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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단기간·최연소 입신' 김은지, 최정 제압하고 여자기성전 우승
작성 : 2023년 12월 20일(수) 11:29

김은지 / 사진=한국기원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천재소녀' 김은지 8단이 '바둑여제' 최정 9단을 꺾고 제7회 해성 여자기성전 챔피언에 올랐다.

19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여자기성전 결승 3국에서 김은지 8단은 최정 9단을 상대로 3시간 10분이 넘는 혈투 끝에 250수 백 불계승으로 항서를 받아냈다.

결승 3국은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며 혼전에 휩싸인 한 판이었다. 종반 우상변 백 대마를 위협하는 흑의 공격을 방어하며 김은지 9단의 승리 확률은 계속 높아졌으며, 차분하고 냉정한 마무리로 수순을 이어갔다. 결국 최정 9단은 돌을 던지며 괴로워했다.

지난 12일 열린 결승 1국을 내준 김은지 8단은 불리한 상태로 번기 승부를 시작했다. 김은지 8단은 초반 우세한 국면을 만들었으나, 좌하변을 빼앗기며 급격하게 수렁에 빠졌다. 몇 수 이어가던 김은지 8단은 252수 만에 돌을 거두었다. 그러나 18일 열린 결승 2국에서 김은지 8단이 백 2집반 승으로 승리,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며 다시 한번 기회를 얻었다. 바둑여제 최정 9단을 상대로 한 번도 우세를 놓치지 않은, 그야말로 완승이었다.

우승 확정 후 김은지 8단은 "이번엔 그냥 뭔가 기운이 좀 좋았던 것 같다. 방금 둔 3국에서도 제가 좀 위험한 순간이 많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래도 이겨서 기쁘다"며 "최정 사범님한테 이겨 우승을 했다는 것은 정말 기쁘지만 그래도 앞으로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자기성전 타이틀 획득에 성공한 김은지 8단은 이번 우승으로 한국기원 규정에 따라 9단으로 승단했다. 2020년 1월 10일 입단한 김은지 8단(2007년 5월 27일생)은 종전 한우진 9단의 최단기간 9단 승단 기록보다 6개월 빠른 3년 11개월로 최단기간 입신의 기록을 세웠다. 또한 17세 11개월에 입신에 오른 박정환 9단보다 17개월 빠른 16세 6개월에 9단에 오르며 최연소 9단의 기록도 갖게 됐다.

상대 전적 3승 13패로 최정 9단이 압도적으로 앞서 있지만, 최근 김은지 8단의 무서운 상승세는 여자기성전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을 쉽게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김은지 8단은 올해 7월 여자바둑리그에서 처음으로 최정 9단에게 1패를 안겼다. 이후 8월 여자 최고기사 결정전 결승 1국에서 승리를 거두며 새로운 여제 탄생의 조짐을 보였으나, 결승 2국에서 반집패를 아쉬운 패배 이후 최종 3국마저 내주며 주저앉았다. 하지만 김은지 8단의 선전은 최정 9단의 강력한 대항마로 바둑 팬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8월 31일 4년 만에 대면 개막식을 갖고 대회 출발을 알렸던 제7회 해성 여자기성전은 이남경, 이서영 등 아마추어 선수 4명과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 46명이 함께하는 통합예선을 통해 16명의 본선 진출자를 가렸다. 전기시드자 최정 9단, 김은지 8단, 김채영 9단과 후원사시드를 받은 오유진 9단 등 4명이 포함된 20명의 선수들은 9월 18일부터 열띤 본선 토너먼트에서 우승이란 목표를 향해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본선에서 김은지 8단은 김희수 초단과 허서연 4단, 김혜민 9단을 제물로 삼아 결승 무대에 올랐다. 건너편 조에서는 김민지 초단과 조혜연 9단, 김채영 9단에게 승리한 최정 9단이 대진표 마지막에 이름을 올려 작년에 이은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국내 여자 개인전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해성 여자기성전은 해성그룹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한다. 각자 1시간, 40초 초읽기 3회가 주어지는 제7회 해성 여자기성전의 우승상금은 5000만 원, 준우승상금은 2000만 원이며, 시상식은 2024년 1월 19일 개최될 예정이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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