 말해줘'가 탄생하기까지는 13년이 걸렸다. 정우성은 "13년 전에 시작하려 했는데 '청각장애 남자주인공이 끝까지 목소리 연기를 안 하면 되겠냐' '3부쯤 목소리가 틔어야 하지 않냐'더라. 이런 드라마를 제작하기 힘든 환경이구나 싶어 접었었다"는 제작 비화를 밝히기 시작했다.

이어 "그러다 이 작품이 좋아지던 다른 작가가 작업을 했고, 그렇게 떠돌아다니던 대본이 제 손에 들어왔다. 다시 한번 용기를 내봐야지 싶었다. 그때 다시 판권을 접촉해 구매를 했다"며 "차진우를 내가 하는 게 맞나 싶었지만, 원작 작가가 '정우성이니까 주는 거야'라고 하더라. 그 얘기가 자꾸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더 나이 먹기 전에 빨리 해야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사랑한다고 말해줘 정우성 / 사진=스튜디오지니,스튜디오앤뉴 제공


정우성은 극 중 후천적 청각장애를 가진 화가 차진우 역을 연기했다. 자연스러운 수어 연기뿐만 아니라, 정모은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모습을 섬세하게 열연했다.

특히 원작의 차진우와 실제 정우성의 나이를 비슷하게 맞춤으로써 클래식 멜로라는 정서 아래 원작과는 또 다른 느낌의 드라마가 탄생할 수 있었다. 정우성은 "원작은 30대 남성의 사랑 이야기다. 하지만 40대 중반으로 나이 설정이 달라짐에 따라 관계에 대한 고민, 감정을 받아들일 때 되돌리는 방식 등 모든 것들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 물리적 나이와 비슷한 차진우의 사적 고민들을 많이 표현된 것 같다. 사실은 장르는 멜로지만, 이성에 대한 사랑보다는 한 인간으로서의 관계를 그리고 싶어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동시에 '사랑한다고 말해줘'가 관통하는 사랑의 의미,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끊임없이 고민했다는 정우성이다. 그는 "사랑의 가치과 의미를 많이 생각했다. 보통 젊은 시절의 사랑은 '내 마음을 왜 몰라줘'다. 당연히 모를 수밖에 없지 않나. 내 마음 때문에 내가 사랑하지 않나. 인정받기를 갈구하는 게 사랑인 것 같았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선 그런 감정적 감정을 절제하고 누르려고 했다. 사랑에 대한 성숙함이라고 할 수 없지만, 이성을 뛰어넘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 그런 고민을 했다"고 담담히 전했다.

정우성은 수어 외에 표정, 눈빛을 차진우다운 모습으로 완성해 나갔다. 그는 "수어 연기가 가장 큰 도전이었다. 남자주인공이 7살 때부터 쓰던 언어라 능수능란해야 했다. 일단 어순이 좀 다르다. 직관적 표현이 많아 처음에는 접근하기 용이했지만, 손짓과 방향이 조금씩 달라지면 뜻이 바뀌어 어려워졌다"고 털어놨다. 실제 표정은 적극적으로 사용하지만, 조심스러운 성격의 차진우를 위해 표현을 절제했다고. 그는 "많은 표현을 하지 않는 성격이라 적극적으로 드러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다만 학생들과의 수업 장면에선 감정이 교감되니까 표정의 여지를 남겨뒀다"고 설명했다.

사랑한다고 말해줘 정우성 / 사진=스튜디오지니,스튜디오앤뉴 제공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정우성, 신현빈의 애절한 어른 멜로로 호평을 받았다. 두 사람이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소통하는 모습은 '잔잔하지만 깊은 사랑'을 보여줬다.

정우성은 함께 호흡을 맞춘 신현빈에 대해 "극 중 차진우와 물리적 나이가 크지 않기를 바랐다. 한정된 나이대에서 배우를 찾아야 했고, 그만큼 캐스팅이 어려웠다. 마침 신현빈 배우에게 전달을 했는데 대본이 갖고 있는 주제를 너무 간파해서 이해하더라. 너무 반갑고 감사한 파트너였다"고 칭찬했다.

이어 "신현빈 아니었으면 이 드라마를 어떻게 했지 싶었다. 굉장히 고마운 배우다. 처음부터 소통에 대한 이야기 아니냐고 하는데 너무 반갑고 좋았다"며 "대화의 시간을 굉장히 차분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었다. 감성을 표현하는 직업이지만, 신현빈과 작업이 안정적이고 차분하고 정리된 느낌이었다. 힐링의 시간처럼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사랑한다고 말해줘 정우성 / 사진=스튜디오지니,스튜디오앤뉴 제공


정우성은 지난 2011년 드라마 '빠담빠담' 후 13년 만에 멜로물을 보여줬음에도 여전히 정우성만의 설렘으로 표현했다. 그는 "막차 탄 기분으로 연기했다. 그렇기 때문에 차진우가 갖고 있는 감정의 주저함, 시간을 가지려고 하는 거리감 등을 담아내려고 했다"며 "(50대 여성팬들의) 수요가 있다고 거기에 심취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최근 영화 '서울의 봄'으로 필모그래피 첫 천만 배우가 된 정우성. 무대인사를 232회 참여할 정도로 관객과의 소통에도 열정적으로 임한 바다. 정우성은 무대 인사 중에서도 "플랜카드로 젊은 친구들이 결혼하자고 하더라"고 당황스러웠던 순간을 털어놨다. 이어 "게임인가, 놀이인가 싶을 정도로 정말 많은 친구들이 결혼하자고 한다. '엄마가 73년생인데 결혼하자', '07년생인데 결혼 준비 됐다'는 걸 봤다. 정신 차리라고 말하고 싶다. 결혼이라는 단어가 갖고 있는 관념이 지금과 바뀌었나 싶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우성은 "관객과의 만남도 상황이 돼야 만들어진다. '서울의 봄'은 조건이 충족돼서 자연스럽게 무대 인사를 더 할 수 있었다"며 "영화는 극장에서 더 많은 관객과 만나는 게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분들이 극장을 채워주시기 때문에 영화가 존재하기에 (무대인사는) 저에게 당연한 일"이라고 소신을 전했다.

비록 '사랑한다고 말해줘'가 드라마틱한 시청률 흥행을 이루지 못했지만, 나름의 큰 의미가 있기에 감사하단다. 정우성은 "특성상 빨리 볼 수 없는 드라마, 굉장히 독특한 드라마이기도 했다. 특성을 고스란히 즐기며, 안정적으로 응원해 주시는 시청자분들이 있다는 게 제게 큰 선물이었다. 소장하고 싶은 드라마란 반응이 좋았다"고 웃었다.

지난해 영화 '웅남이' '달짝지근해:7510' '거미집' 특별출연, '보호자' '서울의 봄' 주연 출연 등 다수 작품으로 관객들은 만난 정우성의 올해 계획은 '쉼'이라고. 정우성은 "일단 아무 생각 안 하고 쉴 것이다. 차기작도 급하게 바로 이어 붙이려고 했는데 과부하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했다. 한동안 운동도 끊었는데 다시 할 거고, 얘기하고 있는 작품도 여유 있게 해 볼 생각"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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