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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우승 만들까' …지로나, 라리가 3강 제치고 리그 선두 유지
작성 : 2023년 12월 11일(월) 16:43

지로나 선수단 / 사진 = GettyImages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지로나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지로나는 11일(한국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에스타디 올림픽 루이스 캄파냐스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라리가 16라운드 바르셀로나 원정에서 4-2 대승을 거뒀다.

원정길에 오른 지로나는 3-4-2-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아르템 도우비크, 사비뉴-빅토르 치간코우, 미겔 구티에레스-알레시 가르시아-이반 마르틴-얀 쿠토, 데일리 블린트-다비드 로페스-에리크 가르시아, 파울로 가차니가가 출전했다.

이에 맞서는 홈팀 바르셀로나는 4-3-3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주앙 펠릭스-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하피냐, 페드리-일카이 귄도안-프렝키 더용, 주앙 칸셀루-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로날드 아라우호-쥘 쿤데, 이냐키 페냐가 나섰다.

지로나의 전술을 명확했다.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는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막아선 뒤 사비뉴, 도우비크, 치간코우로 이어지는 공격진에게 빠르게 볼을 전달해 직선적으로 골문을 노렸다.

이른 시간 선제골로 앞서간 지로나다. 전반 11분 바르셀로나 수비가 내려오기 전 빠르게 공격을 전개했고 우측면 치간코우의 땅볼 크로스를 받은 도우비크가 침착한 마무리로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 18분 지로나는 상대 코너킥 상황에서 레반도프스키에게 헤더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전반 40분 바르셀로나 진영에서 돌파를 시도한 미겔이 왼발로 강하게 때린 슈팅이 골망을 가르며 다시 2-1 리드를 가져왔다.

후반전 들어서는 바르셀로나의 공세를 뚫고 격차를 벌렸다. 후반 35분 가차니가의 골킥을 교체 투입한 크리스티안 스투아니가 헤더로 떨궈줬고, 발레리 페르난데스가 마무리 지으며 달아났다.

후반 추가시간으로 5분이 주어진 가운데 후반 추가시간 1분 바르셀로나는 귄도안의 만회골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지로나는 후반 추가시간 4분 하프라인 프리킥 상황에서 이어진 공격을 통해 사비뉴의 크로스를 받은 스투아니가 쐐기골을 뽑아내며 바르셀로나 홈에서 미소지었다.

이날 승리로 지로나는 13승 2무 1패(승점 41)로 라리가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 레알 마드리드(승점 39)를 2점 차로 따돌렸고, 3위 아틀레티고 마드리드, 4위 바르셀로나(이상 승점 34)와는 7점 차로 달아났다.

이번 시즌 지로나는 미첼 감독 체제에서 라리가 '돌풍'의 주역이다.

올 겨울 지로나에 합류한 치한코우가 팀에 녹아든 가운데 여름에 둥지를 튼 최전방 공격수 도우비크가 해결사로 자리매김 중이다. 두 선수는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지로나는 '우크라이나 듀오'를 앞세워 공격에서 재미를 보고 있다. 현재까지 치간코우는 3골 3도움, 도우비크는 8골 6도움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공격 한 축은 트루아에서 임대를 온 브라질 출신 사비뉴가 속도와 드리블 능력을 앞세워 측면을 공략하고 있으며, 베테랑 공격수 스투아니가 조커로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스투아니는 8골 2도움으로 도우비크와 팀 내 최다골을 기록 중이다.

그리고 측면 수비에는 빠른 발을 가진 맨체스터 시티 출신의 쿠토와 레알 유스 출신 미겔이 있고, 중원에는 볼 운반과 패스 능력이 좋은 가르시아, 마르틴이 포진해 있다.

후방은 큰 무대를 경험한 선수들이 지킨다. 맨시티, 바르셀로나를 거친 에리크, 아약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한 블린트가 있고, 골문은 토트넘에서 뛴 손흥민 동료 가차니가가 버틴다. 세 선수 과거 활약을 떠나 타 리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험을 갖고 있어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선수 구성이 좋은 지로나는 미첼 감독의 3백 전술도 상승세의 주요 요인 중 하나다. 블린트를 앞세운 후방 빌드업을 통해 공격을 출발, 중원의 패스 능력을 갖추 중앙 미드필더들이 빠른 발을 가진 측면 수비수와 공격수들에게 단 번에 패스를 찌른다. 이때 190㎝의 장신 공격수 도우비크도 속도를 앞세워 함께 쇄도해 마무리를 짓는 형식이다.

지로나는 주로 하위권에 머물거나 하부리그에서 다수의 시간을 보낸 팀이나 2015년 시티 풋볼 그룹이 44.3%의 지분을 인수하며 맨시티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쿠토를 비롯해 양헬 에레라 등 맨시티 출신 선수들이 몇몇 거처갔으며, 그만큼 재정적으로 구색을 갖추고 있는 팀이다. 이번 시즌 11명의 선수를 내보내고 9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지로나의 역대 최고 성적은 2017-2018시즌과 2022-2023시즌 기록한 10위다. 각각 승점 51, 49점으로 마무리한 가운데 이번 시즌에는 벌써 41점으로 역대 최고 성적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로나 선수단 / 사진 = GettyImages 제공


지로나가 라리가 3강 체제를 무너트리고 우승을 차지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2000년대부터 현재까지 라리가는 레알과 바르셀로나 그리고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 부임 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까지 가세하며 3팀이 돌아가며 우승을 차지했다.

3팀이 아닌 타 팀이 우승한 시즌은 라파 베니테스 감독이 이끈 2003-2004 발렌시아다. 그 이후 라리가는 19년 동안 바르셀로나 11회, 레알 6회, 아틀레티코가 2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번 시즌 3팀 모두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나 각자의 고민이 있다. 레알은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선수단 관리에, 바르셀로나는 수비에서의 안정감이 흔들리고 있다. 그리고 아틀레티코는 중간중간 기복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로나에게는 어쩌면 우승을 노릴 기회다. 마치 2015-2016시즌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의 레스터 시티가 첫 시즌 만에 우승을 했던 것처럼 말이다. 당시 레스터는 프리미어리그 '빅6'로 불리는 맨시티, 아스널, 맨유, 리버풀, 토트넘, 첼시가 주춤하는 사이 동화 같은 우승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은 바 있다. 지로나 역시 이를 꿈꿀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2024년 첫 경기인 아틀레티코전 승리가 중요하다. 38라운드까지 치러지는 리그의 딱 절반인 19라우드에서 순위 경쟁팀이 될 수 있는 아틀레티코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그 전까지 총 2경기를 치르는데 데포르티보 알라베스, 레알 베티스를 꺾고 선두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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