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잔잔한 호수 위 백조 같다. 차분하고 우아해 보이지만, 성장을 위해 쉼 없이 발을 구르고 있다. '스위트홈2'를 통해 또 한번 가능성을 보여준 송강의 이야기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2'(연출 이응복)는 욕망이 괴물이 되는 세상, 그린홈을 떠나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사투를 벌이는 현수(송강)와 그린홈의 생존자들, 또 다른 존재의 등장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현상들까지 새로운 욕망과 사건, 사투를 담은 작품이다.
시즌2는 3년 만에 공개됐다. 보다 확장된 세계관, 인물들의 성장, 새로운 캐릭터의 관계성, 괴물들의 이야기가 차별화다. 송강은 시즌1에 이어 주연 현수 역으로 분해, 괴물화와 싸우는 내적 갈등, 인간으로서의 성장을 그려냈다.
"현수의 성숙함"이 중점이었다는 송강은 "'스위트홈'을 찍으면서 마음의 일지를 썼다. 현수라면 어떤 기분일지, 마음가짐은 어떤 것일지 등 일기를 쓰며 현수의 감정을 그대로 가져갔다. 특히 감독님과 현수가 성숙해져야 할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며 집중했다"고 말했다.
현수의 성숙함은 표정으로 드러났다. 송강은 "시즌1에선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 어린아이처럼 표현하려고 했다. 시즌2에선 그런 감정들을 최대한 배제하고 외로운 싸움을 이겨내고자 하는 부분을 표정으로 많이 표현하고자 했다"며 노력을 기울인 점을 얘기했다.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현수가 괴물화를 연구하고 있는 연구소를 자진해서 찾아갔을 때의ㅣ 장면이라고. 여기서 실험을 위해 현수가 피를 온몸에 맞는 모습은 예고편에서도 나온 바다. 송강은 "실험실에서 피가 쏟아지기 전 '제가 뭘 하면 되죠'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다. 많은 걸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모든 감정을 누르면서 담백하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극 중 현수가 괴로워하는 군인의 목을 꺾어 죽인 뒤 오열하는 연기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송강은 해당 장면에 대해 "나중에 추가로 찍었던 장면이었다. 현수의 이타적인 마음과 인간을 생각하는 공감을 표현하기 위해 마지막 추가신으로 찍은 거다. 이타적인 마음, 희생, 공감, 군인들이 얼마나 힘들까 그런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회상했다.
화제가 되고 있는 노출신에 대해서도 "당연한 선택"이라고 후회가 없음을 강조한 그다.
3년 만에 현수로 돌아온 송강은 한층 더 성장한 현수 그 자체를 보여줬다. 이를 위해 장난기 많은 실제 성격을 누르고 실생활에서도 최대한 현수로 살아가려 했다고 한다. 그는 "촬영할 때만 현수의 삶을 사는 게 아니라 평상시에도 현수의 감정을 달고 살아야겠다고 느꼈다. 전 장난기가 많고 잔잔함 속에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이다. 장난치고 싶은 순간이 올라오면 자제하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성장한 현수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체격도 길렀다. 송강은 "시즌1에서 현수가 은둔형 외톨이의 삶을 살았다면 시즌2에서 새롭게 눈을 떴을 땐 괴물이 된 상태다. 괴물화가 돼 몸이 성장한 것을 보여주기 위해 더 많이 먹고 벌크업을 했다. 원래 몸무게에서 6~7kg 정도 살을 찌웠고, 벌크업 위주의 고증량 운동을 했다. 결과물을 보니 잘 나온 것 같다. 감독님이 괴물보다 더 강해보인다더라"고 웃었다.
선배 이시영, 이진욱과 맞붙는 액션신도 즐겁게 촬영했다며 "이시영 누나는 힘이 엄청 세다. 개인적으로 보면서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액션신은 너무 재밌었다. 부상은 따로 없었지만, 아직 좀 더 배워야 할 게 많다고 느꼈다. 나중에 액션물을 찍고 싶다는 욕심이 나더라"고 배우로서의 바람도 전했다.
'스위트홈2' 뿐만 아니라 현재 SBS 금토극 '마이데몬'으로도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호성적을 거두며 '넷플릭스의 아들'이라는 수식어도 얻은 그다. 하지만 들뜨지 않는 송강은 "감사한 하루하루이지만, '좋아하면 울리는' 때부터 주연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책임감이 클수록 배려하고 베풀고, 이기적이지 않아야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덤덤히 말했다.
또한 송강은 "드라마는 한 사람만을 통해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모든 조화가 이뤄져야 한다. 아직까지 연차가 많은 배우가 아니라 선배들로부터 배울 점을 본받아야 한다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고 솔직히 말했다.
매 작품마다 캐릭터 일지를 쓰며 온전히 맡은 작품에 집중하고 있는 송강. '나빌레라' '좋아하면 울리는' '스위트홈' '마이데몬'까지 브레이크 없이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지만, 그에겐 잔잔한 호수의 백조처럼 남모를 속사정도 있었다. 송강은 "결과적으로 잘 되고 있지만, 전 많이 힘들었다. 오디션도 많이 떨어지기도 했고, 가면 뛰어나신 분들이 많아 집에 오면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내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지 생각을 많이 해왔다"며 "다양한 드라마를 경험하면서 많은 자기 성찰을 통해 성장한 것 같다"고 차분히 얘기했다.
군 입대도 앞둔 송강이다. 그는 "워낙 많은 사랑을 주셨기 때문에 그 점을 원동력으로 '스위트홈2'에서 열심히 노력했다. 다녀와서 더 좋아진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지 않을까 싶다"며 "군백기도 불안하진 않다. 1년 반이란 공백기 동안 자기 계발을 하면서, 더 좋아진 모습들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송강은 '스위트홈' 2, 3에 대한 기대를 당부하며 "결과는 시청자들의 몫이지만, 제 바람은 많은 사랑을 주셨으면 좋겠다. 시즌3 현수도 뭔가 다른 면모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웃었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