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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2부, 아는 맛·희한한 맛·묘한맛 [무비뷰]
작성 : 2024년 01월 10일(수) 08:07

외계+인 2부 / 사진=CJ ENM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이게 될까' 싶다가도 '이게 되네' 싶은 마음이 든다. '근데 1부는…' 싶다가도 '이래서 2부가 있구나' 싶은 '외계+인' 2부다.

'외계+인' 2부(연출 최동훈·제작 케이퍼필름)는 치열한 신검 쟁탈전 속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 가운데 미래로 돌아가 모두를 구하려는 인간과 도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는 2022년 개봉한 '외계+인' 1부 세계관을 되짚으며 시작한다. 2022년 현대에서 외계인은 인간 몸속에 죄수를 가둬왔다. 죄수들이 탈옥할 때마다 가드(김우빈)가 이를 막아왔지만, 우두머리인 설계자(소지섭)의 막강한 힘엔 밀리게 된다. 죄수들은 하바 폭발을 일으켜 지구의 대기를 바꾸려 시도한다. 가드는 이안(김태리)과 함께 이를 저지하기 위해 630여 년 전 고려로 돌아가고, 이후 신검을 찾아 2022년 현대로 돌아와 하바 폭발을 막을 계획을 세운다.

최동훈 감독은 러닝타임 122분 중 6분을 과감하게 투자해 이안 내레이션으로 2부의 포문을 연다. 이어 이야기는 공개 수배가 떨어진 천둥 쏘는 처자의 이야기부터 재개된다.

신검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 벌어지는 고려시대에선 이안과 얼치기 도사 무륵(류준열), 설계자와 함께 탈옥한 자장(김의성), 두 신선 흑설(염정아), 청운(조우진)을 비롯해 맹인 검객 능파(진선규)가 사투를 벌인다.

동시에 2022년 현대에선 하바 폭발 직전 이를 막기 위한 민개인(이하늬)의 고군분투도 이어진다.

마침내 이안, 무륵과 도사들은 하바 폭발 48분 전 현대 시점으로 돌아오게 된다. 과연 이들은 설계자와 자장의 계략을 막고 지구를 지켜낼 수 있을까.

외계+인 2부 / 사진=CJ ENM 제공


앞서 2022년 개봉한 1부는 두 개의 천만 기록을 가진 최동훈 감독과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이하늬 등의 내로라하는 라인업에도 불구하고, 손익분기점 720만명에 한없이 못 미치는 154만명을 기록했다.

뼈 아픈 성적 탓이었을까. 1년 반 동안 52가지 버전의 편집본을 궁리했다는 최동훈 감독은 2부에서 이른바 '떡밥' 회수와 함께 실마리를 푸는 데 성공했다. 심지어 속편에 대한 여지를 남기며 기대감까지 심어줬다.

당초 1부에서 가장 많이 호불호가 갈렸던 부분은 세계관에 대한 이해였다. 고려시대 도사들과 이들의 도술, 외계인 등의 조합은 다소 난해한 인상을 줬다. 1부에선 현대와 과거 시점을 오가며 세계관을 설명하는 탓에 전개보단 하나의 ''외계+인' 사용설명서'에 가까웠다. 그동안 속편을 예고했던 작품들은 1편에서 떡밥 회수에 대한 기대감을 남겨놓은 채 끝을 맺었으나, '외계+인'은 이보다 조금 더 혼란한 느낌을 줬다.

다만 2부의 뚜껑을 열면 1부에서 가졌던 '물음표'는 '느낌표'로 바뀌게 된다. 2부의 엔딩을 위해 1부를 과감히 사용설명서로 만들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마저 든다.

최동훈 감독 표 상상력은 동양 판타지와 동시에 SF물이 결합된 신선함을 준다. 부채를 휘두르며 기묘한 물건을 쓰는 고려시대 신선들과 로봇 슈트를 입는 현대인을 동시에 한 프레임에 볼 수 있다는 것은 '외계+인' 2부만이 가진 독창성이다.

또한 1부보다 늘어난 코믹 요소들은 지구의 생존이 달렸음에도, 극이 무거워지지 않도록 분위기를 살려준다. 여기엔 단연코 두 신선 흑설, 청운이 톡톡한 역할을 한다. 염정아, 조우진이 보여주는 티키타카는 그야말로 맛깔난 '케미'다.

다른 캐릭터들 역시 개개인의 개성이 살아있다. 현대에서 과거로 떨어져 홀로 외로운 시간을 보낸 이안부터, 몸속에 기이한 비밀을 간직한 얼치기 도사 무륵과 능글거리는 가드(김우빈)는 각자의 가진 성격이 확실하다. 새롭게 등장하는 능파와 마침내 2부에서 활약이 두드러지는 민개인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1부에서 예측하지 못했던 여러 반전 요소들은 2부의 재미를 더한다. 또한 극 후반부 모든 캐릭터들이 한 자리에 모일 때면 쾌감이 터져 나온다. 각자의 능력치는 꽤나 대단하지만, 어딘가 엉성한 'K-어벤져스' 같다. 어설프고, 황당하지만, 조금은 애정 어린 시선으로 응원하게 된다.

다만 일부 CG 장면들은 아쉬움을 남긴다. 그동안 국내에서 선보인 크리처들의 퀄리티가 너무 높은 탓이다. 또한 다수의 인물들이 등장하며 다채로움과 동시에 난잡하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1부 성적표는 미약했으나, 속는 셈 치고 2부를 볼만하다. 이안과 무륵의 성장부터 흑설과 청운의 개그 코드, 후반부 몰아치는 반전과 액션 시퀀스들에게 만회할 기회를 주는 건 어떨까. 러닝타임은 122분. 12세 이상 관람가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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