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원로가수로부터 성희롱 피해를 고백한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가 혼란을 야기한 것에 대해 사과를 했다. 그러나 사유리를 향한 응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성희롱 가해자에 대한 공분을 거세지고 있다.

지난 16일, 사유리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한국에서 생활하는 일본인의 고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한 원로가수로부터 성희롱 질문을 받은 일화를 고백했다.

영상에서 사유리는 "십몇 년 전, 매니저가 없을 때 MBC에서 어떤 프로그램이 있었다. 하루 종일 촬영하다 길어져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면서 "거기에 같은 출연자였던 나이 많은, 대선배 연예인과 같이 커피를 마시게 됐다"고 운을 뗐다.

처음엔 사유리의 피부를 지적하는 무례에도 사유리는 "제 피부를 걱정해줘서 그랬을 거라 생각하고 '네 피부 가꿔야 해요'라고 했다. 거기서 이야기가 끝난 줄 알았는데 '일본 사람은 한국 사람이 생각하기에 솔직하지 않다'면서 성관계를 몇 명이랑 했냐고 물어봤다"고 털어놓았다.

갑작스럽게 닥친 무례하고 성희롱적인 질문에 당황한 사유리는 "처음엔 못 알아들었다. 갑자기 이상한 질문하니까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설마 이런 질문을 할 거라고 생각을 못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상대방은 '일본 사람이 솔직하지 않다'면서 같은 질문을 세 번 반복했다고.

사유리는 "그땐 화가 난 것보다 무서웠다. 너무 무서웠다. 그 공간에 있는 게 너무 무서워서 그냥 웃었다"며 "사실 화가 나야 되는 상황인데 너무 어렸고, 대선배다 보니까"라며 두려웠던 당시 심경을 떠올렸다.

아울러 성희롱 가해자가 여전히 활동 중이라면서 "자기 딸이랑 비슷한 나이 또래 여자한테 이런 말을 하는 거 보니 화가 났다. 차마 다른 사람에게 말 못했지만 힘든 일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이 사실이 알려진 후, 분노한 누리꾼은 해당 원로가수가 누구인지 사유리의 발언을 토대로 색출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이 여럿이며, 정확하지 않은 정보와 루머로 인해 무관련한 사람이 억울한 누명을 쓰거나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는 상황. 이에 사유리는 영상에서 피해 고백 부분을 삭제하고 18일, "많은 시청자분들께서 다양한 분들을 언급하시는데 제 발언과 무관한 분들이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으로 혼란과 불편함을 야기한 점에 있어서 언급된 모든 분들과 시청하시는 시청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앞으로 발언과 행동에 있어서 더욱 신중할 수 있도록 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무분별한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나선 사유리가 자신의 발언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을 야기한 것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한 가운데, 누리꾼은 사유리를 향한 응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피해자는 잘못 없다" "잘 극복하길 바란다" "그 말을 한 인간이 아직도 방송 활동을 있다는 거고, 그게 누군지 밝힐 수도, 알지도 못하는 게 그게 더 화가 날 뿐이네요"라며 사유리의 고통에 공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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