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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크리처' 박서준 "계속 기억해야 할 부분이잖아요" [인터뷰]
작성 : 2024년 01월 18일(목) 09:00

경성크리처 박서준 /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역사나 실존 인물을 다루는 작품에 참여한다는 것은 배우에게도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더욱이 그 배경과 인물이 작품의 메시지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면 더더욱 부담을 배가된다. 그럼에도, 우려에도, '경성크리처'를 선택한 박서준. 여러 의미에서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작품의 무게를 왜 그가 함께 나눴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넷플릭스(NETFLIX) 시리즈 '경성크리처'는 1945년 일제강점기 봄을 배경으로, 생존을 위해 그리고 탐욕으로 인해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두 청춘의 분투기를 그린 이야기다. 박서준은 오로지 돈만을 바라보다 일련의 만남과 사건을 겪고 시대의 비극을 마주하는 '장태상' 역으로 분했다.

총 10부작인 작품은 지난해 12월 22일 파트1(1~7화)이 공개되고, 해를 넘긴 1월 5일에 파트2(8~10화)가 공개됐다. 이야기 흐름에 커다란 반전이나 큰 변화 시점이 아님에도 파트를 나눈 것에 대해 오히려 흐름을 끊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적인 의견도 있었다. 이러한 평가에 대해 박서준은 "공개 방식은 내가 설정하는 게 아니다. 그런 것까지 제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막상 작품이 공개되니 저 역시 시청자 입장에서 한 번에 보는 걸 좋아하게 되는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저희끼리도 얘기가 좀 있긴 했다. 저는 처음 편집본을 보고 7부까지를 한 챕터 같고, 나머지를 두 번째 챕터로 느꼈다. 이렇게 보는 것도 괜찮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파트를 나눴을 때의) 기대감 등을 신경쓰신 것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다"고 개인적인 생각을 전했다.


파트1이 처음 공개될 당시 초반 평가가 엇갈리기도 했는데, 박서준은 "여태까지 작품을 하면서 평가가 나뉘지 않은 적은 없었다. 재미있게 봐주시는 분들도 있고 아쉽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매 작품 있었던 거 같아 감정의 동요는 없었다. 오히려 저는 (다양한 평가가 나오는 것에 대해) '관심도가 높구나' 느꼈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박서준은 시대극을 하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로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 시대에 '어떤 사랑을 했을까'라고 생각했을 때 지금처럼 활발하게 대화 나누고 시간을 가지진 못했을 거 같다. 눈빛이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연모의 감정을 느낀다든지, 살아가면서 여러가지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단순 시대극이 아니라,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래서일까. 앞서 정동윤 감독과 강은경 작가는 '하려는 배우가 없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 속, 이미 일본에서 사랑받는 배우로서 부담이 되진 않았을까. 그럼에도 '경성크리처'에 합류를 결심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서준은 "10년 넘게 활동하면서 그 시대를 표현하는 작품을 굉장히 경험하고 싶었다. 작품이란 게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모든 게 맞아떨어져야 한다. 마침 제가 딱 이 시대적 배경을 하고 싶었던 시기에, 시대극과 크리처라는 조합도 신선하게 다가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731부대, 일제강점기는 역사적 '사실'인 거다"라고 덧붙였다.

박서준이 맡은 장태상이라는 캐릭터는 그저 생존을 위한, 극초반 회색지대 인물처럼 그려지다 일련의 사건과 인물을 만나며 달라지는 모습을 보인다. 다만 극후반에는 독립군이 오히려 살아남기 위해 동료의 이름을 일본군에게 넘기는 모습이 보이면서 일각에선 극중 독립군의 묘사를 비하했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박서준은 "제가 촬영을 하면서 독립군을 더 낮게 표현한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면서 "상황만 생각하다보니 그런 반응을 보면서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다 생각은 들더라. 그렇지만 저는 좋았던 대사가 나월댁(김해숙)이 '고문받게 되면 다 얘기해라'고 하지 않나. 그 시대와 상황에서 무슨 선택을 하든 누구도 욕을 할 수 없을 거 같다. 다른 관점을 보여주는 대사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런 점에서 박서준은 작품을 관통하는 "이런 시대가 아니면 겪지 않았을 일들이오"라는 대사가 가장 인상 깊다면서 "생각을 많이 하고 고민도 많았다. 잘해야 한다는 걱정도 많아서 그때가 기억에 남는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작품이 공개 된 후, 역사로 배우지 못했던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시청자들 사이에선 일제강점기와 731부대에 대해 알게 됐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이에 박서준에게도 시대극에 출연한다는 것에 대한 남다른 책임감과 생각이 달라졌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박서준은 "초반 장면이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학교를 다니면서 역사를 배우지 않나. 그런데 그런 것들을 비주얼적으로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것에 대한 충격이 있다"고 운을 뗐다.

"그렇지만 계속해 기억해 나가야 할 부분이잖아요. 그런 지점을 이 드라마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해요. 몰랐던 사람들에게는 알려지는 계기가 될 수 있고, 알던 사람들에게는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고. 역사적 사실에 무게감을 두지 않았다는 건 아니에요.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고, 하지만 이 시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저도 한 역할로 표현해보고 싶었죠. 작품에 임하게 되면 그런 무게감을 안 느낄 수 없어요. 그런 부분이 안 중요할 수 없고. 다만 이 작품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잘 전달됐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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