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형이 너무 잘해줘서 덕을 본 것 같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선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정후는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달 28일 출국한 이후 약 3주 만의 귀국이다.
3주 사이에 이정후는 당당한 메이저리거가 됐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15일 이정후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469억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2027시즌 후에는 옵트 아웃 조항이 포함돼 있다. 이정후는 지금까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이정후의 초대형 계약에는 앞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특히 가장 최근 사례인 김하성의 대성공이 이정후의 계약에도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김하성은 2022시즌 샌디에이고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고, 2023시즌에는 2루수로 자리를 옮겨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까지 거머쥐었다. 김하성이라는 성공 사례가 이정후에 대한 기대감도 높인 것이다.
귀국 후 취재진과 만난 이정후는 "하성이 형이 지난해와 올해 너무 잘해줘서 덕을 본 것 같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형이 이렇게 잘해놓은 것을 내가 망칠 수 없다. 나도 열심히 해서 한국 야구 선수들에 대한 인식을 계속 좋게 남기고 싶다"면서 "그래야 또 많은 선수들이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하성과 맞대결에 대한 기대감도 전했다. 두 선수는 한국에서는 키움 히어로즈에서 함께 활약했지만, 빅리그에서는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마주하게 된다. 이정후는 "상대팀으로 처음 만나게 되는데 설레기도 하고 기대도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정후가 김하성이 닦아 놓은 길을 따라가 빅리그 진출이라는 꿈을 이룬 것처럼, 이제는 이정후가 향후 빅리그 진출을 준비하는 후배들을 위한 길이 될 수 있다.
이정후는 "내가 이런 계약을 따냄으로써 다른 선수들이 좀 더 꿈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보다 훨씬 더 재능이 좋고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더 잘하고 목표를 크게 가졌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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